연중의 삶 속에서 다시금 연중 시기가 시작되었다. 성탄 대축일과 연 말연시 연휴의 들뜬 분위기들이 차분해지는 가운데 평범한 일상의 리듬으로 돌아와 다시 출근을 한다. 나 는 나의 출근길을 하이브리드 출근길이라 부른다. 자 동차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가는 경로가 시골 풍경 과 도시 풍경이 섞여있어서이다. 급할 때야 지름길로 잘 닦인 도로를 타기도 하지만, 여유가 있을 때면 샛길 들을 조금 둘러가면서 철철이 변하는 진짜 자연을 느 끼며, 그 자연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 어서 좋다. 그날 아침도 여느 때처럼 한갓진 길을 따라가던 중, 저만치 떨어진 어떤 인가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한 노인이 대야를 들고 앞마당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마른 몸집에 오히려 대야가 무거 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