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예수님, 감사합니다! |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님(부산가톨릭신학원장)

松竹/김철이 2024. 4. 12. 09:45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님(부산가톨릭신학원장)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서도 여전히 의심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제자들, 끝없는 죄책감에 시 달리며 좌절하고 있는 못난 모습을 전해줍니다. 순간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고작 3주일 만 에 잃은 듯한 제 모습 같고 제 꼴이라 싶었던 것입니 다. 이야말로 주님을 조롱하는 일이고 비난하며 등을 돌리는 일이기에,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때문일까요? 딱한 제자들의 모습에 별로 마음을 쓰 지 않으시는 듯, 쿨하게 대해주시는 예수님의 배려가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그저 제자들의 영혼이 어서 회 복되도록, 손과 발을 보여주고 못 자국까지 확인시켜 주시는 그 다정함에 마음을 떨었습니다. 당신께서 주 신 평화를 잘 간수하기만 바라시는 푸진 사랑에 영혼 이 촉촉해졌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이르신 주님의 일성은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음성입니다. 그 평화는 십자가 의 고통을 당하시고 부활하심으로 어느 누구도 풀어 낼 수 없었던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해 주신 일에서 비롯됩니다. 그러기에 주님의 평화는 어느 순간, 어떤 문제이든, 어떤 처지라도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굳센 믿음으로만 견지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매 사, 크고 작은 난관에 마음이 묶여 근심하지 않고 두려 워 떨지 않는 담대함을 지닐 때, 누릴 수 있는 천상의 선물인 까닭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우 리의 부족함을 셈하지 않으시기에 우리의 죄로 희석 되지도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삶이 변화되지 못했다 고 나무라지도, 자녀의 지위를 박탈하지도 않으십니 다. 우리의 부족함과 이기심마저도 모두 이해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좋고 귀한 천상 선물을 모른 채 살아가 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느님의 권능을 무시하 고 사랑으로 희생하신 예수님의 구원 약속을 의심하 는 영혼들도 셀 수 없습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오늘 다시 이르십니다. “너희를 보낸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하늘의 일꾼인 우리를 향한 명령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미루지도 말고 즉시 실행 해야 마땅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좋은 일, 힘든 일, 그 어떤 조건과 상 관없이 우리를 향합니다. 그 사랑의 주님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만으로 부활의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진정 ‘주님 바라기’가 되시어 평화의 증인으로 우뚝 하시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