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1266

포기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꾸준히… | 한주환 스테파노 신부님 (진안노인복지관)

포기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한주환 스테파노 신부님 (진안노인복지관) 하루하루를 살아가시 는 것이 힘에 부치지요? 이 험난한 세상에서 그리 스도인답게 사는 것은 더 더욱 힘이 드는 것이 사실 입니다. 여러분 그렇게 살 아가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고달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러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겪 고 있는 이 고달픈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는 나를 위하여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 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그것을 우리에게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무척 바쁘게 움직이고 계십니 다. 예수님의 일은 이른 새벽부터 저녁 늦게 까 지 이어집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여러 부 류의..

사제의 공간 2024.02.02

주저앉아 있지 말고 허리를 동여매고 일어납시다! | 신희준루도비코 신부님(양천성당 주임신부 겸 제18양천지구장)

주저앉아 있지 말고 허리를 동여매고 일어납시다! 신희준루도비코 신부님(양천성당 주임신부 겸 제18양천지구장)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영화 의 명대사 혹 시 기억하시나요? 이 대사를 떠올릴 때마다 참 모든 게 계획 대로 순조롭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듭니 다. 우리 삶에는 언제나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 이니까요. 누가 알았겠습니까? 지난 몇 년간 코로나 때문에 미사가 중단되고 성당 문이 닫힐 줄을 말이죠? 좋아하는 부 모 형제와 자녀들을 몇 년이나 만나지 못하고, 사랑하는 이들 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될 줄을요. 또 사랑하는 이들이 투 병 중에 있는데도 찾아가지 못하게 될 줄 누가 미리 알았겠 습니까?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는 외로움 과 무력감에서 벗..

사제의 공간 2024.02.01

희망의 씨앗을 나누자! | 권지훈 베드로 신부님(한끼100원나눔운동본부 전담)

희망의 씨앗을 나누자! 권지훈 베드로 신부님(한끼100원나눔운동본부 전담) 2024년 해외 원조 주일을 맞아 바치는 매 일미사 보편지향기도입 니다. “온유하신 주님, 굶주 림과 질병으로 고통받 는 이들을 보호하시어, 생명을 지켜 주시고, 저 희는 가진 것을 나누며 인류애를 실천하고 공동선 실현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매년 찾아오는 해외 원조 주일에 바치는 보편지향 기도를 보면 항상 비슷한 내용의 기도문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기도문의 내용은 주님께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주시고, 더불어 우리 역시 그 손길에 함께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 ‘모든 형제들’의 1항을 생각해 봅니다. “열린 형제애는 물리적 근접성을 뛰어넘어 출생지나 거주지의 구애 없이 모든 사..

사제의 공간 2024.01.30

들리는 것과 들을 소리 | 류지인야고보 신부님(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들리는 것과 들을 소리 류지인야고보 신부님(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새날이 시작됨을 알리는 새벽 수도원 종소리가 청명하 게 울려퍼집니다. 그러나 오늘은 시간을 꽤나 지체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늑장을 부린다면 아침 기도 시간에 늦을 것이 분명합니다. 얼굴의 물기를 닦을 시간 도 없이 허겁지겁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가까스로 지각은 면했으나 헐떡이는 숨소리가 다른 형제들의 잠심을 깨뜨 리고, 누르지 못한 머리의 까치집은 기도 시간 내내 저의 분심이 되고 말았습니다. 종소리에 담긴 부르심에 귀를 닫아버린 결과입니다. 귀는 언제나 열려 있기에 구조적으 로 소리를 거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듣는 소리와 흘 려버리는 소리가 공존하는 현실을 보면 우리 영혼에는 모 름지기 각자의 귀마개를 두고 있는 모양입니..

사제의 공간 2024.01.29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지만, 저 바깥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비유로만 다가간다.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마르 4,11-12) 우리가 본다고 하는 행위는 외부에 있는 사물을 그저 바라보아 인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내부에서 보고자 하는 의도가 외부의 상을 받아들여 인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려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리 바깥에 무언가가 있어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길을 가다가 만나는 수많은 풀꽃들과 곤충들에 경이를 느꼈습니다. 한여름 아스팔트 위로 피어나는 아지랑이가 신기하게 느껴져서 한참을 쪼그리고..

사제의 공간 2024.01.28

사랑의 권위 | 백성환 안드레아 신부님(구포성당 주임)

사랑의 권위 백성환 안드레아 신부님(구포성당 주임) ‘권위’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을 통솔하여 이끄 는 힘’이라고 합니다. 다른 학문에서 권위란 겉으로 힘 있고, 정당하고, 공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섬세한 기술 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율법 학자 들의 권위는 조상들의 전통을 근거로 한 율법의 세부 지침을 이용하여 정당하고 공정한 것처럼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을 구속하는 율법주의에서 나온 것입니 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말합니다. 율법 학자들은 예 수님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으며, 예수님의 말씀으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 라고 놀랐다고 전해줍니다. 예수님의 새롭고 진정한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 까 생각해 봅니다. 몇 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예 수님의 ..

사제의 공간 2024.01.25

늘 깨어 그분 힘에 기대어 삽시다 | 이원재 마르코 신부님 (교구 가정사목국장 겸 상담사목센터장)

늘 깨어 그분 힘에 기대어 삽시다 이원재 마르코 신부님 (교구 가정사목국장 겸 상담사목센터장) 오늘 우리가 눈여겨볼 구절은 “예수님께서는 안 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 르치셨는데, 사람들은 그 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 다. 그분께서 율법 학자 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마 르 1,21-22)라는 말씀입니다. 권위라고 번역된 ‘엑수시아’ 그리스말에는 이 뜻 외에도 능력, 힘, 권한이라는 뜻이 포함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예수님의 권위 있는 가르침에 놀랐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 예수님 그분 자체에 그만큼 큰 힘이 있었 고, 그것에 크게 놀라고 감탄했다는 이야기입 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들어있는 이 힘은 실질 적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힘입니다. 복 음서에 보면, 예수님은 ..

사제의 공간 2024.01.24

선택 | 장 건 알베르토 신부님(송절동 본당)

선택 장 건 알베르토 신부님(송절동 본당) †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이번 한 주간 다들 잘 지내셨습니까? 이번 한 주간도 각자 삶의 자리에서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 주간에 있었던 많은 수고로움, 하느님께 봉헌하며 새로운 한 주간, 주님께 힘과 용기를 받으러 모이신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이 함 께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성경 전체의 주제를 하나로 요약하자면 그것은 ‘선택’입니다. 우리의 손은 두 개밖에 없어서, 우 리가 더 좋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은 특별한 것도 없는 당연한 모습입니 다. 특별히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곱씹는 구약성경 전체를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억하면서 실천할 때 주어지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생명과 자유, ..

사제의 공간 2024.01.22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은 뱃속에서부터 친교를 맺어온 사이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셨지만 또한 사람으로서 사람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잡혔다는 소식, 즉 하느님의 사명을 수행하는 이가 박해를 당한다는 소식은 예수님에게 인간적 감정의 충격을 가져왔을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슬픔이나 좌절에 묻혀 계시지 않았고 오히려 이 소식을 당신의 사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훌륭한 계기로 삼았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충격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의미의 충격들이 다가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도 있고, 하던 일이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인은 영원 안에 희망을 간직한 사람이고 자신의 남은 여정을 ..

사제의 공간 2024.01.21

불편한 말씀 | 박효재 F. 하비에르 신부님(강구 본당 주임)

불편한 말씀 박효재 F. 하비에르 신부님(강구 본당 주임) “에너지 사용을 줄여 사랑을 나눕시다!” 올해 교구 실천사항입니다. 본래 사제총회에서 검토되었던 구 호의 초안은 “불편하게 삽시다!”였는데 듣기에 좀 덜 불편했으면 하는 취지로 쓴 약에 사탕을 좀 발랐습니다. 말은 달콤하게 했지만, 하느님 백성이 굳이 불편하고 좁은 길을 택해 걸어야 한다는 진리는 어떻게 희석될 수 있는 게 아니겠지요. 하느님 말씀을 경청하는 주님 백성은 세상의 99%와는 다르게 살 수밖에 없고, 그 과정은 불가피한 불편, 예언자적 고난을 동반합니다. 예언자들은 99%의 사람들이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것을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이들입니다. 99%의 사람들이 저 가 유리할 때만 정의 찾고, 적당히 서로 속이고 또 속아 넘어가 주며, 애..

사제의 공간 2024.01.20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박경빈 알렉시오 신부님(장산성당 성사담당)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박경빈 알렉시오 신부님(장산성당 성사담당) 예수님께서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하시며 하느 님의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이 잡힌 뒤 예 수님의 복음 선포는 시작되었고, 그 선포는 회개의 선 포였습니다. 어쩌면 너무 많이 들어왔기에 무감각해질 수 있는 말씀입니다만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말 씀이기에 새겨야만 하는 선포입니다. 마음을 새롭게 하여 예수님의 선포를 새겨봅시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예수님은 회개를 선포하십니다. 회개는 후회가 아 닙니다. 회개란 하늘 나라로 방향을 잡는 것입니다. 과거의 잘못을 후회하는 것은 회개와 다른 것입니다..

사제의 공간 2024.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