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1255

사랑에는 수고로움이 없다 |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내덕동 주교좌 본당)

사랑에는 수고로움이 없다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내덕동 주교좌 본당)   오래전 일입니다. 노인 요양원에 앞을 보지 못하시는 할아버지 한 분 이 계셨는데 앞을 못 보시니 거동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주 방 한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계셨습 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리가 없으셔 서 휠체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할 아버지께서 그 방에 오시게 되었습 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 방은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시는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밀고 외부 출입을 시작한 것입니다. 하반신이 없는 할아버지는 앞을 보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통해 혼자서 휠체어를 굴리기 힘들어하는 불편을 이겨내게 되었고, 앞을 보 ..

사제의 공간 13:48:38

“서로 사랑하여라” | 박성민 요한금구 신부님(법동 주임)

“서로 사랑하여라”                                                       박성민 요한금구 신부님(법동 주임)   오늘 전례는 사랑이 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 습니다. 세상에는 사랑 의 종류와 사랑하는 방 법은 많습니다. 단순하 게 이기심과 탐욕을 좇 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전혀 사심 없는 사랑도 있고, 또 전적으로 물 질적이고 육체적인 사 랑이 있는가 하면 내적이며 영성적인 사랑도 있습니 다. 하느님을 무시하면서까지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 도 있고, 반대로 자신을 잊으며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 람도 있습니다. 사랑은 또 그 특성에 따라 여러 용어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오늘 둘째 독서와 복음에서 성 요 한은 그리스도교 사랑의 고유한 특성을 표현하고 있습 니다. 그리스..

사제의 공간 2024.05.01

인내로써 풍성한 열매를 맺으리라! | 김효 베르나르도 신부님(교포사목(미국 멤피스)

인내로써 풍성한 열매를 맺으리라!                                                         김효 베르나르도 신부님(교포사목(미국 멤피스))  찬미 예수님!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이 격언의 의미는 ‘어떤 경 우에도 끝까지 참으면 무슨 일이든지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입니다. 우리는 삶이나 신 앙 안에서 어떤 형태로든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어떤 이는 잘 극복해서 공동체에 녹아드는 모습으로, 어떤 이는 참지 못하고 스스로 떨어져 나가기도 합니다. 결국 모든 이들은 소속감과 유대감을 필요로 하는데, 그 관계 안에서 인내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자가 인생이든, 신앙이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제의 공간 2024.04.28

이주노동자 가정이 처한 위기와 귀환의 어려움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님(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노동자 가정이 처한 위기와 귀환의 어려움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님(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클릭):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240422500038 [밀알 하나] 이주노동자 가정이 처한 위기와 귀환의 어려움현대 가정은 새로운 위기와 어려움으로 인해 그 온전성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이주노동자들의 가정은 이러한 위기의 요소에 구조적으로 취약함이 있습니다. 가정의 경제 사www.catholictimes.org

사제의 공간 2024.04.27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다 쳐 내신다. | 주영돈 토마스 신부님(서대신성당 주임)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다 쳐 내신다                                                                       주영돈 토마스 신부님(서대신성당 주임)   오늘 요한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다락방에서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면서 하신, 마지막 당부의 말씀 이다. 어쩌면 우리 신앙인에게 하시는 마지막 당부의 말씀이기도 하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나에게 붙어 있으 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신 다.”(요한 15,1 참조) 너무나 당연한 말씀이지만, 너무 무 서운 말씀이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주님 앞에서 먹고 마시고,(루카 13,25-26 참조) 주님의 이름을 ‘주님, 주님!’하고 부르며 (마태 7,21-23 참..

사제의 공간 2024.04.25

착한 목자 | 박헌일 필립보 신부님(교구 성소국장)

착한 목자 박헌일 필립보 신부님(교구 성소국장) 이스라엘 민족은 목축을 하는 민족 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고향 칼데 아 우르를 떠날 때 그는 가족과 함께 양들을 이끌고 떠났습니다. 이곳저 곳을 떠도는 유목민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향해 길일 나서는 교 회 공동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 다. 척박한 땅에서 목축을 한다는 것 은 여러 가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약탈하는 도 둑과 양들을 물어가는 이리들과도 싸워야 하고 무엇보 다 물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오로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믿음 안에서 약속의 땅으로 걸어갑니다. 고령의 나이에도 하느님 께서는 사라와의 사이에서 이사악을 주셨고 야곱의 자 손들을 한 민족이 되게 하셨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초 기 성조들의 삶은 ..

사제의 공간 2024.04.23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 김윤석 루카 신부님(성소국장)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김윤석 루카 신부님(성소국장) 오늘 성소 주일은 신 자 개개인의 성소를 생 각하는 것이 아니라, 특 별히 사제 성소, 수도 성소를 기억하고 기도 하는 날입니다. 하느님 께서 모든 사람을 하느 님의 뜻대로 부르신 것 을 성소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사제 와 수도자로 불러주시 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따르려는 사람들을 향한 날입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께서 부르시기만 하 실 것이 아니라 강제로 시키시면 어떨까? 그럼 이 세상 이 하느님의 뜻대로 움직여 가지 않을까? 사람들의 뜻 을 존중하신다고 아담과 하와에게 선택권을 주시어 원 죄를 짓게 만드셨을까? 선악과를 만들지 않으셨으면 하 느님의 뜻대로 사람들은 낙원에서 편히 지내고 있지 않 았을까? 이런 ..

사제의 공간 2024.04.22

착한 목자 |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착한 목자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신학교 시절 '작업' 시간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신학생들이 수가 많았기 때문에 신학생들이 신학교를 가꾸는 작업들에 동원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작업의 종류는 다양했지만 자주 했던 일은 신학교 정원에서 자라는 잡초를 뽑아내는 일이었습니다. 잡초를 뜯다 보면 때로는 그 뿌리가 어마어마한 것에 놀라곤 합니다. 그리고 그런 커다란 잡초를 뜯다가 잔디도 같이 뜯기는데 잔디는 위에서는 저마다 작은 풀처럼 솟아나 있지만 아래에서는 서로 강한 줄기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서로 강하게 연결된 잔디처럼 우리 역시도 한 주님에게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들입니다. 목자가 양들을 안다는 것은 그 내적인 유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 발가..

사제의 공간 2024.04.21

이주민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2) 이주민 가정의 아이들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님(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민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2) 이주민 가정의 아이들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님(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클릭):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240415500032 [밀알 하나] 이주민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2) 이주민 가정의 아이들 인간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사회가 지닌 고유한 신념과 가치관, 그리고 규범을 학습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사회화’라고 하는데, 인간의 www.catholictimes.org

사제의 공간 2024.04.20

착한 목자의 삶 | 박상운바오로 신부님(만덕성당 주임)

착한 목자의 삶 박상운바오로 신부님(만덕성당 주임)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받고 노력하는 모든 성소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성소 주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착한 목자’라 고 말씀하시면서, 목자와 삯꾼의 차이, 울타리 밖의 양 들과 목자의 직무, 착한 목자이신 당신의 권한을 말씀 하십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핵심은 ‘착한 목자로서의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착한 목자 의 삶’은 목자로서의 직무와 연관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목자로서의 일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은 양들 을 위하여 목숨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착한 목자이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 을 내놓는다.”(요한 10,11) 우리는 일을 하면 그에 따른 대가를 바라지만, 오히 려..

사제의 공간 2024.04.19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61차 성소 주일 담화 요약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61차 성소 주일 담화 요약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평화를 건설하라는 부르심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해마다 성소 주일은 소중한 선물인 주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성찰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 충실한 순례하는 백성의 일원인 우리가 당신 사랑의 계획에 참여하여 우리의 다양한 생활 신분 안 에서 복음의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라고 우 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고 계십니다. 여정 중에 있는 백성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가두어 둔 외딴섬들이 아니라 더 큰 전체의 일부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소 주일 은 시노달리타스의 특성을 지닙니다. 우리는 성령께 서 모든 이의 유익을 위하여 우리를 이끄시는 곳이 어 디인지 식별하고자 서로 경청하고 함께 걸어가라고 부름받고 있는 ..

사제의 공간 2024.04.18

기도와 사랑의 사람으로 부활하기 | 김시영 베드로 신부님(하망동 본당 주임)

기도와 사랑의 사람으로 부활하기 김시영 베드로 신부님(하망동 본당 주임) 참 신앙인은 어떤 모습으로 사는 사람입니까? 어떻게 하면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신앙생활을 하는 겁니까? 거기에 대한 답을 찾으셨습니까? 못 찾았다면 더 늦기 전에 찾으시기 바랍니다. 주님 곁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오늘일지 내일일지 그다음 날일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무와 벼와 풀이 어떻게 크고 자라고 열매를 맺습니까? 나무와 벼와 풀은 비와 바람과 햇빛을 받아야 성장하고 열매를 맺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물이 필요합니다. 우선 땅속의 물을 빨아 당겨야 싹도 틔우고 줄기를 내고 잎도 냅니다. 그리고 햇빛과 비와 바람에 의해 성장하고 열매를 맺습니다. 나무와 벼와 풀은 땅의 물을 빨아 당기고 하늘의 햇빛과 비와 바람을 받아먹..

사제의 공간 2024.04.14

이제는 우리 차례입니다 | 이윤제 베드로 신부님(천안신방동 주임)

이제는 우리 차례입니다 이윤제 베드로 신부님(천안신방동 주임) 오늘 독서와 복음에 는 ‘죄의 용서’에 관한 말 씀이 공통적으로 나옵니 다. 베드로 사도는 “회 개하고 하느님께 돌아 와 여러분의 죄가 지워 지게”(사도 3,19) 하라고 설교하고 있고, 요한 사 도는 자신이 서간을 쓴 이유가 “죄를 짓지 않게 하려는 것”(1요한 2,1)이 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를 당신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하라 는 사명을 맡기십니다(루카 24,27 참조). 무엇이 죄일까요? 성경은 단순히 계명을 어기거나 양심을 거스른 행위뿐 아니라, 하느님 없이 하느님이 안 계신 것처럼 살아가는 삶이 죄라고 말합니다. 이스 라엘 백성이나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도 자주 하느님을 등지고 그분의 현..

사제의 공간 2024.04.13

예수님, 감사합니다! |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님(부산가톨릭신학원장)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스테파노 신부님(부산가톨릭신학원장)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서도 여전히 의심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제자들, 끝없는 죄책감에 시 달리며 좌절하고 있는 못난 모습을 전해줍니다. 순간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고작 3주일 만 에 잃은 듯한 제 모습 같고 제 꼴이라 싶었던 것입니 다. 이야말로 주님을 조롱하는 일이고 비난하며 등을 돌리는 일이기에,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때문일까요? 딱한 제자들의 모습에 별로 마음을 쓰 지 않으시는 듯, 쿨하게 대해주시는 예수님의 배려가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그저 제자들의 영혼이 어서 회 복되도록, 손과 발을 보여주고 못 자국까지 확인시켜 주시는 그 다정함에 마음을 떨었습니다. 당신께서 주 신 평화를 ..

사제의 공간 2024.04.12

이주민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1)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님(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민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1)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님(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클릭):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240407500062 [밀알하나] 이주민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1)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대다수의 이주민들은 노동자들입니다. 사실상 이민정책이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내국인의 관점에서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잠시 한국에 머물다 떠나갈 사 www.catholictimes.org

사제의 공간 202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