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1255

걱정 없는 삶 |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걱정 없는 삶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신부님 걱정 없이 살려면 우짜마 됩니까?" 본당 신자분이 한탄하듯 하신 질문입니다. 답변을 드렸습니다. "어떤 걱정이냐에 달렸지요." 그렇습니다. 어떤 걱정이냐에 달렸습니다. 세상 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는 그날 그날의 염려를 실제로 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책임 하에 있는 일들이고 우리가 마땅히 신경써야 하는 일입니다. 사제가 신자들을 돌보는 일이나 아버지가 자녀들을 돌보는 일은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끌어안고 고심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벗어날 수 있는 걱정들이 있습니다. 신앙의 본질을 살아갈 때에 우리는 하느님에 대한 신뢰 안에서 살아가게 되고 그분의 은총의 ..

사제의 공간 2024.02.28

주님께서 미리 마련해 주신다 | 이중섭 마태오 신부님(엄정 본당)

주님께서 미리 마련해 주신다 이중섭 마태오 신부님(엄정 본당) 1994년, 전 세계의 언론과 방송들은 니콜라스 그린이라는 7살 미국 소년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이 소년은 이탈리아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던 중, 강도들의 총을 맞고 죽었다. 무장한 강 도들이 차와 돈을 탈취하려고 풀숲에서 숨어 기다리고 있다가 니콜라스 가족이 탄 차가 지나가자 총탄 세례를 퍼부었다. 다른 가족은 도망하는 데 성공했으나, 자동차 뒷좌석에 누워 잠들어 있던 니콜라스는 총탄을 여러 발 맞았다. 소년은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지고 말았다. 이 소식 을 들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분노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분노는 곧 놀라움과 찬양으로 바뀌 었다. 소년의 가족이 소년의 장기를 기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탈리아 사람 여덟 명..

사제의 공간 2024.02.26

변모, 말이 없는 말, 자랑이 없는 참빛 | 이근상 시몬 신부님(예수회)

변모, 말이 없는 말, 자랑이 없는 참빛 이근상 시몬 신부님(예수회) 주님의 변모, ‘새하얀 빛’이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그러 나 그 빛은 당신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힘자랑도, 홀로 우 뚝 선 마법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 변모 사건의 위치는 언제나 당혹스런 수난 예고에 이어진 뒷자리였습 니다. 변모는 이를테면 밤을 낮으로 뒤바꾸는 강렬한 태 양이 아니라 ‘수난’이라는 밤길에 내민 손, 흔들리는 믿음 을 붙잡는 따뜻한 빛이었습니다. 십자가와 죽음, 메시아 와 양립할 수 없는 실패의 예고로 제자들이 길을 잃었을 때, 변모는 빛으로 함께하리라는 약속이었습니다. 저도 길을 잃어 빛이 필요한 날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의 죽음이었습니다. 그해 정초 아침, 안부차 드린 전화 너 머 아버지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사제의 공간 2024.02.25

기도의 씨앗 뿌리는 효명학교 | 채유호 시몬 신부님(효명중·고등학교 교목)

기도의 씨앗 뿌리는 효명학교 | 채유호 시몬 신부님(효명중·고등학교 교목) (클릭);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94980¶ms=page%3D1%26acid%3D21 [밀알 하나] 기도의 씨앗 뿌리는 효명학교 / 채유호 시몬 신부 2024년 현재 한국에서 종립학교가 제 역할을 하기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2004년 강의석군 사건 이후 종립학교라 하더라도 교육현장에서 종교적인 색채를 띨... www.catholictimes.org

사제의 공간 2024.02.23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 이성주 프란치스코 신부님(범일성당 주임)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이성주 프란치스코 신부님(범일성당 주임) 오늘 복음의 내용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입니 다. 사순 시기는 지난 주일 예수님과 함께 광야에서 출 발하여 타볼산으로, 그리고 해골산의 여정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유혹과 수난을 통해서, 하 느님의 아들로 봉헌되고, 단련됩니다. 그리하여 당신 이 누구이신지를 우리가 기억하도록 해주십니다. 특 히 수난과 죽음의 현장은 하느님께 버림받은 것이 아 니라, 자발적인 봉헌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유 혹에 쓰러지지 않도록 합니다. 이렇게 용기를 잃지 않 도록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을 격려해 주시는 것이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입니다. 변모되어 새하얗게 빛난 모습에서 선한 마음이 드러 납니다. 주님의 변모는 자연스러움입니다. ..

사제의 공간 2024.02.22

유혹과 수난은 하느님의 아들로 단련받는 표시 | 진일종 스테파노 신부님 (서신동성당)

유혹과 수난은 하느님의 아들로 단련받는 표시 진일종 스테파노 신부 (서신동성당) 지난 주일 광야에서 유 혹을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오늘 타볼산에서 영광스러 운 모습으로 하느님의 아드 님이심이 장엄하게 선포되 십니다. 몇 주 후 주님께서는 골 고타에서 돌아가실 것입 니다. 이 여정에서 예수님은 유혹과 시련을 받으시고, 영광을 받으시고, 수난을 받으 시지만 이 모든 여정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 실 때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하고 장엄하게 선포되신 후에 사탄은 광야 에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마태 4,3.6) 돌이 빵이 되게 하고, 성전 꼭대기에서 몸을 던져 보..

사제의 공간 2024.02.21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 서철완 세례자요한 신부님(인후동성당)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서철완 세례자요한 신부님(인후동성당) 우리의 주위에는 반대적 인 성격을 지닌 것이 많이 있습니다. 선과 악, 좋은 것 과 나쁜 것, 빛과 어둠, 사 랑과 미움 등등. 좋은 것들 만 존재하면 안 되는 것일 까요? 현실에서 왜 우리에 게 시련과 시험이라는 과 제를 안겨주는 것일까요? 사실 부정적인 것은 하 느님께서 만들어 내신 개념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 어 낸 것입니다. 사람이 하느님께 돌아서면 하느님 과 반대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정 적인 개념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왜 하느님을 선택하지 않을까 요? 사람은 분명 하느님께서 유익한 것을 줄 것이 라는 진리 혹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말이죠. 인간에게는 보호본능이 있어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

사제의 공간 2024.02.18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4년 사순 시기 담화 (요약)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4년 사순 시기 담화 (요약)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통해 우리를 자유로 이끄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계시하실 때 언제나 다음과 같 은 자유의 메시지를 주십니다. “나는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의 하느님이다.”(탈 출 20,2) 자유로의 부르심은 힘든 요구입니다. 이스라 엘이 광야에서 이집트에 매여 있던 것처럼, 희망이 없 다고 느끼는 순간들에 우리는 참으로 그러한 속박에 매여 있음을 깨닫습니다. 사순 시기는 은총의 때입니 다. 이 은총의 시기에, 광야는 다시 한번 우리 첫사랑 의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호세 2,16-17 참조) 하느님께 서는 당신 백성을 형성하시어 우리를 종살이에서 벗 어나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

사제의 공간 2024.02.17

광야와 인생 | 김무웅 이냐시오 신부님(다대성당 주임)

광야와 인생 김무웅 이냐시오 신부님(다대성당 주임) 오늘 복음(마르 1,12-13)을 보면 ‘성령’께서 ‘예수님’을 ‘광야’로 보내셨고 ‘사십일’ 동안 그곳에서 ‘사탄’에게 서 ‘유혹’을 받으셨다고 짧게 알려줍니다. 마태오 복음 (4,1-11)과 루카(4,1-13) 복음은 이 주제에 관해 대조적으 로 길게 표현하면서 마르코 복음서에는 없는 그 ‘유혹’ 의 내용을 3가지로 요약해 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요한 복음은 이 장면에 대한 언급은 없고 광야의 선지자인 세례자 요한에 대한 언급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거부하면서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파하 며 힘들어하면서도 조금씩 받아들이며 순명하려고 합 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일수록 더 자주 광야(사막)로, 필요하다면 더 혹독한 광야 ..

사제의 공간 2024.02.16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 채유호 시몬 신부님(효명중·고등학교 교목)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 채유호 시몬 신부님(효명중·고등학교 교목) (클릭):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94709¶ms=page%3D1%26acid%3D21 [밀알 하나]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 채유호 시몬 신부 저에게는 매일 하는 다짐, 혹은 매일의 목표가 있습니다. ‘어제보다 더 행복해지기’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저는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고자 노력하고, ... www.catholictimes.org

사제의 공간 2024.02.14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오늘 복음은 언뜻 아름다운 이야기로 보입니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입니다. 모든 것이 다 해결된 것처럼 보입니다. 나병은 사라졌고 예수님의 인기는 하늘을 찌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을 이렇게만 본다면 너무 순진한 시선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는 악성 피부병의 영적인 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죄는 사제에게 가서 드러내어져야 하고 사람들 앞에 고백되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격리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죄를 짓는 이는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죄를 고백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2독서에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고 그 어떤 영역에도 방해를 놓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행위가 그 ..

사제의 공간 2024.02.11

참된 힘과 능력의 발상지인 자기비하(自己卑下) | 김현태 루카 신부님(청수 본당 주임)

참된 힘과 능력의 발상지인 자기비하(自己卑下) 김현태 루카 신부님(청수 본당 주임) 우리 모두에게 힘과 능력이 차고 넘치면 얼마나 좋을까? 노인이 연신 노익장을 과시하고, 환자가 병석에서 벌떡 일어나며 가난뱅이가 대박을 맞아 일약 부호로 우뚝 자리한다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힘이 생겨나고 엄청난 지혜와 능 력이 주어진다면 이 모든 일은 가능하다. “스승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 나환자의 믿음 어린 간청에 예수님께서는 그에 게 손을 갖다 대시며 한마디 말씀으로 낫게 하신 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마르 1,42) 그러자 나병은 씻은 듯 사라지고 뽀얀 살결이 돋아나 그는 새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오늘 복음은 인간이 지닌 믿음..

사제의 공간 2024.02.10

치유받으려는 용기 | 조영선 베드로 신부님(안식년)

치유받으려는 용기 조영선 베드로 신부님(안식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죽음과도 같은 절망 속에서도 간절한 믿음으로 예수님께 다가갔던 나병환자의 치유 이야기를 통해 당신께 다가온 사람을 온전히 치유 해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영적치유의 과 정을 보여 줍니다. 복음 속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이 의 태도와 이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을 통해 온전한 치유 의 과정이 어떠한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치유의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치유를 청하고자 예수님께 다가온 나병환자의 용기와 믿음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철저히 차단된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당시로서는 자 신의 목숨을 거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이 나병환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

사제의 공간 2024.02.09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 박명제 베네딕토 신부님(부산가톨릭평화방송 사장)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박명제 베네딕토 신부님(부산가톨릭평화방송 사장)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을 맞아 오늘 을 세계 병자의 날로 지내는 교회는 특별히 여러 가지 이유로 상처받고 고통받는 병자들의 빠른 쾌유를 위 하여 기도합니다. 가족과 이웃의 병자와 환자들을 찾 아뵙고 기도하며 위로의 말씀도 나누었으면 합니다. 신학교 1학년 때 봉사활동을 위해 소록도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올랐던 여정에서 나병 환자를 처음 대면했던 순간은 두려움 그 자체였 습니다. 뒷걸음질 치며 주저하던 저희를 보시고 인솔 신부님께서는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병균을 옮기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쉽게 이해되거나 받아들이기 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 후 신 학교 3, 4학년 방..

사제의 공간 2024.02.08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마르 1,41) | 박영봉 마태오 신부님(봉방동 본당)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마르 1,41) 박영봉 마태오 신부님(봉방동 본당)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오늘은 연중 제6주일입니다. 오늘 봉독된 제1독서, 레위기에서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누구든지 살갗에 악성 피부병 이 나타나면, 부정한 사람이므로,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풀고, ‘부정한 사람이오.’하고 외쳐야 한 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며, 무릎을 꿇고 “스승님께서는 하 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 어라.”고 하시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2월 11일은 영육간에 아픈 사람..

사제의 공간 2024.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