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1255

두 목숨 |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두 목숨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요한12,25) 우리가 영원을 살지 못하는 이상 영원한 생명이 있는지 없는지를 증명할 도리는 없습니다. 영원히 살아야 그것이 증명이 되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이 양자의 여정 속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살아갈 뿐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남는 선택지는 현세의 삶 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현세의 삶을 최대한 충만하게 살아야 합니다. 물론 그 충만의 뜻은 저마다 정하게 됩니다. 어차피 영원을 설정한 분이 없고 저마다 자신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충만한 삶, 행복한 삶이 돈을 잔뜩 벌고 잔뜩..

사제의 공간 2024.03.17

순교자들의 믿음 실천 | 오성기 크리소스토모 신부님(초남이성지)

순교자들의 믿음 실천 오성기 크리소스토모 신부님(초남이성지) 교우 여러분! 사순 시기를 교회의 권고에 따라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밀알 한 알이 죽으면 많은 열매 를 맺는다”(요한 12,24 참 조). 오늘 예수님의 말씀 입니다. 이 말씀을 체험 으로 느끼는 공간이 초남이 성지입니다. 복자 유항검 및 동정부부와 그의 식구들, 또 한 최초의 순교자이신 복자님들이 신앙을 위 해 목숨을 바쳐서 이 말씀을 증명해 주셨습니 다. 우리 곁에 살으셨던 순교자님들이 무엇을 보여주셨을까요? 1) 믿음에는 십자가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8,3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순교자들 은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고 세례를 받았으며, 모..

사제의 공간 2024.03.16

죽어야 산다 | 최상훈 디모테오 신부님(서운동 본당)

죽어야 산다 최상훈 디모테오 신부님(서운동 본당) 사순 제5주일입니다. 눈앞에 다가온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바라보면서, 오늘 독서와 복음은 교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파스카 신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줍니다. 예수님을 통한 신앙 생활이란 막연한 결심, 아니면 단순히 ‘잘 살아야 하는데…’가 아니라 파스카 신비를 이해하고 그 삶으로 초대받는 신비의 여정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축제에 예배드리러 온 그리스 사람 몇 명이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라고 청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만나서 얘기하지 않으시고 마치 독백처럼 밀알 이야기를 하십니 다. “밀알 하나가 떨어져 죽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인생의 본질, 예수의 정체, 파스카 신비는 인간의 ..

사제의 공간 2024.03.15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 김명선 사도요한 신부님(중앙성당 주임)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김명선 사도요한 신부님(중앙성당 주임)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만나면 고뇌와 절 망에 쌓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심지어 세상까지 외 면하려 합니다. 나약한 자신의 모습 안에서 자괴감에 쌓여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곤란을 겪기도 합니 다. 예수님께서도 이러한 극도의 상황에 처하자 인간 적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십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께 서는 아버지께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어 겪으시는 고 통을 이렇게 보여주십니다. “이제 제 마음이 산란합 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때를 벗 어나게 해 주십시오.’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바 로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요한 12,2..

사제의 공간 2024.03.14

“사순 시기는 죽음으로 생명을 피우는 시기다.” | 김종서 미카엘 신부님 맹호(수도기계화보병사단) 성당 주임

사순 시기는 죽음으로 생명을 피우는 시기다.” 김종서 미카엘 신부님 맹호(수도기계화보병사단) 성당 주임 제가 머무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에서는 매년 10월 4일 故 강재구 소령을 추모합니다. 1965년 10월 4일, 중대장직을 수행 중이던 강재구 소령(당시 대위)은 훈련 중 한 병사가 놓친 수류탄을 자신의 온몸으로 막아 산화했습니다. 그가 살신성인한 덕 에 목숨을 구한 사람은 약 100여 명 가까이 됩니 다. 평소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던 강재구 소령의 군복 상의 주머니에서 성경이 발견되었는데, ‘친구 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 은 없다.’는 요한 복음 15장에 빨간 밑줄이 그어 져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강재구 소령은 자신의 목숨을 산화하면서까지 다른 장병들을 구함으로써 이 세상에서는 ..

사제의 공간 2024.03.13

‘심판’과 ‘구원’ | 김용태 마태오 신부님(사회복음화국장)

‘심판’과 ‘구원’ 김용태 마태오 신부님(사회복음화국장) “밥 안 먹어요!” 어려서 심통을 부릴 때 툭하면 부모님께 했던 말이다. 내가 밥을 안 먹 으면 속상해 하실 부모 님의 마음을 볼모로 잡은 같잖은 협박이었다. 그 리고 그 협박의 결과는 대부분 부모님의 상심과 나의 배고픔으로 끝나 곤 했다. 어떤 때는 심통을 심하게 부리느라 하루 종일 굶기도 했는데 한밤중에 배고파 잠 못 이루면서 부모 님만 원망했던 기억이 난다. 어릴 적 철없던 시절의 일 이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참 미련한 짓이라는 생 각이 든다. 밥 안 먹어봤자 결국은 나만 손해 보는 일 아닌가! 더구나 그렇게 자초한 손해를 부모님 탓으로 돌리는 어리석음이라니! 아무 잘못도 없는 부모님은 그로 인해 또 얼마나 상심하고 자책하셨을까! 그런데..

사제의 공간 2024.03.11

정의가 충돌하는 사회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님(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의가 충돌하는 사회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님(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클릭):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97190¶ms=page%3D1%26acid%3D21 [밀알 하나] 정의가 충돌하는 사회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 정의(正義)에 대해 많은 정의(定義)가 있지만, 저는 정의는 ‘각자에게 각자의 몫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과연, ‘각자의 몫의 기준이 무엇... www.catholictimes.org

사제의 공간 2024.03.10

어떡해야 하나? | 서정현 시몬 신부님(팔마성당)

어떡해야 하나? 서정현 시몬 신부님(팔마성당) 그때 유다 백성들은 불 의를 저지르며 주님을 무 시하고 비웃었습니다. 그 렇게 ‘구제할 길이 없게 된’ 유다는 바빌론 군대 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 고, 수많은 이들이 바빌론에 노예로 끌려갔습 니다.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난 후 자비로우신 주 님께서는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마음을 움 직이시어 그들이 유배를 끝내고 귀향할 수 있 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광야에서 모세가 구리 뱀을 만들어 그것을 기둥 위에 달아 놓았습니다. 뱀이 사람을 물었 을 때, 그 사람이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났 습니다.”(민수 21, 8-9 참조) 이에 관하여 예수님께 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

사제의 공간 2024.03.09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 심원택 토마스 신부님(사무처장)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심원택 토마스 신부님(사무처장) “어미 새와 아기 새가 있었습니다. 어미 새는 아기 새 가 귀여워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주었습니다. 아기 새 가 자라서 어른이 되어도 어미 새는 계속 먹이를 물어 다 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미 새는 늙었습니다. 늙 은 어미 새는 이제 더 이상 아기 새에게 먹이를 물어다 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 주지 않자 어른이 된 아기 새는 어미 새의 머리를 콕콕 쪼았 습니다. 배고프다고 화를 내면서 콕콕 머리를 쪼았습 니다.” 큰 사랑을 받았으면 베풀 줄 알아야 하는데, 어른이 된 아기 새는 받는 데만 익숙해졌지 사랑을 베풀 줄 몰 랐습니다. 깨닫지 못하고 누리려고만 했습니다. 물고 기를 잡을 방법은 생각지 않고, 주어진 물고기만 붙잡 ..

사제의 공간 2024.03.08

빛이신 예수 | 김남오 알로이시오 신부님(지현동 본당)

빛이신 예수 김남오 알로이시오 신부님(지현동 본당) †찬미 예수님! 주님의 축복을 빕니 다. 오늘은 사순 제4주일입니다. 오 늘 복음 묵상의 주제는 빛이신 예수님 을 찾아온 니고데모처럼 우리도 빛을 찾아 나서자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유대교 랍비인 니고데모와 예수님의 대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유대 교 지도자들과는 달리 니고데모는 예 수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믿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동료들이 두려워 공공연히 예수님을 지지할 수는 없었 습니다. 결국 그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한밤중에 예 수님을 찾아와서 가르침을 듣고자 합니다. 예수님과 니 고데모의 대화 주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는 새로 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 나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광야의 구리 뱀처럼 높이 들..

사제의 공간 2024.03.07

걸림돌과 어리석음 |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걸림돌과 어리석음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초전성당 주임) 신앙인들은 세상을 몰라서 신앙생활을 하는 게 아닙니다. 신앙인들은 세상을 잘 알면서 신앙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좋음이 좋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습니까? 그것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동으로 교육되는 것입니다. 맛있는 사탕이 좋고, 값비싼 장난감이 좋고, 1등하는 것이 좋은 법입니다. 다만 신앙인은 다른 가치관에 눈뜬 이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새롭게 배운 가치관과 비교해서 이전의 좋음들을 비교할 줄 아는 이들입니다. 세상의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신앙은 걸림돌이며 어리석음입니다. 자신이 이미 무언가를 가졌다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신앙은 우리가 생각만큼 가지지 않았음을 드러내기에 우리는 걸려 넘어집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똑똑하다는 사..

사제의 공간 2024.03.04

걸림돌 | 김광호 요셉 신부님(여사울성지 전담)

걸림돌 김광호 요셉 신부님(여사울성지 전담) 걸림돌은 어떤 일을 해 나가는 데 장애가 되 는 요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신앙에 있어서 하느 님께 나아가는 데 걸림 돌은 무엇일까? 제1독서는 10계명을 말씀해 주시고 있다. 이 계명들을 기초로 율법이라는 거대한 계율들이 생겨난 다. 시대가 지나고 많은 계율들이 생겨남으로써 해석 해 주는 사람이 생겨난다. 그 많은 율법을 기억하지 못하여, 상황에 따라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권위 있는 사람이 필요해졌다. 이 해석은 인간이 해 나간다.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그 가운데에는 이권과 권력과 욕심이 함께하게 된다. 소수이거나 제한된 경우라면 그 사회에서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법이 권력이 되 는 상황이 되면 최초의 계명이 이야기하는 하느..

사제의 공간 2024.03.03

겁먹고 비겁하지 않기를 | 안광성 타대오 신부님(교현동 본당)

겁먹고 비겁하지 않기를 안광성 타대오 신부님(교현동 본당) 새로 바뀐 교구 규정에 따라 소위 현 직 원로 신부들도 교구 주보 강론 당 번을 하게 되어 은경축 이후 오랜만 에 주보 강론을 맡게 되었습니다. 오 늘 사순 제3주일 복음으로 들려진 내 용은 예수님의 성전 정화입니다. 당시 종교적 부조리의 끝판이라 할 수 있는 성전 봉헌 예물 관행은 상상을 초월하 는 타락의 정점이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어렵고 힘겨 운 삶을 살아가는 민중들이었는데 기득권층들은 하느 님의 규정을 따라 살아가려는 그들의 신실함을 역 이용 하여 규정보다도 훨씬 큰 비용이 들어가도록 봉헌 관행 을 만들고 묵인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부당함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환전상들의 상을 둘러엎고 희생 제물이 될 동물들을 파는 상인들을 성전..

사제의 공간 2024.03.02

오뚝이와 같은 삶 | 채유호 시몬 신부님(효명중·고등학교 교목)

오뚝이와 같은 삶 | 채유호 시몬 신부님(효명중·고등학교 교목) (클릭);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97120¶ms=page%3D1%26acid%3D21 [밀알 하나] 오뚝이와 같은 삶 / 채유호 시몬 신부 제가 학교에서 지내며 실패상황을 맞이하는 학생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괜찮다’는 표현입니다. 시험을 망쳤다며 찡얼대는 친구들에게도 “괜찮다! 다음에 기... www.catholictimes.org

사제의 공간 2024.03.01

“성전을 허물어라.” | 김경욱 사도요한 신부님(정하상바오로영성관장)

“성전을 허물어라.” 김경욱 사도요한 신부님(정하상바오로영성관장) 우리는 재의 수요일,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머리에 재 를 얹고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는 메시지를 듣고 회개의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벌써 3주일째입니다. 그동안 ‘인생은 흙으로 돌아갈 존재’임을 되새기며 하느님의 뜻대로 살았습니까? 복음 말씀을 구체적인 삶으로 실천하며 지냈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환전 상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를 엎어 버리십니다. 뿐 만 아니라 비둘기 장사까지 쫓아내시며 성전을 장사 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고 엄하게 꾸중하셨습니다. 이어서 성전을 허물라고까지 명령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성전은 하느님을 예배하고 만나는 장소입니다. 그래서 성전은 거룩한 곳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성..

사제의 공간 2024.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