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늘 깨어 그분 힘에 기대어 삽시다 | 이원재 마르코 신부님 (교구 가정사목국장 겸 상담사목센터장)

松竹/김철이 2024. 1. 24. 12:03

늘 깨어 그분 힘에 기대어 삽시다

 

                                                            이원재 마르코 신부님 (교구 가정사목국장 겸 상담사목센터장)

 

 

오늘 우리가 눈여겨볼 구절은 “예수님께서는 안 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 르치셨는데, 사람들은 그 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 다. 그분께서 율법 학자 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마 르 1,21-22)라는 말씀입니다.

 

권위라고 번역된 ‘엑수시아’ 그리스말에는 이 뜻 외에도 능력, 힘, 권한이라는 뜻이 포함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예수님의 권위 있는 가르침에 놀랐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 예수님 그분 자체에 그만큼 큰 힘이 있었 고, 그것에 크게 놀라고 감탄했다는 이야기입 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들어있는 이 힘은 실질 적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힘입니다. 복 음서에 보면, 예수님은 이 말씀의 힘을 통해서 많은 일을 하시지요. 바람과 파도를 잠잠하게 하고, 병자를 고치고, 죽은 사람을 살려냅니 다. 수많은 사람들을 먹이기도 하시지요. 그분 말씀의 힘은 바로 하느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권능의 힘인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처음 세상을 창조하실 때 쓰셨던 그 힘, “빛이 생겨 라!”(창세 1,3)하시니 빛이 생겼다고 하는 그 힘, 인간을 창조해 에덴으로 데려다 놓았던 그 힘 을 통해 예수님은 그 수많은 일들을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이 힘에 악령들도 굴복합니다. 악령이 들렸다고 하는 것은 인간 으로서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의지 를 악에게 빼앗겨 버린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 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주셨던 자유 의 지를 더 이상 쓸 수 없는 상태, 하느님과 함께 지내던 에덴의 상태가 깨어져 버린 그때, 악에 게 자신의 의지를 내어 맡기고 조종당한 그런 상태를 두고 우리는 악령이 들렸다고 말합니 다. 물론 어느 누구도 그런 상태로 살기를 원하 지 않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악에 의해 지배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 님께서는 그런 상태에 처한 인간을 본래의 모 습, 자유롭게 의지를 사용하는 상태, 에덴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던 그 상태로 돌려놓아 주십 니다. 창조 때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도록 해 주 시는 것이지요.

 

우리는 악령이 들린 상태와 악의 유혹에 빠 진 상태를 구분해야 합니다. 악령이 들렸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원의나 의지와는 아무런 관 계없이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상태입니다. 그 러나 악의 유혹에 빠지는 것은 우리 자신의 원 의나 의지가 함께 작용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악의 유혹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늘 깨 어있어야 하고 끊임없이 하느님께 도움을 청해 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을 소홀히 한다면 우리 가 악습의 사슬을 스스로 짊어지는 것과 같습 니다. 그러나 우리가 늘 깨어있기를 노력하고, 필요한 힘을 하느님께 청하기만 하면 그분께서 는 우리를 그 악의 사슬에서 꺼내주십니다. 그 분은 그런 힘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시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안에는 악의 유혹 이 끊임없이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청해야 합니다. 악의 사슬에서 우리 를 건져내실 수 있는, 아담과 하와가 누리던 에 덴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 주시는 힘을 가지신 그분께서 우리를 새롭게 창조하시기를 계속해서 청해야 합니다. 주님이 가지고 계시 는 그 힘을 신뢰합시다. 그 힘에 기대어 악의 유혹을 이겨내고 그분이 펼쳐주시는 새로운 에덴의 상태에 들어가도록 매일 깨어 힘쓰도 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