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사랑의 권위 | 백성환 안드레아 신부님(구포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4. 1. 25. 10:00

사랑의 권위

 

                                       백성환 안드레아 신부님(구포성당 주임)

 

 

‘권위’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을 통솔하여 이끄 는 힘’이라고 합니다. 다른 학문에서 권위란 겉으로 힘 있고, 정당하고, 공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섬세한 기술 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율법 학자 들의 권위는 조상들의 전통을 근거로 한 율법의 세부 지침을 이용하여 정당하고 공정한 것처럼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을 구속하는 율법주의에서 나온 것입니 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말합니다. 율법 학자들은 예 수님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으며, 예수님의 말씀으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 라고 놀랐다고 전해줍니다.

 

예수님의 새롭고 진정한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 까 생각해 봅니다. 몇 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예 수님의 권위는 사람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연민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 위로 올라서려는 권력형 권위가 아니며, 내가 더 많이 알고 있음을 뽐내는 지식 형 권위도 아닙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아버지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당신이 하셔야 할 일에 대한 확신, 모든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 마음이 말씀과 행동 을 통하여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말씀은 모든 사 람을 구원하시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 는 사랑의 권위 그 자체이기에 새 하늘과 새 땅을 여는 새로운 가르침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 수님의 한마디 명령으로 온갖 욕심과 이기적인 마음 과 하느님께 반기를 드는 온갖 것에 사로잡혀 있는 더 러운 영도 힘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는 우리 신앙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먼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목적은 우리 모두가 구원되길 원하신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더러 운 영조차도 예수님의 신원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데 더러운 영이 내뱉는 소리는 오히려 하느님과 우리 를 갈라놓기 위한 소리이며, 사랑이 없는 외침에 불과 하기 때문에 예수님은 꾸짖고 몰아내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 외치면서 뒤돌아서서 분열과 어둠 을 조장하고, 하느님을 믿는다는 말뿐, 행동으로 실천 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의 진정한 사랑 의 권위는 바로 지금 예수님과 함께하는, 또 거기에 하 느님의 사랑이 진실한 모습으로 담겨있는 삶에서 나 오는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께 마땅한 믿음과 사랑 을 봉헌하면서 말씀으로 살아갈 때 우리에게도 사랑 의 권위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닮은,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사랑의 권위가 가득한 모습으로 나아 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