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1425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자신의 삶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 어렵게 느껴지는 일입니다. 우선 자신에게 자신감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또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나은 사람이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잘못 전달되면 '교만'이라는 말을 피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몇일 째 계속 하시는 말씀은 바로 당신과 함께하자는 이야기입니다. 당신의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과 함께 살자는 이야기입니다. 생명의 빵을 지금의 우리는 성체라고 한정지어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성체를 모시는 우리의 삶이란 그야말로 그리스도를 먹고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그리스도를 따라 살며 그리스도로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제의 공간 2020.04.30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생명의 빵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의 다른 결론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예수님의 증언이 눈물 겹기도 합니다. 결국 이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주님을 떠나고 다시는 따라다니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예수님이 당신이 하실 일에 대해 단호하고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시는 모습에 감사하기도 합니다. 복음을 짧게 정리하는 말씀은 사실 단순한 한 문장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우리가 믿는다는 표현을 하고 신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로 이 분 때문입니다. 결국 나를 위해서 이익이 되는 선택이 아닌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

사제의 공간 2020.04.29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들. 그들이 예수님의 빵을 먹었고 그 일 때문에 찾아온 상황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마치 그 이유가 모두 뒤바뀐듯 합니다. 하느님이 보내신 이를 믿어야 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예수님께 말합니다. "그러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 이 모습은 마치 예수님이 장터에 사람들을 불러 모아 놓고 나를 믿어라고 부탁하신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어떤 표징을 보여주어야 할 듯 합니다. 그러나 이 복음에 등장하는 표징을 같은 자리에서 예수님은 당신에 대해 사용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표징은 예수님이..

사제의 공간 2020.04.28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단어는 우리 삶의 일부분이거나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것입니다. 이 믿음을 사람들에게 말해야 하고 가르쳐야 하는 사람으로 살면서 자연스레 자주 묻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믿는 것일까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믿음은 무엇일까요? 같은 단어지만 사람들에게 이 단어의 모습은 매우 달라 보입니다. 누군가는 하느님에게 의지하는 것을 믿음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하느님의 뜻을 알고 사는 것이라 말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하느님에 대한 자신의 확신이 믿음이기도 하고 하느님의 확고한 사랑을 믿음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의 믿음은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사제의 공간 2020.04.27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우리는 부활시기에 요한 복음을 통해 주님 부활의 의미를 다시 배우는 중입니다. 예수님은 '위에서부터 오신 분'입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성자 하느님이심을 우리는 압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은 땅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진리'이며 곧 이 세상 처음부터 정해진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 창조 때부터 세상에 주어진 기준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착각을 자주 반복합니다. 우리는 사실 하느님을 잘 모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알 수 있는 만큼만 압니다. 상상이나 과학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에게 전해주신 만큼만 알 수 있습..

사제의 공간 2020.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