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1418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예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신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당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씀은 오직 예수라고 외치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예수님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고 새겨야 할 진리이며 그것으로 우리가 누리는 생명이 된다는 말씀이어서 이 말씀 안에 우리의 모든 삶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종교' 혹은 '신앙'이라는 제한적인 범위 속에 가두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곧 이 말씀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삶은 예수님의 말씀 말고도 다른 기준들이 있다고 분리해서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 주님은 신앙이라는 일정한 범위 속에 진리이고, 길..

사제의 공간 2020.05.08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신앙인들은 자기 성찰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자신을 살피고 자신에게 부족한 점과 잘못한 일을 파악하는데 익숙합니다. 거의 모든 행사나 전례에 있어서 먼저 성찰하는 시간이 필수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어떤 일을 하기 전 자신을 살피는 것은 거울을 들여다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거울을 처음볼 때와 이후 거울을 볼 때 사람은 같은 마음일 수 없습니다. 처음은 자신을 정돈하고 부족함을 찾아내지만 다음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더 반듯하게 보이고 멋지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한 번은 겸손의 모습이지만 또 한 번은 자기애에 가까운 모습을 보입니다. 오늘 복음을 시작하는 예수님의 말씀은 ..

사제의 공간 2020.05.07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할 것이다."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할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자리에 있다는 것. 그 맡은 직무가 그렇고 이 직무의 처음이시자 마지막이신 그리스도 덕에 이렇게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사제가 되면서부터 시작된 이 고정된 존경의 자리는 큰 잘못과 실수만 아니라면 유지할 수 있습니다. 노력이 없어도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고 그것에 충실한 것 만으로도 괜찮은 자리가 사제직입니다. 그리고 이런 삶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보호막을 얻어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자리가 되어 있습니다. 정말 가까운 이들에게 보이는 사제의 모습이 과연 사람들의 존경과 기대를 받을만한지는 알아볼 방법 조차 어려우니 스스로 조심하거나 아니면 본..

사제의 공간 2020.05.06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시대의 미래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생겨난 이 날은 아이들을 축복하고 그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수 있도록 느끼게 해주는 날이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앞으로 무엇이 될지보다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미완성의 단계에 있는 사람입니다. 아직 배워야 하고 갖추어야 할 것이 많은 그리고 세상의 이치에 대해서도 배움을 넘어 실제의 것에 대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 아이들에게 이기는 법을 가르치고 최고라는 가치를 억지로 심어 한시도 마음놓고 즐겁고 행복한 무채색의 시간을 지낼 수 없게 하..

사제의 공간 2020.05.05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성소주일로 시작한 한 주간, 오늘 복음에는 착한 목자이신 주님을 만납니다. 목자는 양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야기됩니다. 같은 땅, 같은 울타리 안에 놓여 있는 양들에게 다가가는 이가 목자인지 삮꾼인지 양들이 구분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이리떼가 나타나기 전에는 똑같은 일상이 반복됩니다. 시간이 되면 울타리를 열어 풀밭으로 데려가고 시간이 되면 모두 한 곳에 모여 문을 닫고 하루가 끝이 납니다. 그런데 위기에 목자와 삯꾼이 구분됩니다. 목자는 양들 앞에서서 양들을 지키고 삭꾼은 도망가기 바쁩니다. 양들에 대한 태도가 처음부터 달랐다는 것은 그 때 드러납니..

사제의 공간 2020.05.04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https://youtu.be/BX9Q0B_hdfo 언젠가 우리는 주님 앞에서 유턴 지역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유턴은 주님을 더 이상 따르지 않게 된 이들이 먼저 보여준 선택의 길을 말합니다. 하느님을 안다고 말하고 그분을 믿는다고 말했던 이들이 주님에게 등을 돌렸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생명의 빵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전해주신 말씀 중 당신의 의미와 우리의 믿음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등장하고 나서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이와 같았습니다. 그것도 제자들, 곧 삶에 있어서 당..

사제의 공간 2020.05.02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2020년 5월 1일. 성모님의 달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또한 가정의 달이기도 한 신록이 우거진 봄의 가장 깊은 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그 시작의 날에는 우리에게 여러 의미가 겹쳐 있습니다. 두 달 동안 함께 모이지 못했던 교우들이 함께 모여 다시 미사를 시작하는 기쁜 날이고, 성당 가족들이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다시 한 번 우리는 요셉 성인을 생각합니다.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고, 이 미사는 노동자 성 요셉을 기억하는 미사로 봉헌합니다. 예수님의 아버지요 성모님의 남편으로서가 아니라 땀흘려 일하며 가족을 돌보았던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요셉을 기억하며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

사제의 공간 2020.05.01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자신의 삶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 어렵게 느껴지는 일입니다. 우선 자신에게 자신감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또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나은 사람이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잘못 전달되면 '교만'이라는 말을 피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몇일 째 계속 하시는 말씀은 바로 당신과 함께하자는 이야기입니다. 당신의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과 함께 살자는 이야기입니다. 생명의 빵을 지금의 우리는 성체라고 한정지어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성체를 모시는 우리의 삶이란 그야말로 그리스도를 먹고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그리스도를 따라 살며 그리스도로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제의 공간 2020.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