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松竹/김철이 2020. 4. 27. 10:46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단어는 우리 삶의 일부분이거나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것입니다. 이 믿음을 사람들에게 말해야 하고 가르쳐야 하는 사람으로 살면서 자연스레 자주 묻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믿는 것일까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믿음은 무엇일까요?


같은 단어지만 사람들에게 이 단어의 모습은 매우 달라 보입니다. 누군가는 하느님에게 의지하는 것을 믿음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하느님의 뜻을 알고 사는 것이라 말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하느님에 대한 자신의 확신이 믿음이기도 하고 하느님의 확고한 사랑을 믿음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의 믿음은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빵을 많게 하신 예수님의 소문이 퍼지자 그 밤을 지나 수많은 이들이 주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주님은 한 밤 중 풍랑에 시달리는 제자들을 구하시고 그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홀로 남아계신 주님을 찾으러 나선 사람들은 주님이 이미 강을 건너가셨음을 알고 주님을 찾아 나서는 열성을 보입니다. 주님의 능력을 인정했고 또 그 때문에 주님께 온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의 믿음을 이렇게 표현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것도 믿음이라고 말하고 싶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시작하는거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이 말씀은 그들의 믿음이 온전하지 못함을 뜻합니다. 예수님은 썩어 없어질 빵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는 양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발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것에 대해 눈을 뜨고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곧 찾아나서는 의지의 신앙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알고 살아야 하는 신앙을 뜻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묻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분명히 답을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우리가 믿음이라고 말하는 것을 정의하는데 모두가 어려워하지만 적어도 하나는 분명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하느님이 보내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고,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그분의 가치를 알고 말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오신 이유를 알고 우리가 그 이유의 답이 되는 것입니다. 곧 몇 번을 말해도 바뀌지 않는 믿음의 핵심은 우리가 그분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삶의 모든 시간에 그렇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그리스도처럼 세상을 살며 세상 모든 것에 다양한 복음이 되는 것이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준비가 필요하다고 미루는 겸손함과 조심성을, 또 절대적 의존의 마음으로 기대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도 주님이 이야기하신 것은 주님을 찾아 나선 그 발걸음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믿음'의 동일한 부분입니다. 그렇게 살며 하느님과 나누는 이야기로 기도하고 하느님이 이루시는 일들을 보며 또 이루며 증언하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그리스도의 모범에서 배우는 믿음은 삶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믿어야 합니다. 그분의 능력이 아니라 그분을 믿어야 하고 따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