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생명의 빵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의 다른 결론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예수님의 증언이 눈물 겹기도 합니다. 결국 이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주님을 떠나고 다시는 따라다니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예수님이 당신이 하실 일에 대해 단호하고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시는 모습에 감사하기도 합니다.
복음을 짧게 정리하는 말씀은 사실 단순한 한 문장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우리가 믿는다는 표현을 하고 신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로 이 분 때문입니다. 결국 나를 위해서 이익이 되는 선택이 아닌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하는 삶의 이유를 이 분을 통해 알고 이 분의 가르침 속에 살면서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이 신앙입니다. 누구는 신앙행위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고 수련이라고 생각하지만 신앙은 우리가 숨쉬는 모든 순간에 이루어지는 살아가는 전부이며 그 안에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그리스도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생명이 하느님으로부터 왔으며 우리가 사는 삶이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 참으로 사는 것이며, 그 자체가 행복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이가 곁에 있다는 것이 삶의 복음을 뜻합니다. 이 복음은 다름 아닌 장례미사에 자주 읽게 되는 내용 중 하나입니다. 이런 주님이 생명의 빵이라는 것은 다음의 이야기로도 드러납니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주님의 이야기를 알아듣고 따르는 이들은 누구도 버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선별의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심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누가 깨달음을 얻는가의 문제지만 그것은 시험이 아닌 오히려 선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를 말하는 듯 하지만, 결국 어떻게 살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먹는다는 것은 그리스도로 숨을 쉬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은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바른 삶으로 인도하시고 함께 가자고 말하시는 중입니다. 그 삶을 따르는 이는 길을 잃지 않고 바른 길을 걸어 하늘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가 걷는 길이 바로 하늘의 길이됩니다. 세상이 어떻고 사람이 어떻고 환경이 어떻다라고 말하는 것에 이리 저리 흔들리지만 초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
이 말씀을 고난과 인내의 역경을 견디라는 말씀으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행복한 삶을 모르는 사람처럼 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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