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구 39

예수님의 손과 발 | 조중희 가브리엘 신부님(사회사목국장)

예수님의 손과 발 조중희 가브리엘 신부님(사회사목국장)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도 중반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는 일은 우리에게 매 우 커다란 은총이며 기쁨입니다. 오늘 주일의 독서와 복음은 온통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우리 가 기다리는 예수님은 어떤 분이고,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복음 속 바리사이의 제자들은 요 한의 증언대로 참된 예수님을 만났을까요? 참된 기쁨으로 다가오신 주님을 만났었던 옛 여정을 돌이켜 봅니다. 시골 본당신부로 있을 때 홀로 사시는 할머니 집을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할머니는 ‘예수님, 어서 오셔요!’하며 대문 앞에서 제게 인사하셨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인사말이었습니다. 할머니 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가 기도를 바치고 성수를 뿌리는 도중 하나의 물건이 유..

사제의 공간 2023.12.17

자살한 사람의 장례미사 가능 여부 | 최승환 요셉 신부님(청주성모병원 원무행정부장)

자살한 사람의 장례미사 가능 여부 최승환 요셉 신부님(청주성모병원 원무행정부장) Q : 신부님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본당에서 알고 지내 던 지인분이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습니 다. 주변 분들이 자살한 사람은 성당에서 장례미사 를 못한다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A : 지인분을 안타깝게 떠나보내야 하셔서 마음이 많이 아프실 것 같습니다. 자살자의 장례미사의 가능 여 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고 잘못 알고 계신 분들도 참 많습니다. 이번 시간을 통해서 자살 자의 교회식 장례 즉 장례미사에 대해 명확히 아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교회법 제1184 조에는 교회의 장례식, 장례미사가 거부될 사람들 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184조 ① 죽기 전에 어떤 참회의 표 ..

교회법 추녀 2023.12.07

올바른 성물 구매와 사용 | 최승환 요셉 신부님(청주성모병원 원무행정부장)

올바른 성물 구매와 사용 최승환 요셉 신부님(청주성모병원 원무행정부장) Q : 신부님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주일학교 교사가 되 어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는 즐거움을 배워가는 신 입 교리교사 논나 입니다. 교리 준비를 위해 성물이 나 신앙용품 등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당 내의 성물방에서 구매하는 때도 있지만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검색하다 보면 가톨릭 신앙용품인지 개신교 신앙용품인지 구분하 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가톨릭 신앙용품을 구분 하는 방법이 있나요? A : 논나 선생님, 안녕하세요? 먼저 교회와 우리 아 이들을 위해서 교리교사로 봉사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선생님과 본 당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먼저 성물이 무엇인지 함..

교회법 추녀 2023.11.23

‘나의 탈렌트는 어디에 있나요? | 정구용 마르코 신부님(중앙경찰학교 담당)

‘나의 탈렌트는 어디에 있나요? 정구용 마르코 신부님(중앙경찰학교 담당) 주인은 종들에게 각각 다섯 탈렌드, 두 탈렌트, 한 탈렌트씩 맡기고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그들과 셈을 하는데 다섯 탈렌트와 두 탈렌트를 받은 종은 그걸 두 배로 불립니다. 반 면에 한 탈렌트를 받은 종은 땅속에 묻어두었다가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죠. 그러자 주인은 돈을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종에게 주라고 합니다. 얼핏 보면 가진 사람은 더 갖고 못 가진 사람은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빈익빈 부익부‘의 세상 부조리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하느님 나라도 가진 사람에게 후한 걸까요? 오늘 복음 말씀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하느 님께서는 ‘얼마만큼 가졌냐? 얼마나 벌었냐?’를 보시지 않고, ‘얼마나 잘 활용하였나?’를..

사제의 공간 2023.11.16

유아세례는 몇 살 아이까지 가능할까? |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유아세례는 몇 살 아이까지 가능할까?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Q : 최 신부 잘 지내지? 나 00본당 김 신부야! 나도 궁금한 게 있어서 연락했어. 우리 본당에 긴 냉담을 풀고 다시 성당에 나오고 있는 젊은 부부와 어제 면담을 했어. 앞으로 열심히 신앙생활하기로 했는데 냉담하는 동안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 유아세례를 못 했다고...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아이도 세례를 받고 같이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고 하네. 근데 이런 경우에 초등학교 2학년인 이 아이에게 유아세례를 줄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성인세례를 주어야 하는지? 알고 싶어 A : 신부님 안녕하세요? 삼복더위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죠? 보내주신 질문 잘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질문의 요지는 ‘유아세례는 몇 살까지 받을..

교회법 추녀 2023.10.26

“파문”이란 무엇인가요? |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파문”이란 무엇인가요?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Q : 신부님 안녕하세요? 얼마 전 가톨릭 신문에서 전주교구장 주교님이 전주교구 소속 신자인 엄옥순 라파엘라를 파문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파문”이란 무엇인가요? A :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회 공공의 질서와 안녕을 위해 정해놓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 그에 따른 제재 혹은 형벌을 받게 됩니다. 사회법이 존재하듯 교회 안에도 교회 구성원들이 지켜야 하는 교회법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교회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받게 되는 형벌 또한 존재합니다. 먼저 “파문(EXCOMMUNICATIO)”은 가톨릭 교회법에 따른 형벌 중에 하나입니다. 형벌 중에서도 매우 중하고 강력한 벌이 “파문”입니다. Q : 그렇다면 “파문”의 벌은 어떤 때 받..

교회법 추녀 2023.10.05

깊은 신앙, 기쁜 신앙!_이성용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_군종 (공군 화성대 성당)

깊은 신앙, 기쁜 신앙! 이성용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_군종 (공군 화성대 성당) 작년에 임관하고 부대로 발령받았을 때, 10년 전의 군대를 떠올리며, 몽쉘 2개로 행복했던 군인들의 모습을 상상 했습니다. 아울러 성당이 꽉 찰 정도로 병사들이 모여앉아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수천 명의 장병이 근무하고 있는 부대에서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은 30명가량이었고, 그중에서도 10명 정도가 병사들이었습니다. 또한 큰맘 먹고 준비한 버거킹 햄버거를 줄 때, 몇몇 병사들은 “신 부님 드세요.”라며, 저에게 양보해주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다른 장병들은 늦잠을 자 고 휴대폰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한 주간 근무로 힘들었 던 몸과 마음을 정비하는 시간에 성당..

사제의 공간 2023.10.04

자주 떼쓰고 투정 부려도 결국은 아빠의 손을 꼭 붙잡고 따라가는 아이처럼 | 최승환 요셉 신부님(청주성모병원 원무행정부장)

자주 떼쓰고 투정 부려도 결국은 아빠의 손을 꼭 붙잡고 따라가는 아이처럼 최승환 요셉 신부님(청주성모병원 원무행정부장) “하느님 안돼요! 싫어요! 못해요! 저한테 왜 이러세요!” 삶을 살아가면서 내 생각과 내 뜻, 내 의지, 내 바람과 반대되는 일들이 일어날 때 제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말들입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사제, 예수님 사랑의 신비, 성체의 신비를 매일 거행 하고 그 기적을 몸소 체험하는 사제이지만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불만과 투정 속에서 살아갈 때가 많음을 고백합니다. 그런 부족한 저에게 오늘 복음 말씀은 아빠가 아이에게 들려주 는 자비로운 위로의 말씀으로, 또 제가 가야할 길을 명확히 알려주시는 진리의 말씀으로 다가옵 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아들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사제의 공간 2023.09.30

세례명은 어떻게 짓나요? |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세례명은 어떻게 짓나요?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Q : 신부님 안녕하세요? 저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얼마 전 예쁜 딸을 출산한 크리스티나입니다. 아기가 하느님의 축복 속에서 건강히 자라길 바라며 유아세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쁜 제 딸에게 의미 있고, 좋은 세례명을 지어주고 싶습니다. 무엇이 좋을까요? 세례명은 어떻게 지어야 하나요? 성당의 지인들은 아이가 태어난 날, 혹은 가까운 날 축일로 기념하는 성인의이름으로 지어야 한다고 하는데 꼭 그렇게 해야 하나요? A : 크리스티나 자매님, 자녀 출산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태어난 아기와 자매님 가정에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새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사랑스러운 자녀에게 하느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

교회법 추녀 2023.09.14

우리의 첫째 자리 | 석현일 마르코 신부님(내수 본당)

우리의 첫째 자리 석현일 마르코 신부님(내수 본당) 주일학교 미사 때 학생들에게 한국 천주교 103위 순교 성인 중 가장 어린 나이였던 유대철 베드로의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며 “우리 친구들도 하느님을 위해 용감히 목숨을 바칠 수 있겠어요?”라고 물으 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있게 “네!”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신부님! 근데요. 다들 저렇게 말해도 실제로 그런 상 황이 오면 안 그래요.”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웃기기도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학생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 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혹시 어른들이 신 앙 안에서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였나?’ 하는 생 각과 함께, ’실제로 칼을 들이대며, 신앙을 ..

사제의 공간 2023.09.13

성경은 교훈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 류재은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중흥 본당)

성경은 교훈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류재은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중흥 본당) 세상에는 참으로 좋은 말(명언)들이 많습니다. 말은 존재를 드러내기에 누가 하느냐에 따라 또 는 듣는 이가 어떤 처지 있느냐에 따라 그 무게가 결정됩니다. 말은 무게에 따라 금방 사라지기 도 긴 여운을 남기기도 때로는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성경 안에도 참으로 많은 말씀이 담겨있습니다. 성경의 내용 또한 읽는 사 람의 처지에 따라 그 무게가 달리 느껴집니다. 저도 그 무게를 느끼기 위해 내용에 집중하고 나 의 처지에 대입하면서 읽고 묵상해 왔습니다. 이런 저에게 오늘 예수님의 질문은 거기에만 머물 지 말라는 무거운 초대의 말씀으로 들립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그러면 너희는..

사제의 공간 2023.08.23

교중미사란? |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교중미사란?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Q : 신부님 안녕하세요? 저는 매주 토요일 저녁 7시30분 주일학교 미사에 열심히 나가고 있는 중학교 1학년 김 미카엘입니다. 궁금한게 있어서요! 한번은 부모님께 토요일 주일학교 미사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아빠는 평협임원이라서 엄마는 성가대 단원이라서 주일 오전 10시30분 미사, 교중미사에 가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교중미사라는 말을 들어보긴 했는데... 교중미사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그리고 평협임원 및 성당에서 직책을 맡으신 분들은 꼭 교중미사에 가야 하나요? A : 미카엘 친구 반가워요! 코로나 이후에 주일학교 나오는 친구들이 많이 줄었는데 빠지지 않고 열심히 주일학교 미사에 나와서 하느님이 기뻐하실 거예요. 앞으로도 기쁘고 즐겁..

교회법 추녀 2023.08.10

주님 닮은 사랑의 변모 | 백수현 사도 요한 신부님(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 관장)

주님 닮은 사랑의 변모 백수현 사도 요한 신부님(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 관장) 지난 6월 사제 피정을 다녀왔습니 다. 함께 살고 있는 원로신부님께서 피 정을 다녀온 저에게 말씀을 건네주십 니다. “피정을 하고 왔는데, 날개 어디 있어요?” 피정 기간 동안 기도 가운데 주님과 머물다 왔으니, 거룩해졌느냐 는 물음이겠지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 관장 “옷 속에 꼭 숨겨 두었어요. 신부님!” 주님 닮은 거룩함이 지금 바로 드러나 지는 않지만, 제 안에 주님께서 주신 선함과 사랑이 드 러나길, 거룩한 모습으로 변해가길 부단히 노력해야겠 습니다.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거룩하게 빛나는 모습으로 당신의 본래 모습을 드러내신 것을 기억하는 축일입니다. 또 우리도..

사제의 공간 2023.08.03

하느님 나라 = 최고의 보물 | 양선규 요셉 신부님(양업고등학교 교목)

하느님 나라 = 최고의 보물 양선규 요셉 신부님(양업고등학교 교목) 제가 사목하고 있는 곳은 고등학교 현장입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매우 바쁘게 움직입니다. 교과 수업은 말할 것도 없이 많은 동아리 활동과 학생회 활동 그리고 악기 등을 배우는 등의 다양 한 취미 활동 등으로 하루 24시간을 엄청나게 잘 활용합니다. 또 교사들은 학생들이 이러한 활동 안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참된 희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자 나름의 노력을 기 울이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심어놓은 고유의 보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부여 한 보물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전인으로 성장하여 구원과 관련하여 하느님 나라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올바로 수행하고자’(가톨릭 학교에 관한 지침, 36-37항) 가치를 ..

사제의 공간 2023.07.25

누구 기준에서 | 권상우 베드로 신부님(연풍순교성지 담임 겸 연풍준본당)

누구 기준에서 권상우 베드로 신부님(연풍순교성지 담임 겸 연풍준본당) 교우분들이 종종 순례로 찾아 방문하시는 도심 외곽의 성지들은, 아무래도 일반 본당들보다는 면적도 넓고 그만큼 외부 관리에도 조금 더 손이 갑니다. 각종 풀과 나무들이 뒤엉켜 자라는 것 이 어쩌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순례 오시는 분들이 정돈된 환경에서 편안한 순례를 하실 수 있도록, 환대의 또 다른 방법이라고 여기며 수목전지와 제초작업 등에 신경을 씁니다. 그런데 풀을 깎고 관리할 때에, 어떤 것을 ‘잡초’라고 할까요? 어느 날 넓은 잔디밭을 제초기로 깎으려고 하는데 한쪽으로 노란 민들레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분명 며칠 전까지는 없었는데 어디에서 꽃씨가 날아왔던 건지, 어느새 꽤 여러 송이가 있었습니다. 만약 그 피어 있던 자리..

사제의 공간 202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