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떼쓰고 투정 부려도 결국은 아빠의 손을 꼭 붙잡고 따라가는 아이처럼 | 최승환 요셉 신부님(청주성모병원 원무행정부장)

 

자주 떼쓰고 투정 부려도 결국은 아빠의 손을 꼭 붙잡고 따라가는 아이처럼 

 

                                                                 최승환 요셉 신부님(청주성모병원 원무행정부장)

 

 

“하느님 안돼요! 싫어요! 못해요! 저한테 왜 이러세요!”

삶을 살아가면서 내 생각과 내 뜻, 내 의지, 내 바람과 반대되는 일들이 일어날 때 제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말들입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사제, 예수님 사랑의 신비, 성체의 신비를 매일 거행 하고 그 기적을 몸소 체험하는 사제이지만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불만과 투정 속에서 살아갈 때가 많음을 고백합니다. 그런 부족한 저에게 오늘 복음 말씀은 아빠가 아이에게 들려주 는 자비로운 위로의 말씀으로, 또 제가 가야할 길을 명확히 알려주시는 진리의 말씀으로 다가옵 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아들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첫째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싫 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결국 마음을 바꾸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습니다. 그러나 둘째는 “예”라 고 대답은 했지만 실제로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이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진정으로 아버 지의 뜻을 따른 사람은 싫다고 투정은 부렸지만 결국 마음을 바꿔 아버지의 뜻을 행동으로 실천했던 첫째 아들이 라고 말씀하시며 나의 뜻과는 너무나 다른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어렵지만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이 하늘나라 에 들어가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 뜻과 내 바람이 아닌 일들, 또 고통스럽고 아픈 삶의 시련들이 닥쳐올 때 그것을 받아들 이지 못하고 하느님께 맞서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더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숙고 해 본다면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유한한 우리 인간의 생각과 뜻이 더 올바른 길일까요? 아니면 전지전능하신 창조주, 시간의 주인으로서 시작과 끝을 모두 알고 계시 는 하느님의 생각과 뜻이 참된 행복의 길일까요? 그 답은 명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주 우리 삶에 놓아진 나의 뜻과는 다른 하느님의 뜻 앞에서 떼쓰고 울부짖고 부정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느님은 괜찮다고, 그 렇게 투정 부리고 떼쓰고 울부짖어도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울부짖더라도 결국엔 언제나 우리를 더 좋은 길로, 하늘나라로 인도하시는 참된 목자 하느님을 믿으며 당신 손을 잡고 따라 나서길 바라십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제 앞에는 제가 너무나 받아들이기 힘든, 가고 싶지 않은 하느님의 뜻이, 하느님 의 초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앞에서 전 자주 그랬듯 울며 떼쓰고 어떻게든 빠져나가 보려고 합니다. 싫다고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그런 저에게 해주시는 말씀 같아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게 됩니다. 이 제 투정을 거두고 눈물을 거두고 아빠의 손을 잡고 따라나서야 할 듯합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언제나 우 리를 좋은 길로, 하늘길로 인도하시는 아빠의 사랑을 믿으면서 그 길을 따라나서는 하느님의 순수한 어린이가 되 기를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