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게 되면…
박요순 베드로 신부님(대사동 주임)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일전에 새벽미사를 봉 헌한 후 몇몇 신자와 해 장국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어느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간판에 쓰여 있는 문구가 또렷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생각을 바꾸면 결혼하게 됩니다.’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연중 제26주일, 오늘 복음의 말씀은 두 아들의 비유로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라는 아버지의 당부에 맏아들은 포도밭에 가기 싫다고 했지만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 다는 것이고, 다른 아들은 가겠다고 대답만 했지 포도밭 에 가지 않았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표현된 ‘생각을 바꾼다’는 의미로 번역된 그리스어 ‘메타노이아’는 회개를 뜻하는 말로 그 의미를 ‘방향을 바꾸다’, ‘생각을 바꾸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믿음의 여정을 걸어가면서도 그 방향성이 주 하느님께로 향하기보다는 나에게 사로잡혀 살다가 어느 순간 자비 로우시고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로 돌아가는(건너가는, 파스카)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회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로부터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치부되었던 세리와 창녀들이 오히려 예수님의 말씀과 그 가르침에 따라 자신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어 주님께로 향한 걸음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던 반면 에, 백성의 지도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그들의 완고함 때문에 생각을 바꿀 수도 없었 기에 진정한 회개의 길을 걸어가기가 수월치 않았을 것 입니다.
그렇다면 참된 겸손의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회개의 표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 록에 표현된 구절을 떠올려봅니다. “하느님 제가 저를 알게 하시고 당신을 알게 하소서. 다른 것은 필요 없습니 다.” 묵주기도 성월의 한 주간, 우리 모두가 겸손한 마음 으로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어렵고 힘든 상황들의 연속이지만 함께하고 있는 이들 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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