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부르심에 삶으로 응답하며
공현식 바오로 신부님(오룡동 성당)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서는 ‘두 아들의 비유’를 말씀 하십니다. 이 비유에서 자애 로운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마태21,28)라고 말 합니다. 그런데 작은 아들은 따른다고 해 놓고서 실제로는 모른 체합니다. 반대로 큰 아들은 처음 에는 아버지의 명령을 거절하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아버지의 뜻을 행합니다.
이 예수님의 비유처럼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 들을 당신의 포도밭으로 부르십니다. 그러나 우리 는 주님의 부르심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피하 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서 응하기도 합 니다. 또 때로는 작은 아들처럼 “예, 그렇게 하겠 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지만, 실제로는 충실히 그 분의 뜻을 실천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시 기 위해서 우리를 당신의 포도밭으로 부르십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나를 포도밭으로 부르신 것이 주 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계획임을 나중 에서야 깨닫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두 아들의 비유’를 들려주 심으로써 우리에게 죄인들의 회개와 하느님의 자 비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세리와 창녀들 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마태 21,31)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은총은 ‘죄인들의 회개’를 통하여 잘 드러납니다. “나는 의 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 9,13)는 예수 님의 말씀이 이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세 리와 창녀들처럼 비록 처음에는 ‘아버지의 뜻’을 멀리하고 거역했지만, 결국 돌아서서 그분의 뜻을 따르는 모습이 회개라고 하십니다.
성자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를 드러내시고 우리 죄인들을 회개로 이끄시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 주님께서는 이 점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 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 릴 것이다.”(에제 18,27)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죄인들 까지도 사랑하시고 그들의 회개를 기다리시는 당 신의 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회개를 통해 우리가 하느 님께 다시 돌아오도록 이끄십니다. 우리 역시 하느 님 앞에서는 죄인이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 를 위해 끝없이 사랑과 자비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십니다.
신앙인으로서 산다는 것은 그 어떤 상황 속에 서도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을 향해 한 걸음 한 걸 음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비록 부족 하고 나약하지만 주님의 도우심으로 변화되는 과 정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 님의 부르심에 삶으로 응답하며 성숙한 신앙인이 될 수 있기를 마음 모아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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