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는 대답은 잘도 한다.
전동기 유스티노 신부님(명지성당 주임)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니 는 대답은 잘도 한다.” 어릴 때 어머 니로부터 자주 듣던 말씀입니다. 대 답만 잘하지 실천이 없더라는 겁니 다. 어떻게 보면 별생각 없는, 어머 니에 대한 진정한 배려 없는, 나만 을 위한 마음 편한 무책임한 대답이 었습니다.
만일 부정적으로 대답하면, 이제 는 잔소리가(?) 길어지고, 결국 제 가 제압당하게 되겠죠. 그래서 순간 의 불편을 모면하기 위해서 바로 긍 정적으로 응답한 겁니다.
오늘 나오는 ‘두 아들의 비유’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제각기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고 일렀 습니다. 그런데 맏아들은 바로 싫다 고 합니다. 작은아들은 가겠다고만 하고 가지 않습니다. 결국 두 아들 모두 아버지의 말을 거부한 셈입니다. 가부장제 시대에 아들이 아버지 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맏아들 은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갑 니다. 그리하여 오늘 복음의 현장에 있던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 은, 두 아들 가운데 맏아들이 아버 지의 뜻을 실천했다고 예수님께 대 답합니다.
맏아들은 처음엔 포도원에 일하 러 가기 싫다고 했다가(하느님의 율 법을 거부한 삶을 산 세리와 창녀 들), “나중에는 생각을 바꾸어”(요 한을 믿고 회개하여) 아버지의 뜻을 따랐기에, 예수께서는 세리와 창녀 들이 먼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 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작은아들은 처음엔 “가겠 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하느님을 따른다며 자신만만하던 바리사이 와 율법 학자 등) 가지는 않았습니다.(요한을 거부)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아버지 의 요청에 “예”라고 답하고 그대로 실천하는 언행일치일 것입니다. 하 지만 오늘 두 아들의 비유는, 말이 냐 실천이냐, 기득권 고집이냐 회 개냐에 대한 것 같습니다. 대답은 “예”라 하고 실천을 안 하면 그것은 거짓이 되지만, 대답은 “아니오”라 하고 실천을 하면 애초에는 아버지 의 마음을 상하게 했지만, 그래도 그것은 거짓이라고는 볼 수 없고, 차라리 회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진리 앞에서 그동 안 지닌 그릇된 마음과 태도를 바꾸 어 회개할 줄 아는 융통성을 지니기 를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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