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세례는 몇 살 아이까지 가능할까?
최승환 요셉 신부님(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Q : 최 신부 잘 지내지? 나 00본당 김 신부야! 나도 궁금한 게 있어서 연락했어. 우리 본당에 긴 냉담을 풀고 다시 성당에 나오고 있는 젊은 부부와 어제 면담을 했어. 앞으로 열심히 신앙생활하기로 했는데 냉담하는 동안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 유아세례를 못 했다고...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아이도 세례를 받고 같이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고 하네. 근데 이런 경우에 초등학교 2학년인 이 아이에게 유아세례를 줄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성인세례를 주어야 하는지? 알고 싶어
A : 신부님 안녕하세요? 삼복더위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죠? 보내주신 질문 잘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질문의 요지는 ‘유아세례는 몇 살까지 받을 수 있느냐?’인 것 같아요. 잘 아시는 것처럼 유아세례는 자주 능력이 없는 유아기 아이들에게 부모의 신앙과 의지를 보고 예비자 교리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거행하는 세례성사입니다. 보통은 아이들이 태어나고 얼마 후1)에 유아세례를 거행합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경우처럼 아이들이 부모의 냉담으로 제때 유아세례를 받지 못하고 성장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들은 언제, 어떤 세례(유아세례/성인세례)를 주어야 할까요? 초등학교 2학년인데 유아세례를 줄 수 있을까요?
<교회법 제852조>
① 어른의 세례에 관한 교회법 조문에 있는 규정들은 유아기를 지나 이성의 사용을 하게 된 모든 이들에게 적용된다
교회법 제852조 1항에 나타난 것처럼 유아기 아이들 즉 이성의 사용을 못 하는 유아기 아이들에게는 유아세례를, 유아기를 지나 이성의 사용을 하는 사람에게는 성인세례를 거행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아기를 보통 초등학교 입학 전인만6세까지를 말합니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위 사례에서 말한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유아세례를 주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이라면 자주 능력이 있고 이성적으로 하느님을 알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성인세례를 거행해야 합니다.
1) 교회법 제867조에서는 아기들이 태어난 후 몇 주 내에 유아세례를 줄 수 있도록 부모와 사목자는 배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 어른입교예식서 제308항 참조
Q : 잘 알았네! 최 신부. 그러면 초등학교 2학년인 이 아이가 세례받기 위해서는 성인세례와 같이 예비자 교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거겠지?
A : 네, 이성의 사용이 가능한 나이가 되었으니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배우고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할 수 있도록 예비자 교리를 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나이 어린 친구를 성인 예비자반에 넣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 본당에 첫영성체 교리반이 있다면 그 친구들과 함께 첫영성체 교리를 배우게 하세요. 첫영성체 교리는 유아세례를 받은 아이들이 성장하여 이성적으로 하느님을 알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 하느님에 대해서 또 교회에 대해서 배우는 교리이니 이 교리를 듣는 것으로 예비자 교리의 과정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2) 그러고 나서 첫영성체 교리를 한 친구들이 첫영성체를 거행하는 날에 세례성사를 거행하시면 됩니다. 예식에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어른입교예식서”
- 제5장 교리교육을 받을 나이가 된 어린이들의 입교 예식(169p~203p)에 잘 나타나 있으니 예식서와 지침을 보시면서 초등학교 2학년 친구의 세례성사,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과 함께 첫영성체를 하면 됩니다.
Q : 최 신부, 그런데 보통 첫영성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하는데 이 친구는 초등학교 2학년인데 같이 해도 괜찮을까?
A : 교회법에 첫영성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교회법(보편법)에서는 “어린이들이 그리스도의 신비를 제 능력대로 이해하고 성체를 신앙과 신심으로 인식할 수 있을 때” (교회법 913조 참조) 첫영성체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규정한 개별법인 ‘한국천주교사목지침서’에서는 “10세 전후에 첫영성체를 하도록 부모와 사목자는 배려해야 한다.”라고(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 제82조) 규정하고 있습니다. 10세 전후에 할 수 있다고 했기에 주임 신부님의 판단에 따라 아이가 성체의 신앙과 신심을 인식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지면 2학년이더라도 첫영성체를 할 수 있습니다.
Q : 알았네, 그럼 정리해보면 이렇다는 거지?
- 세례받지 않은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본당 첫영성체 교리반에서 같이 교리를 받게 한다.
- 교리를 마치고 첫영성체 하는 날 초등학교 2학년 친구의 세례를 먼저 거행한 후 그날 나머지 친구들과 함께 첫영성체를 거행한다.
A : 네 그렇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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