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교훈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류재은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중흥 본당)
세상에는 참으로 좋은 말(명언)들이 많습니다. 말은 존재를 드러내기에 누가 하느냐에 따라 또 는 듣는 이가 어떤 처지 있느냐에 따라 그 무게가 결정됩니다. 말은 무게에 따라 금방 사라지기 도 긴 여운을 남기기도 때로는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성경 안에도 참으로 많은 말씀이 담겨있습니다. 성경의 내용 또한 읽는 사 람의 처지에 따라 그 무게가 달리 느껴집니다. 저도 그 무게를 느끼기 위해 내용에 집중하고 나 의 처지에 대입하면서 읽고 묵상해 왔습니다. 이런 저에게 오늘 예수님의 질문은 거기에만 머물 지 말라는 무거운 초대의 말씀으로 들립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시몬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 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분명히 군중과 제자들의 답은 다릅니다. 군중에게 ‘예수가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표 징만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알려주려 하십니다. 예 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예수님 자신을 내어주려고 하시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이들에게 자신을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성경을 읽을 때 예수님을 먼저 바라봅시다. 우리가 말씀의 내용과 자신의 처지만을 보려 한다 면 예수님을 얻으려 하기보단 표징만을 얻으려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교훈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아닌 이들에게 성경은 명언집이나 교훈을 주는 책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 성경은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을 얻는 책입니다. 말씀으로 성화된다는 것은 말 씀을 읽는 내가 하느님을 알아가며 종국에는 사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의 모습이 점점 하 느님께 스며들어 변화해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모상대로 창조되었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하느님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 존재의 성숙과 완성은 아버지의 은총에 달려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 이 나를 바꾸어 놓을 수 있도록 오늘도 말씀으로 사랑하며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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