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감나무 - 松竹/김철이 -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했거늘 강산이 바뀌길 다섯 차례 주인 잃은 슬픈 가슴에 찼음인가 늘어진 가지에 한 톨 감조차 찾아보기 힘들구나 까치밥으로 다 내어준 흔적일까 몇 십 년 세월 훌쩍 뛰어넘어 뒤늦게 찾아간 옛 주인 원망이라도 하듯 푸른 울음을 운다 무.. 개인♡시집 2013.03.01
꽃가루/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꽃가루 - 松竹/김철이 - 심술궂은 시어머니 호된 시집살이인양 매서운 혹한에서 벗어난 봄의 씨앗 금지옥엽 귀한 딸 시집보내듯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날려 보낸다 동지섣달 사슬에 묶여있던 기억 까맣게 잊은 채 보리수 붉은 부부애호 온 여름 갖은 생명 고이 품어 키워간다 사랑에 굶주.. 개인♡시집 2013.02.28
오합지졸烏合之卒/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오합지졸烏合之卒 - 松竹/김철이 - 세상도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지만, 인간 본성은 변함이 없어야 하거늘 돈과 명예에 시력을 잃는다 열을 가진 자 하나 가진 자의 것을 탐낸다 했던가 베푸는 마음 뒤로 감추고 텅 빈 영혼 채우려 한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지 못하듯 권좌에 오르다 보니.. 개인♡시집 2013.02.27
빙점氷點/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빙점氷點 - 松竹/김철이 - 인생살이 다 그런 거지 뭐, 말 몇 마디로 치부해 버리면 마음 상하지 않을 것을… 정녕 버리지 못한 아쉬움이 목을 조이니 통 숨을 쉴 수가 없다 마냥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 이승이 났다지만, 여우 머리로 살 것인지 호랑이 꼬리로 살 것인지 결정권조차 없.. 개인♡시집 2013.02.26
겨울 밤/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겨울 밤 - 松竹 / 김철이 - 길 잃은 낙엽들 쓸쓸한 심사 뉘라서 알리 울어도 한숨뿐인 철새들 하소연 시절의 칼춤에 송두리째 잘려나간다 초저녁 초승달 움츠린 걸음은 새벽을 달리고 시골집 처마 밑 고드름 눈길은 아침나절 따사로운 햇살 피하려 거꾸로 서서 밤을 지킨다 개인♡시집 2013.02.25
별빛 발자국/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별빛 발자국 - 松竹 / 김철이 - 허리띠 한껏 풀어놓고 놀아나 봄세 하늘이 보이지 않는 이 세상 애써 살아봐야 도로 그 자리 차라리 눈감고 밤길 걷다 보면 앞 못 보는 장님보단 낳겠지 총총걸음 걷는 밤하늘 별빛 발자국을 따라서… 개인♡시집 2012.07.18
탱자나무/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탱자나무 - 松竹 / 김철이 - 그 누가 되새겨도 찔리면, 피가 터질 듯한 냉정함 속에 초라한 향기로 남으리 피우지도 못할 꽃 가지로 남을지라도 한 시절의 혼으로 남겠네 노오란 열매를 잉태하려 심한 몸부림으로 겹친 속앓이 눈이 부셔 뜰 수가 없다 어디서 날아온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 개인♡시집 2012.07.05
결집結集 /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결집結集 - 松竹 / 김철이 - 미물微物이라 깔보지 마라 초라한 개미들 힘이라 할지라도 하나 둘 모이면 천하의 태산도 옮기겠네 생명은 먹이를 쫓는 법 거칠 것 없는 벌들의 날갯짓에 만물의 영장 인간들 간담肝膽조차 얼어붙게 하리 길가에 뒹구는 게 소똥인데 소홀함 하나 없이 굴러가는 소똥벌레 성.. 개인♡시집 2011.08.27
우수/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우수 - 松竹 / 김철이 - 지리산 기슭에 잔설은 노는데 산 까치 울음은 계곡에 잠기고 개구리 멱따는 소리 구천을 헤매는 혼인 양 지하 그늘에 *개걸스럽기 그지없으니 흐르던 물조차 쉬 흐르지 못하다가 널 그리는 소망이 무언의 기도로 찰 때면 사슬에 묶여 오금조차 때지 못하던 산천은 닫힌 입 크게 .. 개인♡시집 2011.08.25
모정의 세월/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모정의 세월 - 松竹 / 김철이 - 무엇을 안다고 열여덟 어린 나이에 고초苦楚 당초唐椒 시집살이 손끝에 물 마를 날 없었으니 갖은 풍상 여린 영혼에 묻어 포기마다 눈물로 울었고 소금 뿌린 가슴팍에 세긴 고충 뿌리마다 토양으로 남았다 하더이다 시시때때로 밀려드는 시련의 파도조차 싫다하지 않고 .. 개인♡시집 2011.08.20
무인도無人島/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무인도無人島 - 松竹 / 김철이 - 그 누가 지어놓은 이름일까 인적 없는 꽃섬, 거센 파도에 이유도 모른 채 밀려왔다 밀려간다 외로움에 겁먹은 새들 가슴으로 토해내는 울음은 어차피, 홀로 될 인생길을 대변하듯 빈 바다를 메운다 행여 찾아줄세라 기다리는 심정 더욱 아파 돌아서 가는 뱃고동 능숙한 .. 개인♡시집 2011.07.13
꽃씨/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꽃씨 - 松竹 / 김철이 - 어떤 꽃을 피울지도 모르면서 마음의 뜰을 열어 세상도 몰래, 꽃씨 하나 심었지요 세월이 무단히 흘러 이다음, 어느 계절에 어떤 향기로 남을는지 누구도 모르지만, 그것은 그 시대 그 계절을 맞는 자들의 몫이기에 하나 남김없이 돌려주고파 내 숨 쉬는 이곳에 천 년이고 만 년.. 개인♡시집 2011.07.11
사랑, 그리고 소망의 기도/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사랑, 그리고 소망의 기도 - 松竹 / 김철이 - 미리 예견된 인생이 존재하지 않음이 본래 인생살인 것을… 한자뿐인 마음 심心을 다스리지 못해 죽는 그 순간까지 고생의 문을 잠그지 못함이라 연습도 복습도 없는 인생살이 언저리 피는 저승 꽃 고이 피우려 두 손 모아보지만, 소망의 끈은 저만치 흘러.. 개인♡시집 2011.07.09
가족/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가족 - 松竹 / 김철이 - 까마득히 먼 곳에 홀로 서 있어도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있는 듯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영혼 속에 늘 함께 살아서 숨 쉬는 그 이름 살아가야 할 生이 다르기에 이승과 저승의 삶터에서 따로 살지만, 기쁘고 슬픈 일 있을 적에 먼 길 마다치 않고 단숨에 달려와 가슴으로 쓸어안는 .. 개인♡시집 2011.07.08
좋은 사람은/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좋은 사람은 - 松竹 / 김철이 - 만남이 좋은 사람은 그저 아무런 의미 없이 작은 마음속에 담아놓기만 하여도 큰 기쁨이 된다 만남이 좋은 사람은 임이 내 생각하지 않아도 내가 임 생각하지 않아도 오래된 친구처럼 늘 대화를 나눈다 만남이 좋은 사람은 임이 내 곁에 있지 않아도 내가 임 곁에 있지 않.. 개인♡시집 201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