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초 (꾼 중에서) 고향초 - 松竹 /김철이 - 뒷동산 아지랑이 오색 색실도 곱게 허황한 벌판 위 어여쁜 새봄을 꼬아 올릴 쯤 꿈을 꾸던 진달래꽃잎은 냇물 위 붉은 물을 들인다 개강에 검푸른 물안개 뽀얀 입김도 얇게 수양버들 그네타는 매미 소리 정겨워하고 분단장 곱게 하던 분꽃은 고향 떠난 뻐꾸기 슬픔 노래 넋을 .. 개인♡시집 2010.06.03
고향역 (꾼 중에서) 고향역 - 松竹 / 김철이 앙증맞은 개나리 노오란 꽃 삼지 대자연 관장하는 이 실실이 풀어놓고 굴뚝새 높은음 뒷동산에 올려놓으니 정 그리워 우는 기적소리 시샘을 한다 만나는 이 형님이요 스치는 이 다 누님이라 딱딱한 구내 나무의자 위에도 따뜻한 형제애가 넘쳐 흐른다 오고 가는 말길마다 쉬 잊.. 개인♡시집 2010.06.02
부초(浮草)(꾼 중에서) 부초(浮草) - 松竹 /김철이 - 이승에서 못다 이룬 어느 임께 향한 눈물겨운 그리움이 천상에서나마 이루려 애달게 피는 비운의 화신이련가 삼국통일 구실삼아 사비성 짓밟는 18만 나당 연합군 말발굽 거친 소리를 피해 나라님께 향한 충정으로 낙화암 깊은 물 속 아낌없이 내던지는 삼천 궁녀 넋이련가 .. 개인♡시집 2010.05.31
양귀비꽃 (꾼 중에서) 양귀비꽃 - 松竹 / 김철이 임 향한 그리움에 젖은 눈물처럼 우유빛 눈물이 되어 녹색 줄기 손 곱게도 타고 내려 원없는 하루를 피다 지는 삶의 물레를 돌린다 오월 단오 그네를 뛰는 성춘향 굳은 절개 닮으려 오월에 피는가… 가지 끝 하나로 피어 하늘을 우러러 검은 속 붉은 꽃 삼지를 연다 두 해 밖에.. 개인♡시집 2010.05.19
당신 (꾼 중에서) 당신 - 松竹 / 김철이 - 이 세상 올 때는 따로이 왔더라도 이 세상 떠날 땐 몇 십 년 마주 잡은 손 꼭 잡아 놓지 않고 가노라면 천리인지 만리인지 몰라도 정녕. 외롭지 않겠지요 세상살이 힘겨워 가슴앓이 할 때에도 살림살이 힘들어 속 울음 크게 울어 지칠 때에도 피맺힌 살점이라도 떼어 드릴지라 고.. 개인♡시집 2010.05.06
아내의 일기 (꾼 중에서) 아내의 일기 - 松竹 / 김철이 - 아내의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찢어 불사르면 무슨 향기가 날까… 어려운 살림살이 힘겨워 남몰래 꺼이꺼이 속 울음 크게 울어 아린 가슴 스스로 달래보던 모습일까… 사랑하는 이 아파하는 표정이 더욱 아파서 마음 저며 내리는 애잔한 그 표정일까… 연주 할 악보도 없.. 개인♡시집 2010.05.04
소망 (꾼 중에서) 소망 - 松竹 / 김철이 - 막 하루를 마감할 시간쯤 고운 빛깔로 피어나 하룻밤 하얗게 지새울 밤메꽃 작은 꽃잎에 수 십 년 해묶은 소망을 심어 하룻밤 고이 잠재운다 가장 먼저 새 세상을 감상이라도 하려는 듯 잉크빛 꽃물 한껏 머금은 채 하루의 창을 열어 세상에 바치는 나팔꽃처럼 어젯밤 고이 잠재.. 개인♡시집 2010.05.02
아침에 쓰는 일기 (꾼 중에서) 아침에 쓰는 일기 - 松竹 / 김철이 - 험한 세상 시련에 멍이라도 들은 것일까… 연한 잉크빛 꽃물로 곱게 단장하고 아침녘 하늘 향해 줄기 타고 오르는 나팔꽃 기도처럼 아침에 일기를 쓴다 이미 오래전 인고에 찌들어 버린 삼강오륜조차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멀리 물러나 신음하는 이즈음 아침에 우는 .. 개인♡시집 2010.04.30
등불(꾼 중에서) 등불 - 松竹 / 김철이 - 울고 웃는 인생사 기구한 사연들 낡은 양철지붕 처마밑 언저리 걸어두고 서민들 숱한 애환도 둘러앉은 걸상 위에 소중히 올려놓은 주막집 등불은, 술에 취한 듯 흔들대며 존다 오고 가는 걸쭉한 입담과 야담 속에 벽에 걸린 시계추 숨이 찬 다름질은 실망과 희망이 수없이 교차.. 개인♡시집 2010.04.27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꾼 중에서)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 松竹/김철이 - 그녀의 영혼이 떠나가신 뒤 내 육신 불행할까 생각했는데 그녀 떠나신지 불과 며칠 내 입가에 웃음꽃 만발하고 가슴엔 욕정이 불타오르니 내 진정 그녀를 생각하는가 불러보고 목놓아 통곡하여도 이젠 다시는 오지 못할 그녀 세월이 할퀴고 간 상처가 너무 크기.. 개인♡시집 2010.04.26
은방울꽃 (꾼 중에서) 은방울꽃 - 松竹 / 김철이 - 좁은 땅 넓게 넓히려 땅따먹기라도 하는 것일까… 갓난아기 마냥 옆으로 기며 자라는 하얀 꽃망울 모든 식물 보듬어 젖 물려 키워가는 대지의 고마움에 머리 숙여 피고 지는 작은 은초롱 너른 세상 외로울까 한 줄기 모태 삼아 여럿 닮은꼴 쌍둥이로 태어나는 순한 꽃 형제 .. 개인♡시집 2010.04.25
마지막 설경 (꾼 중에서) 마지막 설경 - 松竹 /김철이 - 바람은 아직도 찬데 표정조차 없는 새하얀 떡가루 가슴이 시릴 빈 나뭇가지 외로이 앉아 놀더니 어느새 시계추 다름질에 쫓겨 밀려난다 누구 하나 가라고 쫓아낸 것도 아닌데 이미 오래전 더운 온기조차 잃어버린 빈 들판에 소리도 작게 소복히 내려 쉬더니 이제, 다가 올.. 개인♡시집 2009.02.08
겨울비 (꾼 중에서) 겨울비 - 松竹 / 김철이 - 한 시절 풍요는 덧없는 시간 속으로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이고 어느 임의 기원인가 아침부터 진종일 비가 내리는데 머지않아 가슴을 파고들 초대하지 않은 객은 어느새 사립문 밖 저만치 서성이고 옷 벗은 대지는 불청객 큰 위세에 오금이 저린다 황갈색 계절의 화려한 매.. 개인♡시집 2009.02.06
길잃은 사슴 (꾼 중에서) 길잃은 사슴 - 松竹 / 김철이 - 옷 벗은 겨울나무는 진갈색 가지를 떠는데 하늘나라 선녀들 곱게 찧어 내리는 새하얀 백설기련가… 온 산하 사뿐히 내려앉아 놀더니 금새, 새하얀 눈 산을 쌓는다 계절조차 잃었는가… 눈 내려 하얀 물이 든 산등성이 발 시린 고통마저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신발 벗은 .. 개인♡시집 2009.02.04
겨울 애상 (꾼 중에서) 겨울 애상 - 松竹 / 김철이 - 흰 눈 내려 고운 날 털옷 입은 부엉이 쉰 목소리 곱게 다듬어 걸맞지 않은 낮의 애창 가를 불러 되지만 때 잃어 고향 찾지 못한 철새는 눈물이 나도록 새하얀 눈 위에 시린 발자국을 새긴다 부평초처럼 덧없이 흘러가 버린 세월에 대한 그리움인가… 이미 황갈색으로 퇴색해.. 개인♡시집 2009.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