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사슴
- 松竹 / 김철이 -
옷 벗은 겨울나무는 진갈색 가지를 떠는데
하늘나라 선녀들 곱게 찧어 내리는 새하얀 백설기련가…
온 산하 사뿐히 내려앉아 놀더니 금새,
새하얀 눈 산을 쌓는다
계절조차 잃었는가…
눈 내려 하얀 물이 든 산등성이
발 시린 고통마저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신발 벗은 사슴 두 마리 때늦은 먹이를 찾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옷 벗은 겨울나무는 흰색 외투를 걸치는데
등창 시린 이 외로움은 더욱 짙어만 가고
심정도 모르는 눈바람은 거센 위세만 높이 세워간다
해는 지려 서산에 머무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쩍새 이른 울음
회색빛 눈물로 흐르고
둥지를 찾지 못한 두 마리 사슴,
태산처럼 밀려드는 서글픔에 땅 꺼지는 큰 한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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