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 松竹 / 김철이 -
한 시절 풍요는
덧없는 시간 속으로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이고
어느 임의 기원인가
아침부터 진종일 비가 내리는데
머지않아 가슴을 파고들 초대하지 않은 객은
어느새 사립문 밖 저만치 서성이고
옷 벗은 대지는
불청객 큰 위세에 오금이 저린다
황갈색 계절의 화려한 매력에 빠져
고향 찾지 못한 철새는
온 종일 눈물 없는 울음을 울고
심정도 모르는 갈대는 느긋한 노래를 하는데
얼음처럼 차갑고 냉혹하기 그지없는
위세 높은 계절의 객들
한겨울 재촉하는 빗물에 회색빛 한가로움을 씻어
옷 벗은 나뭇가지마다 널어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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