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씨 (꾼 중에서) 봄씨 - 松竹/김철이 - 시절의 패잔병이라도 된 듯 추운 잔바람 나뭇가지 속살을 파고드는데 먼 여행을 떠났던 빛새 몇 마리 부리도 곱게 언 땅 쪼아 노오란 개나리 봄씨를 심는다 몇 중대 몇 소대 소속일까… 선전포고도 없이 침범한 잔설 장진도 하지 않은 총탄을 마구 퍼부어 빠알간 진달래 봄씨를 피.. 개인♡시집 2008.06.17
봄을 기다리는 마음 (꾼 중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 - 松竹/김철이 - 남풍불어 고운 날 산 넘어 강촌마을에 소박한 마음 키워 살던 노란 치마 흰 저고리 곱게 차려입은 앞마을 연분홍 예쁜 처녀, 시집을 간다 신랑은 어떤 모습일까… 진분홍 바지저고리 고름도 우습게 다물지 못해 벌어진 입가 푸른 물이 맴돌고 뒷마을 진분홍 총각, .. 개인♡시집 2008.06.16
봄뜰에 쓰는 편지 (꾼 중에서) 봄뜰에 쓰는 편지 - 松竹/김철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몰라도 빈 가슴으로 살아온 몇 달 연둣빛 물감을 고이 풀어 하루하루 수를 놓아 가득 채워주셨지요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허허벌판 너른 품에 떨고 섰는 나뭇가지 레몬빛 T샤스 곱게 입히고 풀내음 짙은 청바지 차려 입혀 나들이 보내셨죠.. 개인♡시집 2008.06.15
사월의 봄비(1) (꾼 중에서) 사월의 봄비(1) - 松竹 / 김철이 - 토닥토닥 낮잠 자는 어느 시인의 단잠을 깨우는 소리 하늘 계신 울 엄마 내 어릴 적 콧노래 흥얼대며 재워주시던 그 사랑의 손길인가…? 깜짝 놀라 눈을 뜬다. 벌써 반평생 살아버린 젊지 못한 육신은 일기예보인 양 주절거리며 온 대지 스며드는 사월의 봄비처럼 등 데.. 개인♡시집 2008.06.14
봄나들이 (꾼 중에서) 봄나들이 - 松竹/김철이 - 한 시절 가슴 시려 놀지 못한 한이라도 풀려는 것일까… 진달래 꽃물들인 꽃 버선 갈아신고 머지않아 찾아오실 임 마중 간다. 무향 무색의 아지랑이 곱게 꼬아 댕기 드리고 개나리 노란 꽃잎 머리핀 꽂아 어느 길 몰래 오실 그 임을 맞이하러 빈 들녘 서성인다. 하얀 낮 하얗게.. 개인♡시집 2008.06.13
봄 마중 (꾼 중에서) 봄 마중 - 松竹/김철이 - 당신이 오신다기에 동지섣달 가슴 시린 시집살이에도 장롱 밑 서랍 속 감춰놓았던 무명 꽃 버선 꺼내신고 뜬소문 숲길로 찾아가 보았으나 당신 모습 간곳없고 마파람 숨소리 거칠기 한이 없다. 당신이 그리워 옹기종기 주저앉아 온 겨울 들판에 놀던 진녹색 보릿고개 애달픈 .. 개인♡시집 2008.06.10
봄 (꾼 중에서) 봄 - 松竹/김철이 - 우리 엄마 언제 와서 날 깨우려나… 높새바람 불어오던 그날, 기억을 하는데 너무 긴 잠을 자다 눈 뜨니 아침이라 앞다투어 노란 껍질을 깨고 으시된다 몇 달을 가슴 아파 고뇌하던 수도자의 제복에서 피어나는 인간미처럼 혹한 속에 꼬옥, 꼬옥 감추다 더이상 숨길 수 없어 미안한 .. 개인♡시집 2008.06.09
꾼 (꾼 중에서) 꾼 - 松竹 /김철이 -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야 할 길 무엇이 그리도 가슴에 차지 않는가 허공에 실없이 흩어지고 말 몇 점 바람에 혼을 실어 토해낸다. 죽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사지에 무향의 향을 피워 제단을 차려놓고 외로운 무희가 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춤을 추어 바.. 개인♡시집 2008.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