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꾼 중에서) 따오기 - 松竹 / 김철이 - 삼복더위 싫어서일까… 세상 많은 여름을 피해 세 계절 수많은 하늘을 날다 동장군 허세도 더 높을 동지섣달 가슴 시린 하늘을 즐겨 난다 나이를 얼마나 많이 먹었으면 백발인가… 목에는 붉은 목도리 작게 두르고 머리엔 등홍색 베레모 눌러 쓴 채 몸에는 흰색 코트 곱게 차.. 개인♡시집 2009.01.31
겨울밤 (꾼 중에서) 겨울밤 - 松竹 / 김철이 - 소쩍새 슬피 울어 고독이 물드는 깊은밤에 옷 벗은 들녘은 가슴 시린 찬바람만 이는데 그 누가 급히 불러왔는가 눈곱조차 때지 못한 싸락눈 흰색 꼬리도 곱게 사각거린다 몇 달 며칠째 옷 한 벌 입지 못하고 까만 밤 하얗게 지새우던 황갈색 잎새도 오금이 저린 듯 불어오는 실.. 개인♡시집 2009.01.31
수선화 (꾼 중에서) 수선화 - 松竹 / 김철이 - 사랑에 목이 마른 탓일까… 습도 높은 대지 삶터 삼아 양파모양 둥근 모습 뿌리 손 깊게도 그 누구 하나 쉬 피려 하지 않는 동지섣달 슬하에 청하여 시집가려 노란 모습 흰 표정으로 필, 겨울 선구자 잘난 제 모습에 사랑을 느껴 귀한 제 목숨을 저버린 어느 나라 어느 민족 한 .. 개인♡시집 2009.01.28
백냥금 (꾼 중에서) 백냥금 - 松竹 /김철이 - 어느 시절 우연히 길을 가다 만난 앙증스러워 깨물고 싶어 남몰래 가슴에 담아온 그녀 고운 이름도 많건만 숱한 이름 다 버려두고 하필이면 왜, 백냥금이라 가시 돋쳐 불러달라 붉은 목소리 크게 부르짖는 그 사랑 부자가 되고픈 소망 때문이었을까… 백냥금이라 이름 지어 천.. 개인♡시집 2009.01.21
호롱불 (꾼 중에서) 호롱불 - 松竹 / 김철이 - 빗물을 한껏 머금은 하늘엔 울상이 되어버린 초생달 흰빛 눈물을 짙게 흘리고 야밤의 소야곡 지어 부르던 부엉이 노래는 더욱 짙어가는데 등불은 초라한 초가(草家) 좁은 안방 가득히 존다 불어오는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며 뒷단 밤을 지키던 수염 긴 옥수숫대 졸리는 실눈.. 개인♡시집 2009.01.12
에델바이스 (꾼 중에서) 에델바이스 - 松竹 / 김철이 - 흰 눈 내려 고운 곳 어느 나라 어느 산하 얼음집에 눈꽃을 닮은 소녀 외로이 살아 보는 이들 눈부시게 한다 변덕스런 신의 저주받아 마음 착한 천사의 신분 잃어버려 인간 세상 한 사람의 삶 속에 애달픈 사연 남모래 시를 적는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한 사람, 숨어 사는 .. 개인♡시집 2008.12.11
감나무 (꾼 중에서) 감나무 - 松竹 / 김철이 - 동지섣달 긴긴 밤을 허허벌판 기둥이 되어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누구를 그다지도 그리워하는 것일까 이미 죽어 말라버린 갈색 늙은 몸집 하나 또한 이미 죽어버린 생명으로 느껴지는 흙 알갱이 사방으로 뻗친 뿌리 손 움켜쥐고 다가올 먼 미래를 위해 손을 모으는 초라한 .. 개인♡시집 2008.12.05
추석 (꾼 중에서) 추석 - 松竹 / 김철이 - 정월 대보름 휘영청 밝은 달이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하얗게 밝혀 온 동네 총각, 처녀들 여린 가슴 한껏 설레게 한다. 뒷동산 삼돌네 밤나무 그늘아래 한껏 부풀어 오른 밤송이 가슴을 부끄러워 여미며 얼굴 붉혀 감싸 안을 쯤 숨바꼭질 숨이 차던 다람쥐 한 쌍 잘 익은 밤톨 양볼.. 개인♡시집 2008.12.05
산호수 (꾼 중에서) 산호수 - 松竹 /김철이 - 추운 계절이 싫어 더운 시절 그 품에 녹색 잎줄기 따라 갓난아기마냥 옆으로 땅을 기며 자란다 손대면 금방 이라도 톡! 하고 터져 나와 손안 가득 붉은 물감을 한도 없이 풀어놓을 것만 같아 머금은 붉은 미소 살며시 뒤로 감춘다 새도 아니면서 붉은 꽃부리 땅에 곱게 쪼아 유.. 개인♡시집 2008.12.01
고엽 (꾼 중에서) 고엽 - 松竹 / 김철이 - 사계를 살고파 얼음 풀려 내리는 봄의 향연 속에 한 시절 혹한에 떨던 마른 나뭇가지 위 연녹색 잎눈 열어 먼 훗날의 영광을 기다린다 온 유월 폭염속에서 지치지 않고 더운 가슴 더 크게 열어 삼복더위 노래하는 매미의 여름날 소나타 곡조 따라 진초록 뜀틀 위에 높이뛰기를 즐.. 개인♡시집 2008.11.27
가을향기 (꾼 중에서) 가을향기 - 松竹/김철이 - 이미 오래전 맺어진 약속인 양 몇 달 며칠을 더운 가슴으로 살던 눈에 들지 않는 그윽한 모습이 동창 틈 사이로 살며시, 고개를 들여 미는 몇 실바람 되어 손등을 간지럽히는 세 살배기 개구쟁이 수줍은 새색시 된 양 생기 돌던 녹색의 볼 위에 홍조 띤 큰 얼굴 잔등에 흐르던 .. 개인♡시집 2008.11.24
한 해의 가을은… (꾼 중에서) 한 해의 가을은… - 松竹 / 김철이 - 새해 벽두 이미 오래전 예언 된 것처럼 가슴 한가운데 피멍이 들고 상처가 깊어갈 거라고 한 해의 가을은 새싹을 피운다. 그리 짧지 않은 세월 속 언저리 집터를 닦고 눌러앉아 다가올 앞날의 이야기들을 실타래에 감으며 후년보다 더 예쁜 가을을 꾸며보리라 기약.. 개인♡시집 2008.11.23
가을밤(2) (꾼 중에서) 가을밤(2) - 松竹 / 김철이 - 북창 틈사이 으스레한 달빛은 희미하게 스며들어 생각이 많은 어느 뉘 마음의 벗이라도 되려는 듯 곁에 다소곳이 앉아 졸고 있다 외로워 손이라도 내밀면 닿을 듯 사랑하는 이 곁에 앉아 온갖 시중 다 들건만 마음 한 켠 비어 휭하니 바람이 일고 쓸쓸한 심정 헤아려 주는 노.. 개인♡시집 2008.11.18
가을밤(1) (꾼 중에서) 가을밤(1) - 松竹 / 김철이 - 온갖 시련과 역경 속에 온 정성 다 바쳐 한 해의 가을을 기원하던 소망이 사각거리는 갈대숲 언저리에 조용히, 무르익어 간다. 어느 어여쁜 여인의 화신인가 단풍잎 고운 빛깔 창 너머로 뜨거운 가슴 열어 피다 지다 반복하며 큰 노을빛 무지개로 또다시, 곱게 물이 든다. 동.. 개인♡시집 2008.11.06
가을 초 (꾼 중에서) 가을 초 - 松竹 / 김철이 - 욕심 많고 죄 많은 세상 한 끝자락 그리 짧지 않은 세월 단풍잎 가녀린 가슴에 고운 소망 꽃피려 몇 날 며칠 짙은 그리움으로 살아온 붉은 꽃이랑 뉘라서 알리오 그 진기한 세상원리 피어 영원히 지지 않을 몇 송이 꽃이 되려고도 빌어보았건만, 때가 오면 우리네 기억 속에 지.. 개인♡시집 2008.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