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그 자리/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도로 그 자리 - 松竹 / 김철이 -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흙 한 줌 움켜쥘 고사리 같은 손모가지 하나 남길 수 없건만, 눈에도 들지 않는 욕심 보따리 풀지 못해 억억되다 보니 고향 갈 길이 눈앞에 훤히 보이네 갖은 욕심 뱃속에 채워 채워봐야 들고 가지 못할 짐인 것을 뉘라서 두 번 .. 개인♡시집 2014.10.22
살인/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살인 - 松竹 / 김철이 - 세상사 살다 보면 순간마다 가슴을 파고드는 갖은 욕심 잘라 버릴 칼이 내게 있었다면 이 순간 내게 없었을 텐데 자신을 죽일 줄 아는 자 인생의 반은 성공했다 하듯 날 죽이지 못해 매 순간 널 죽여 날 보내주신 하늘에 죄를 지었으니 마른하늘 우러러 두렵기 그지.. 개인♡시집 2014.10.10
자식이란/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자식이란 - 松竹 / 김철이 - 하늘의 지엄하신 천명으로 첫 만남의 소중함 잊지 않으려 살과 피를 섞었으니 부모 연을 받들어 살아생전 효를 다한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쉬 꺼진다 할지라도 하늘과 땅과 같은 그 은혜 보답하려 성을 다해 모시다가 시묘살이 삼년 목 놓아 운다 살아생전 .. 개인♡시집 2014.09.30
천생연분/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천생연분 - 松竹 / 김철이 - 전생의 원수 연을 부부로 맺어주신 하늘의 큰 뜻은 세상 그 어느 향기보다 더 짙은 향으로 온 가슴 다 내어주라는 것이기에 나팔꽃 생을 닮아 늘 해를 그리며 살라는 것이 아니라, 또한 분꽃의 부끄러운 속잎처럼 늘 해를 등지라는 것이 아니라 낮길 해도 밤길 .. 개인♡시집 2014.09.25
나팔꽃 인생/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나팔꽃 인생 - 松竹 / 김철이 - 아침나절 잠시 피다 질 꽃이라 못내 아쉽기만 하건만 죽어 한 줌의 토양으로 흩어질 것이기에 나 여기 피노라 이슬 한 방울만큼 흘릴 수 없을 밤새 운 눈물이여 천지를 대신해 울어줄 이 없으니 나 여기 우노라 유수 같은 세월 굴렁쇠 바퀴로 구르다 보면 비.. 개인♡시집 2014.09.17
살殺 /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살殺 - 松竹 / 김철이 -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했던가 살점을 파고드는 혹한이 두려워 텅 빈 들녘에 마음 내려놓는다 서산은 석양에 물들고 하늘의 만월은 갈 길 바쁜데 먹구름 끝자락 보이질 않으니 엉킨 실타래 풀어놓는다 명주수건 긴 자락 한 맺힌 한을 길게 늘여 정녕 못다 산 삶의.. 개인♡시집 2014.07.04
매화/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매화 - 松竹 / 김철이 - 엄동설한 모진 시집살이 잘도 견디어 줬구나 제철 잊지 않고 제 모습으로 피는 걸 보면 동지섣달 칼바람 등지고 엇길로 사는 시대에 도전하며 정의로 살았던 일지매 그 혼불로 다시 피는가 연분홍 고운 잎에 시절의 긴 사연을 적어 물오른 가지에 한 줄로 세워놓고 .. 개인♡시집 2014.06.16
청산 가자, 나비야/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청산 가자, 나비야 - 松竹 / 김철이 - 청산淸算 가자, 나비야 부초 같은 인생살이 가다가가다가 날 저물면 돌배고 한 잠자고 가자꾸나 산 넘고 물 건너다 한 포기 들풀 푸대접하면 들꽃에 쉬어가고 물결에 쉬어가자 인생살이 길다 한들 목적지가 코앞인데 마음에 묻은 때 유수 같은 세월에 .. 개인♡시집 2014.06.13
어머니의 그림자/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어머니의 그림자 - 松竹 / 김철이 - 어느 세월에 들은 듯한 애틋한 목소리 더운 여름밤 더운 바람을 타고 귀속을 들락거리는 음성의 정체는 생명 주신 내 어머니의 가련한 목소리 이제 그만 잊어주실 때도 되었으련만, 불효 말고 드린 게 없는데 무슨 미련 그리 많아 어찌하여 여태 잊지 못.. 개인♡시집 2014.06.11
왕비복/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왕비복 - 松竹 / 김철이 - 여인의 여린 심사 홍색 자락에 숨기고 하늘이 내린 국모國母로 살더라 용상龍床에 못지않은 권세 부러움과 칭송이 자자하건만, 늘 외롭고 두려운 심정 가눌 길 없어 주인 모신 몸 머리를 숙인다 땅 파고 흙 매는 한이 있어도 차라리 여가의 여인으로 살아봤으면 .. 개인♡시집 2014.06.05
곤룡포袞龍袍/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곤룡포袞龍袍 - 松竹/김철이 - 금지옥엽 귀하신 몸이라 누구 하나 감히 범접犯接을 못하건만, 늘 외로운 심사 거둘 길 없으리라 용상에 오른 자 주군主君으로 모신 죄로 만백성 진언進言에 촉각을 곤두세우길 수백 년 눈부신 비단에 용의 발톱 수라 만인이 부러워 고개 숙여 우러러보건만.. 개인♡시집 2014.03.11
가면극假面劇/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가면극假面劇 - 松竹/김철이 - 얽히는 발걸음도 없이 시절은 가고 동풍이 부니 한해 봄이 시작됨이야 그 누가 막을쏘냐 이승에 살 적 못다 한 말은 태산인데 입이 있으나 말 한마디 전할 길이 없구나 마음 열지 못한 혼령의 기운 가면 쓴 이에게 깃드니 영혼의 사설과 애환이 되고 다 살지 .. 개인♡시집 2014.03.11
해바라기/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해바라기 - 松竹/김철이 - 하루 한나절 돌고 돌아봐야 기껏 제자리인 것을 임을 향한 열정만은 세상 제일이더라 온 여름을 품에 안고 사는 삶이라 식을 줄 모르는 열정으로 살지만 사모하는 이 고개 돌려 늘 외면하니 슬픈 심노深怒 노란 꽃 옆으로 피누나 있는 욕심 없는 욕심 다 부려보.. 개인♡시집 2014.03.11
모기/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모기 - 松竹/김철이 - 해 밝은 대낮엔 어디에 숨을까 초저녁 달그림자 땅에 내리고 열대야 극성이 시작될 무렵 홀연히 등장하는 밤의 불청객 서부 활극시대도 아니련만 쌍권총 손에 들지 않고 만물의 영장 위협하며 야밤을 배회하는 어둠의 무법자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야밤을 틈타 누구.. 개인♡시집 2014.03.11
개미/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개미 - 松竹/김철이 - 땅을 기는 미물이라 쉬 얕보지 마라 미흡한 힘이지만, 하나 둘 모이면 감당할 자 뉘던고 모습도 많아 전 세계 일만 가지 그래도 충애忠愛심은 남달라 여왕에게 충성하고 가족애 애틋하니 하늘의 천복을 받았음인지 등창에 날개가 돋고 둘도 부족했음인지 여섯 다리.. 개인♡시집 201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