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가는 바다/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잃어가는 바다 松竹/김철이 세상 처음부터 끝날까지 굳은 자존심 굽히지 않고 온갖 생명의 젖줄로 본분을 다하려 심려를 다 기울인다 물새들 구성진 울음마다 지내온 세월 묻어놓고 그 누가 알세라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사계를 음미한다 언제부터인가 인력의 검은 손길, 수시로 들락.. 개인♡시집 2016.04.01
겨울 수채화/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겨울 수채화 松竹/김철이 언덕은 얼어붙는데 무엇에 신이 났는지 개구쟁이 아이들 대자연 미끄럼을 탄다 무슨 죄라도 지었는지 곱게 단장한 방패연 채울 것 없는 허공으로 달아나려 하고 얼레는 쥐락펴락 연을 희롱한다 그리움에 지친 들 까치는 가지에 홀로 남은 까치밥 하나에 눈물도 .. 개인♡시집 2016.03.30
가을비로 쓰는 편지/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가을비로 쓰는 편지 松竹/김철이 머지않아 퇴색되어 버릴 기억이라 못내 아쉽지만, 떠나갈 길이 너무 멀어 정표 한 장으로 마음을 접는다 엮어야 할 사연이 너무 많아 붓 한 자루 손에 든 채 먹물도 묻히지 못하고 가는 시절에 이별을 고한다 가는 세월 무정타 울지 말고 찾아오는 것에 대.. 개인♡시집 2016.03.07
고독/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고독 松竹/김철이 거친 갈까마귀 숨결마저 잠드는데 부엉이 울음의 득세는 온 산기슭 울리고 산안개 독백의 기원을 올린다 뉘라서 거역하리오 당면한 이 순간을 꽃으로 피고 싶은 소망이련가 강둑 물보라 고요히 피어난다 붉은 노을 서산에 지고 동창의 달은 밤하늘 한가로운데 소쩍새 .. 개인♡시집 2016.03.04
빈 의자/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빈 의자 松竹/김철이 아직도 봄은 멀었는데 몇 줌 흙 알갱이 젖줄 삼아 고개 내밀고 몰래 핀 바람꽃 소박한 미소에 반해버린 마파람 갈 길 잃고 살며시 주저앉는다 먼 길 가던 나그네 한순간 쉬어가라 마음 넉넉한 이 마련해 둔 곳이기에 먼 하늘 멀다 않고 흘러가던 구름, 동여맨 허리띠 .. 개인♡시집 2016.02.29
인동초忍冬草 2/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인동초忍冬草 2 松竹/김철이 겨울에 피는 꽃이여 그대는 왜 영혼마저 버리려 하는가 호시절好時節 다 놓아두고 엄동설한 추운 계절에 피려 하심이 설원雪原 속에 사는 생이라 서러워 마소 덩굴로 여는 끈질긴 생명 뉘라서 그 앞길 막으리 동지섣달 시집살이 한도 많고 원도 많으련만, 희.. 개인♡시집 2016.02.26
가시나무/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가시나무 松竹/김철이 누구 하나 초대하지 않은 걸음이지만, 쉬 포기할 수 없는 생이라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둥근 삶을 추구하려 하나 네모진 모습 탓에 동그라미 마음을 그리지 못하니 세상만사 아쉽기가 표현할 길 없구나 가시 돋친 어두語頭 이미 몸에 베여버린 이중성으로 타인들의.. 개인♡시집 2016.02.25
가을날의 소묘掃墓/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가을날의 소묘掃墓 松竹/김철이 쥐구멍 같은 공간으로 들여다본 하늘은 더 높아 간다 세상 풍상에 곰삭아 절로 피는 저승꽃인 양 곁눈으로 바라본 나뭇가지마다 나뭇잎이 절로 말라비틀어진다 나의 인생별 다름없으니 저와 같겠지 참아야 할 순간을 참지 못해 오늘 같은 이 순간을 맞이.. 개인♡시집 2016.02.22
허상/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허상 松竹/김철이 작은 눈 속의 큰 세상이라 벅찬 가슴에 품은 욕망 한 해의 소망으로 빌어보련만 고개 돌려 외면하기 일쑤다 근본이 야박한 게 인심이라 등 뒤에 감춘 속셈 헤아릴 길 없어 가진 본심 열어 한 걸음 다가서니 세상은 저만치 이별을 고한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에 속속들이 .. 개인♡시집 2016.02.17
강물의 깊이에서/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강물의 깊이에서 - 松竹/김철이 - 잘 사느냐 못 사느냐 판단의 몫은 먼 훗날 하늘의 것이겠지만, 넉넉한 마음 지녔을 땐 너를 볼 수 있는 눈이 없었음이라 갖은 핑계 태산 같더니만 너를 향한 나의 소망이었을까 세상 철퇴 맞아 피 흘렸을 적에 너는 찢어진 가슴 부여안고 눈물조차 흘리지 .. 개인♡시집 2016.02.16
옹담샘/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옹달샘 - 松竹/김철이 -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 여 짓 걸어온 인생 뒤돌아보니 한 방울 물도 고임이 없네 어제 본 듯 화려했던 인생사 눈앞을 심히 유혹함이 희미한 달빛 아래 흘러내리고 쪽 창을 열고 뛰어드는 목소리 놓아라, 놓아야 얻나니 귓전을 후려친다 허탈한 심사 가눌 길 없.. 개인♡시집 2016.02.12
만질 수 없는 사랑/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만질 수 없는 사랑 - 松竹/김철이 - 세상사 인연 중에 둘도 없을 만남이라 입에 침이 마르지만, 속가슴 열병을 앓는다 태산 같은 그리움 주체할 길 없으나 마음 전할 표현이 부족하니 저만치 물러나 앉는다 놓고 보기만 하여도 부족한 임이라 손대면 터질까 두렵기만 한데 몰라주는 마음 .. 개인♡시집 2016.02.11
꽃들은 입술로 말하지 않으리/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꽃들은 입술로 말하지 않으리 - 松竹/김철이 - 냉혹한 현실 속에 가슴이 숯검정이 되어도 봄 뜰에 화신은 찾아오고 비어 있는 공간을 절로 채운다 거치래가 아닌 한 점 티도 없을 깨끗한 꽃 심 열어 온 유월 지친 이들의 본능을 연다 세월은 유수라 다하지 못한 본분을 아쉬워하며 점차 비.. 개인♡시집 2016.02.01
절구/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절구 - 松竹/김철이 - 어릴 적 할머니 날 안으시고 저 하늘 저 달 속 토끼 두 마리 마주 서서 떡방아 곱게 쪄서 하늘 아래 눈떡 내려주었던 그 전설 속 이야기 명절날 어머니 거친 손길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쿵덕궁 쿵덕궁 소리도 요란히 절굿공이 따라 시소를 타던 정겨운 요람, 사방에 .. 개인♡시집 2016.01.25
늦가을에 쓰는 일기/제 2시집 영혼의 오솔길 중에서 늦가을에 쓰는 일기 - 松竹/김철이 - 먼 세월 속 인연이라 기억조차 희미해 떠오르지 않는 이, 문득 생각나 퇴색되어 버린 단풍잎 끝자락 무딘 붓끝을 적신다 행여 소식이나 전할까 멀어진 추억, 한데 불러 모아 늦은 모닥불 피워놓고 은행잎 고운 글씨로 빛바랜 사연을 적는다 우정 삼아 .. 개인♡시집 201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