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松竹/김철이
아직도 봄은 멀었는데
몇 줌 흙 알갱이 젖줄 삼아
고개 내밀고 몰래 핀 바람꽃
소박한 미소에 반해버린 마파람
갈 길 잃고 살며시 주저앉는다
먼 길 가던 나그네 한순간 쉬어가라
마음 넉넉한 이 마련해 둔 곳이기에
먼 하늘 멀다 않고 흘러가던 구름,
동여맨 허리띠 쉬 풀어놓고
한가로운 마음 내려놓는다
주인 잃은 독백인가
처절하게도 외롭더니
세상은 늘 공평한 것이라
슬픈 기억 세월의 풍상 속에 다 묻어버리고
따스한 온기를 전해줄 새 주인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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