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구 39

하느님 백성의 품격 | 장병철 바오로 신부님(초중 본당)

하느님 백성의 품격                                                       장병철  바오로 신부님(초중 본당)  사람의 품성과 인격을 말할 때 품 격이라는 말을 씁니다. 세상에는 지 위나 책무에 따라 그 기대치를 충족 시켜 줌으로써 그 품격을 증명하는 이들도 있지만 반대로 그만한 품격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품격은 하느님 백성인 우리에게도 요구됩니다. 하느님 백성 의 품격은 무엇을 말할까요? 그것을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에서 유추해 볼 수 있 는데요, 그것은 먼저 하느님의 법을 실천하는 것입니 다. 오늘 신명기의 제1독서는 하느님의 명령을 지키고 실천할 때 다른 민족들이 그것을 보고 위대한 백성, 지 혜롭고 슬기로운 백성이라고 칭송할 것이..

사제의 공간 2024.09.02

빵공장 빵 | 양윤성 다윗 신부님(연수동 본당)

빵공장 빵                                             양윤성  다윗 신부님(연수동 본당)  예전에 청소년사목국에서 근무할 때, 또래사도라는 청소년들과 매년 필리핀의 가난한 마을을 찾아갔었습니다. 그 마을에서 활동했던 여러 프로그램 중에 3살에서 5살 되는 어린 아기들을 위함 무료 급식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있는데 음식을 나누어주는 공소의 철문에 바짝 붙어서 밥을 먹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같은 또래의 아 이를 보았습니다. 철문 하나를 사이에 놓고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밥 먹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아이에게 음식을 줄 수 없었습니다. 그 아이는 무료급식 프로그 램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음식을 줄..

사제의 공간 2024.08.10

신앙의 지팡이 | 오동영 모세 신부님(수동 본당)

신앙의 지팡이                                                                오동영  모세 신부님(수동 본당)  우리는 인생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국민 노래 하숙생에서는 ‘정처 없이 흘러가는 나그네 인 생길’이라 하였지만, 신앙인인 우리는 목적지가 분명한 하느님 나라 순례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 순례 여정은 한판 대결처럼 단숨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저마다 간난신고와 희로 애락을 겪으며 매일매일 그만큼의 수고로움으로 걸어야 하는 길이고, 그만큼의 인내로 견뎌야 오동영 모세 신부 수동 본당 하는 매우 어려운 여정입니다. 순례길 인생 여정에서 우리는 하느님 섭리 은총으로 주님의 제자가 되어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처..

사제의 공간 2024.07.15

왜 그럴까? | 장홍훈 세르지오 신부님(양업고등학교 교장)

왜 그럴까?                                                  장홍훈  세르지오 신부님(양업고등학교 교장)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 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 어나다니!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 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새,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이 누이 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서 살고 있지 않는가?’”(마르 6,2-4) 예수님께서는 고향을 방문하신 안식일에 나자렛 회 당에서 가르치셨다. 고향 사람들은 먼저 놀라워하면서 도 동시에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왜 그럴까? 고향 사람들은 왜 예수님을 기쁘게 맞이 하지 못하는 걸까? 함께 잔치를 베풀고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할 가까운 이웃들이 대체 왜 ..

사제의 공간 2024.07.05

내적 생명력을 가로막지 않는 믿음 | 구윤회 안토니오 신부님(모충동 본당)

내적 생명력을 가로막지 않는 믿음                                                                 구윤회  안토니오 신부님(모충동 본당)  오늘 전례는 전체적으로 하느님의 절대주권을 강조합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당신 계획을 인 간의 역사 속에 완전히 자유롭게 실현하십니다. 인간들이 자주 당신 뜻에 어긋나는 응답을 할 지라도 그에 구애받지 않으십니다. 아니 오히려 당신 계획을 자주 바꾸십니다. 그리하여 주님 이 인간의 모든 생활과 행동에 결정적 요소가 되심을 인식시키려 하십니다. 이러한 점은 오늘 마르코 복음에 나오는 두 개의 씨 뿌리는 비유에서 더욱 명백히 드러납니다. 또한 하느님의 도 우심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 인간의 나약성을 고백하는 본..

사제의 공간 2024.06.14

“내 몸 안에도 성령의 바람이 부는 장기가 있다.” | 박창환 가밀로 신부님(성모꽃마을 원장)

“내 몸 안에도 성령의 바람이 부는 장기가 있다.”                                                                                 박창환 가밀로 신부님(성모꽃마을 원장)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사도행전 2장 1절에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각 사람에게 성령이 내리셨다”라고 나옵니다. 그러더니 사도들의 말이 각 나라 말로 들리는 놀라운 일이 벌 어지면서 3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양하며 회개와 함께 세 례를 받습니다. 이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 자리에서 성령의 바람이 분 것이죠. 예수님을 못 박아 죽이라고 외친 악한 사람들이 성령의 바람이 불자 모두 회개했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우리 몸 안에도 ..

사제의 공간 2024.05.19

사랑에는 수고로움이 없다 |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내덕동 주교좌 본당)

사랑에는 수고로움이 없다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내덕동 주교좌 본당)   오래전 일입니다. 노인 요양원에 앞을 보지 못하시는 할아버지 한 분 이 계셨는데 앞을 못 보시니 거동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주 방 한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계셨습 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리가 없으셔 서 휠체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할 아버지께서 그 방에 오시게 되었습 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 방은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시는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밀고 외부 출입을 시작한 것입니다. 하반신이 없는 할아버지는 앞을 보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통해 혼자서 휠체어를 굴리기 힘들어하는 불편을 이겨내게 되었고, 앞을 보 ..

사제의 공간 2024.05.02

착한 목자 | 박헌일 필립보 신부님(교구 성소국장)

착한 목자 박헌일 필립보 신부님(교구 성소국장) 이스라엘 민족은 목축을 하는 민족 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고향 칼데 아 우르를 떠날 때 그는 가족과 함께 양들을 이끌고 떠났습니다. 이곳저 곳을 떠도는 유목민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향해 길일 나서는 교 회 공동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 다. 척박한 땅에서 목축을 한다는 것 은 여러 가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약탈하는 도 둑과 양들을 물어가는 이리들과도 싸워야 하고 무엇보 다 물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오로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믿음 안에서 약속의 땅으로 걸어갑니다. 고령의 나이에도 하느님 께서는 사라와의 사이에서 이사악을 주셨고 야곱의 자 손들을 한 민족이 되게 하셨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초 기 성조들의 삶은 ..

사제의 공간 2024.04.23

성주간 | 손병익 루카 신부님(괴산 본당)

성주간 손병익 루카 신부님(괴산 본당)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토 요일까지 한 주간을 “성주간”이라고 합니다. 성주간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 음을 묵상하는 주간으로 가톨릭교회 의 전례주년 가운데 가장 거룩한 한 주 간입니다. 이 주간에 교회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신 하느 님의 구원 신비에 특별한 방식으로 참 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례주년 전 체의 정점을 이루는 성주간 전례는 예수님 생애의 마지 막에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고 묵상하는 가운데서 예수 님의 부활을 맞이하도록 해 줍니다. 예수님이 어린 나귀에 올라앉으셔서 예루살렘으로 향하셨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겉옷을 길에 깔았 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잎이 많은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았습니다. 그리고 “호산나! 주님의 이름..

사제의 공간 2024.03.24

죽어야 산다 | 최상훈 디모테오 신부님(서운동 본당)

죽어야 산다 최상훈 디모테오 신부님(서운동 본당) 사순 제5주일입니다. 눈앞에 다가온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바라보면서, 오늘 독서와 복음은 교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파스카 신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줍니다. 예수님을 통한 신앙 생활이란 막연한 결심, 아니면 단순히 ‘잘 살아야 하는데…’가 아니라 파스카 신비를 이해하고 그 삶으로 초대받는 신비의 여정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축제에 예배드리러 온 그리스 사람 몇 명이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라고 청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만나서 얘기하지 않으시고 마치 독백처럼 밀알 이야기를 하십니 다. “밀알 하나가 떨어져 죽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인생의 본질, 예수의 정체, 파스카 신비는 인간의 ..

사제의 공간 2024.03.15

빛이신 예수 | 김남오 알로이시오 신부님(지현동 본당)

빛이신 예수 김남오 알로이시오 신부님(지현동 본당) †찬미 예수님! 주님의 축복을 빕니 다. 오늘은 사순 제4주일입니다. 오 늘 복음 묵상의 주제는 빛이신 예수님 을 찾아온 니고데모처럼 우리도 빛을 찾아 나서자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유대교 랍비인 니고데모와 예수님의 대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유대 교 지도자들과는 달리 니고데모는 예 수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믿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동료들이 두려워 공공연히 예수님을 지지할 수는 없었 습니다. 결국 그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한밤중에 예 수님을 찾아와서 가르침을 듣고자 합니다. 예수님과 니 고데모의 대화 주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는 새로 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 나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광야의 구리 뱀처럼 높이 들..

사제의 공간 2024.03.07

겁먹고 비겁하지 않기를 | 안광성 타대오 신부님(교현동 본당)

겁먹고 비겁하지 않기를 안광성 타대오 신부님(교현동 본당) 새로 바뀐 교구 규정에 따라 소위 현 직 원로 신부들도 교구 주보 강론 당 번을 하게 되어 은경축 이후 오랜만 에 주보 강론을 맡게 되었습니다. 오 늘 사순 제3주일 복음으로 들려진 내 용은 예수님의 성전 정화입니다. 당시 종교적 부조리의 끝판이라 할 수 있는 성전 봉헌 예물 관행은 상상을 초월하 는 타락의 정점이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어렵고 힘겨 운 삶을 살아가는 민중들이었는데 기득권층들은 하느 님의 규정을 따라 살아가려는 그들의 신실함을 역 이용 하여 규정보다도 훨씬 큰 비용이 들어가도록 봉헌 관행 을 만들고 묵인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부당함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환전상들의 상을 둘러엎고 희생 제물이 될 동물들을 파는 상인들을 성전..

사제의 공간 2024.03.02

주님께서 미리 마련해 주신다 | 이중섭 마태오 신부님(엄정 본당)

주님께서 미리 마련해 주신다 이중섭 마태오 신부님(엄정 본당) 1994년, 전 세계의 언론과 방송들은 니콜라스 그린이라는 7살 미국 소년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이 소년은 이탈리아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던 중, 강도들의 총을 맞고 죽었다. 무장한 강 도들이 차와 돈을 탈취하려고 풀숲에서 숨어 기다리고 있다가 니콜라스 가족이 탄 차가 지나가자 총탄 세례를 퍼부었다. 다른 가족은 도망하는 데 성공했으나, 자동차 뒷좌석에 누워 잠들어 있던 니콜라스는 총탄을 여러 발 맞았다. 소년은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지고 말았다. 이 소식 을 들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분노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분노는 곧 놀라움과 찬양으로 바뀌 었다. 소년의 가족이 소년의 장기를 기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탈리아 사람 여덟 명..

사제의 공간 2024.02.26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마르 1,41) | 박영봉 마태오 신부님(봉방동 본당)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마르 1,41) 박영봉 마태오 신부님(봉방동 본당)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오늘은 연중 제6주일입니다. 오늘 봉독된 제1독서, 레위기에서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누구든지 살갗에 악성 피부병 이 나타나면, 부정한 사람이므로,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풀고, ‘부정한 사람이오.’하고 외쳐야 한 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며, 무릎을 꿇고 “스승님께서는 하 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 어라.”고 하시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2월 11일은 영육간에 아픈 사람..

사제의 공간 2024.02.07

선택 | 장 건 알베르토 신부님(송절동 본당)

선택 장 건 알베르토 신부님(송절동 본당) †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이번 한 주간 다들 잘 지내셨습니까? 이번 한 주간도 각자 삶의 자리에서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 주간에 있었던 많은 수고로움, 하느님께 봉헌하며 새로운 한 주간, 주님께 힘과 용기를 받으러 모이신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이 함 께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성경 전체의 주제를 하나로 요약하자면 그것은 ‘선택’입니다. 우리의 손은 두 개밖에 없어서, 우 리가 더 좋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은 특별한 것도 없는 당연한 모습입니 다. 특별히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곱씹는 구약성경 전체를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억하면서 실천할 때 주어지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생명과 자유, ..

사제의 공간 202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