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지팡이
오동영 모세 신부님(수동 본당)
우리는 인생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국민 노래 하숙생에서는 ‘정처 없이 흘러가는 나그네 인 생길’이라 하였지만, 신앙인인 우리는 목적지가 분명한 하느님 나라 순례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 순례 여정은 한판 대결처럼 단숨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저마다 간난신고와 희로 애락을 겪으며 매일매일 그만큼의 수고로움으로 걸어야 하는 길이고, 그만큼의 인내로 견뎌야 오동영 모세 신부 수동 본당 하는 매우 어려운 여정입니다.
순례길 인생 여정에서 우리는 하느님 섭리 은총으로 주님의 제자가 되어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스승께서 순례길 가는 제 자에게 뜻밖에 당부 말씀을 전하십니다. “너희는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 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마르6, 8). 이 말씀이 어렵게 들리는 것은 떠나는 순례를 말씀하시는 예수님과 달리 우 리는 머무는 순례를 생각하였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순례길은 짐이 가벼울수록 쉽게 떠날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챙긴 것으로 무거워진 짐은 걸음을 더디게 하고 마 음을 산란하게 하여 끝내 길을 떠날 수 없게 할 것입니다. 기댈 것이 많으면 하느님께 대한 의탁이 소홀해지고 하 느님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여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약한 믿음을 아시고 우리 손에 신앙이라는 지팡이를 꼭 쥐여주셨습니다. 순례자에게 지팡이 는 길을 헤쳐나가는 도구이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표지입니다, 우리는 순례길에 길잡이가 되고 힘이 되어 줄 말씀과 성사와 기도로 이루어진 신앙의 지팡이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하느님 말씀으로 유혹을 물리친(마태 4,1 11) 예수님 따라서, 성경 말씀을 읽고 쓰고 배우는 되새김으로 일상의 힘 얻는 말씀 지팡이를 잡으시길 바랍니다. 은총의 샘으로 이끌어 줄 성사의 지팡이는 영적 무장을 통해 우리를 보호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 지팡이는 우리가 예수님 제자로서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자라는 신원을 잊지 않게 할 것입니다.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과 성사와 기도라는 신앙의 지팡이는 인생 여정에 더없이 소중한 은총의 길라잡이가 될 것입니다. 이 신앙의 지팡이를 든든히 잡고 하느님 나라 향한 순례 여정에 성실한 신앙인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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