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燈)을 채웁시다. | 김현영 마태오 신부님(사직대건성당 성사담당)
등(燈)을 채웁시다. 김현영 마태오 신부님(사직대건성당 성사담당) 오늘 복음에는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우리가 등장합니다. 그날 과 그 시간을 모르는, 그렇지만 언 젠가 오실 그 분의 때를 기쁘게 기 다리고 있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어리석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우리 믿는 이들이 있습니다. 출발 때의 조건은 모두 똑같습니 다. 순수하고, 저마다의 등을 가지 고 있으며, 그분이 오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신랑이 늦어지자 조는 모습도 똑같습니다. 외치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것도 같습니다. 그 런데, 한밤중이었습니다. 등이 필 요합니다. 내 앞도 비추어야 하고, 오실 분의 앞길도 밝혀야 하는데, 어떤 이의 등에는 길을 밝힐 기름 이 없습니다.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말하는 것을 보니 처음에는 기름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