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만나는 하느님 나라
제가 일하는 이곳 노동사목에는 주일마다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찾 아옵니다. 외국어로 진행되는 미사 를 봉헌하고자 오는 친구들, 어려운 상황에 처해 도움을 청하러 오는 친 구들,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친구들 입니다. 또한 주일마다 운영되는 무 료진료소 도로시의 집을 찾아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무료진료소 도로시의 집은 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됩니다. 상시적으로 내과, 치과, 물리치료과 가 운영되며 한 달에 한 번 안과 진 료가 있고, 비정기적으로 건강검진 과 예방접종 등 이주노동자의 건강 과 관련된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습 니다. 주로 주중에 병원을 찾기 어려 운 친구들,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값 이 부담스러운 친구들, 한국어가 서 툴러 병원을 찾기 어려운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낯선 땅에서 몸이 아프 면 걱정이 배가 되기 마련인데, 그들 에게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진료소 를 운영할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감기에 걸린 친구의 통역을 하러 온 친구가 본인의 갑상선 이상을 발 견하기도 하고, 매달 약을 받으러 오 는 친구가 오지 않으면 혹시 무슨 일 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 고, 고혈압과 당뇨가 심했던 친구가 다이어트를 했다고 부쩍 날씬해진 모습으로 찾아오면 박수를 치며 함 께 웃기도 합니다. 도로시의 집은 몸 이 아픈 친구들의 마음도 어루만져 주는 공간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매 주 하느님 나라를 만나고 있습니다.
도로시의 집이 운영되기 시작한 지 어느새 16년이 되었습니다. 도로 시의 집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내 어주신 봉사자들과 따뜻한 마음으 로 후원해 주신 후원자들 덕분에 그 동안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었습니 다. 각 진료과의 의료 봉사자, 차트 정리를 도와주는 학생 봉사자, 통역 을 해주는 유학생 봉사자와 신라대 학교 치위생과 봉사자까지 매주 10 여 명의 봉사자가 도로시의 집에서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꾸준하고 든 든하게 이곳을 지켜주신 봉사자분 들께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한분 한분의 마음들이 얼마나 귀한 지 모르겠습니다.
오는 10월 28일, 도로시의 집 16 주년을 기념하여 모든 봉사자분들 과 후원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 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자 합니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자신의 마음과 정성 을 아낌없이 내어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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