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부산교구 516

누룩 | 시련이 왜 하느님의 은총인가?

시련이 왜 하느님의 은총인가? “선생님, 배추에 소금을 왜 뿌려 요?” “뻣뻣한 배추는 푸릇푸릇 싱싱 하게 자랐지만 뻣뻣한 그대로는 김 치가 될 수 없지. 소금을 켜켜이 뿌 려 진한 눈물 흘리고 나면 살강살강 아삭아삭 부서지지 않고 포기포기 돌돌 감은 맛있는 김치가 되지.” 인생을 살다 보면 시련이 간간이 온다. 인생의 파도! 넘기 힘든 큰 것 도 있고 비교적 수월한 것도 있다. 인간에게 시련 없는 인생은 없다. 가만히 살펴보면 인간이나 배추 나 사는 모습은 같다. 잘 자란 배추 에게 소금을 치면 살짝 숨이 죽는 다. 배추로서는 죽을 맛이다. 싱싱 한 배추는 끝없는 눈물을 흘린다. 절인 배추는 맑은 물에 두세 번 헹 구어져 소쿠리에 담긴다. 배추는 ‘아! 이제 시련이 끝났구나.’ 생각하 지만 천만의 말씀..

세대간 소통 2023.09.09

구하고 살리는 길 | 임석수 바오로 신부님(부산가톨릭음악교육원장 겸 교구 성음악감독)

구하고 살리는 길 임석수 바오로 신부님(부산가톨릭음악교육원장 겸 교구 성음악감독) 오늘 복음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자들 간의 관계에 대해서 말해주 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잘못했을 때 단둘이 만나서 그를 타 이르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한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고, 그들의 말 도 듣지 않으면 교회에 알리고, 그 래도 안 들으면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고 하십니다. 형제 를 쉽게 내쳐 버릴 것이 아니라, 어 떻게 해서든지 다시 얻기 위해서 최 선을 다하라는 것이며, 형제에 대한 깊은 사랑의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 자체만 떼어 놓고 보면 오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마치 나는 아무 잘못도 없고 상대방만 잘 못한 것으로 몰아가는 듯합니다. 모 든 것이 그의 잘못이고, 그래서 ..

사제의 공간 2023.09.09

세레나의 생활성가 선물 | 주님께서 불어 주시는 바람에_ 조용필 요한세례자 신부님(인천교구) 글 / 계만석 프란치스코 곡_ 성해랑 세레나(서면성당)

세레나의 생활성가 선물 | 주님께서 불어 주시는 바람에_ 조용필 요한세례자 신부님(인천교구) 글 / 계만석 프란치스코 곡_ 성해랑 세레나(서면성당) (클릭):http://www.catholicbusan.or.kr/index.php?mid=board_johnsong&document_srl=2146205 9월 7일 ‘푸른 하늘의 날’을 아시나요? 공식 명칭은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 기의 날’로 우리나라가 제안해 지정된 첫 유엔 공 식 기념일이며,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청정 대 기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지정된 날입니다. 대기가 없다면 하늘은 파랗지도, 빨갛지도 않다고 합니 다. 해를 거듭하며 최고치를 경신하는 폭염과, 폭우로 도시 가 물에 잠기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나약함을 깨..

성가 나눔터 2023.09.08

누룩 | 연애와 결혼

연애와 결혼 저는 비혼주의자였습니다. 어린 시절 자주 다투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태풍 속에서 언제 깨질지 모르는 흔들리는 유리창을 보는 것처럼 제 마음은 늘 위태롭고 불안했었습니다. 부모님의 혼인 생활은 행복하기보다는 우울하고 답답한 모습 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이란 하얀 웨딩드레스 를 입은 사진 속에서만 행복한 것이고 실상은 전쟁 터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친구로 알게 된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아 이보리색 스웨터를 입은 그에게는 비누 냄새가 은 은하게 났습니다. 아직 앳된 소년 모습에 장난기가 많은 그 친구는 제가 여자이니까 이래야 한다거나 본인이 남자니까 저래야 한다는 편견 없이 저를 아 주 편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를 통해 따뜻한 봄날에 얼음이 녹듯이 마음이 편안해져 ..

세대간 소통 2023.09.02

주님을 따르는 진정한 길이란? |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님(성지성당 주임)

주님을 따르는 진정한 길이란?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님(성지성당 주임) 예레미야 예언자는 하느님 말씀 을 전하다가 온갖 고초를 겪습니다. 돌아오는 것은 욕설과 조롱뿐이었 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느님을 향해 온갖 불평을 터뜨리고 하느님의 꾐 에 빠졌다며 한탄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비 웃고 놀리고 박해합니다. 이것이 예 언자가 당하는 운명입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어 보지만, 뼛속에 깊이 새 겨져 있는 하느님의 말씀에서 도망 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말 씀을 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열 정이 그를 사로잡았기 때문이었습 니다. 그래서 또다시 입을 열어 죽 음을 무릅쓰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 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님을 따르는 길은 수난의 길이며 십자..

사제의 공간 2023.09.02

주어진 운명대로 | 임형락 이냐시오 신부님(망미성당 주임)

주어진 운명대로 임형락 이냐시오 신부님(망미성당 주임) 여러분들은 하느님의 교회에서 무엇을 청합니까? “신앙을 청합니 다.” 신앙이 여러분들에게 무엇을 줍니까?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우리 교회가 주고자 하는 믿음은 감히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믿 음이자,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 이 생명(인생)을 거저 받았으니 하느 님의 자녀로 살아가자는 믿음입니 다. 따라서 우리가 받은 세례는 하 느님의 자녀임을 믿고 살겠다는 결 단의 예식이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는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 느냐?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고 하느냐?”라고 묻습니다. 이 두 질문은 예수님이 누구냐 하는 질문 입니다. 그런데 처음 질문은 일반적 으로 “세상 사람들이 주로 나를 어 떻게 알고 말들을 하느냐?”..

사제의 공간 2023.08.29

누룩 | 우리를 성장시켜주는 노동

우리를 성장시켜주는 노동 노동이란 단어는 저를 포함한 어 떤 이웃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곤 합 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 을 유지하려면 노동은 필수이며, 많 은 시간과 에너지를 노동에 소모하 며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부터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 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서 땅을 부 쳐 먹으며,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창세 3,17.19 참조) 죽을 때까지 생계유지를 위해 일해야 하는 것은 슬프기도 하지만 자아실현을 돕기 도 합니다. 노동은 인간의 생각과 마음에서 시작되어 행위로 표현되고 다시 인 간에게 돌아갑니다. 세상 대부분의 일자리들은 최종적으로 ‘누군가’ 또 는 ‘자신’을 대상으로 향합니다. 혼 자 일하는 업종들도 마찬가지로 결 국 ‘..

세대간 소통 2023.08.26

누룩 | 작지만 중요한 각자의 역할

작지만 중요한 각자의 역할 TV 야생 동물 프로그램을 보면 맹 수와 초식동물이 어우러져 일정한 규칙을 지키며 공존하는 아프리카 초원의 멋진 모습이 나온다. 많은 장면 중, 초식동물을 발견하여 잔뜩 웅크리고 지켜보고 있다가 어느 순 간 폭발적인 순발력을 발휘하여 멋 진 갈기를 휘날리며 질주한 끝에 먹 잇감을 낚아채는 사자의 모습은 탄 성을 자아내게 한다. 가히 백수의 왕이라는 칭호를 받을 만하다. 그러 나, 사냥 천재인 사자도 신체의 어 느 일부에 밸런스가 깨지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 기보다도 약한 다른 맹수의 공격을 받아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한 번 은 이빨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사 자가 먹지 못하니 힘이 없어 사냥도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하이에나 무리의 공격을 받아 힘 한번 못..

세대간 소통 2023.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