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부산교구 533

“어서 잔치에 오시오.” | 김성규 안드레아 신부님(반송성당 주임)

“어서 잔치에 오시오.” 김성규 안드레아 신부님(반송성당 주임)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단풍 나들 이와 함께 잔치가 많습니다. 혼인 잔 치도 빼놓을 수 없죠. 그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초대장을 받았을 때의 기분으로 마 음이 흐뭇해집니다. 그것은 그 기쁨 의 잔치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 리고 기억해 준다는 것입니다. 더군 다나 초대하는 사람, 특별한 잔치일 때는 그 기쁨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기쁨을 함 께 나누기 위해 우리를 초대하십니 다. 그러나 그분의 초대는 세상 기 준에서 볼 때 부담이 많습니다. 모 르고 사는 게 더 편할 때가 많다고 들 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사람들 도 편하고 욕망에 부합하는 생활, 계율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우상에 빠..

사제의 공간 2023.10.14

누룩 | 저는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

저는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군대 두 번 오니까 어때 요?”라는 질문을 들을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실제로는 “신부님은 전 역하면 어디로 가세요?”입니다. 그 런데 이 사실이 군인들에게는 굉장 히 부러운 일인가 봅니다. “저는 부산교구로 원복합니다.” 라는 대답을, 이들은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라고 알아듣습니다. 제 가 만나는 대부분의 군인들은 돌아 갈 곳이 없습니다. 지금 현재에 충 실하며, 국가에 충성하고자 하는 이들이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현실을 살아가는 중이기 때문 에 불안해합니다. 전역하고 나면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군이라는 곳이 원래 자유롭지 않 습니다. 딱딱합니다. 그리고 불안 한 곳입니다. 아직은 전쟁이 일어 나지 않았..

세대간 소통 2023.10.07

내 뜻을 비운 자리_이윤벽 프란치스코 신부님(만덕성당 성사담당)

내 뜻을 비운 자리 이윤벽 프란치스코 신부님(만덕성당 성사담당) 오늘은 우리 부산교구 수호자이 신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느님 의 어머니로 불리는 이유는 단지 예 수님을 낳으셨기 때문만은 아닙니 다. 가브리엘 천사가 “하느님의 아 들을 잉태할 것이다.”라는 소식을 전하자 마리아께서는 “이 몸은 주 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 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응답하셨습니다. 이 말 때문에 인류 의 역사가 바뀌었고, 시골 처녀가 하느님의 모친이 되었으며 교회가 만들어지는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성모님의 이 말씀은 ‘주님의 종’ 이라는 주어와 ‘이루어지다.’라는 서술어가 중심이 됩니다. 먼저 ‘주님의 종’은 굴종이 아니 라 자발적 순명을 말합니다. 순명 과 굴종의 차이..

사제의 공간 2023.10.05

요한의 생활성가 선물 | 엄마의 기도가 하늘에 닿으면_추준호 예레미아 글 / 박동원 필레몬, 추준호 예레미아 곡_ 성해랑 세레나(서면성당)

요한의 생활성가 선물 | 엄마의 기도가 하늘에 닿으면_추준호 예레미아 글 / 박동원 필레몬, 추준호 예레미아 곡_ 성해랑 세레나(서면성당) (클릭);http://www.catholicbusan.or.kr/index.php?mid=board_johnsong 천주교부산교구 천주교부산교구 홈페이지입니다. www.catholicbusan.or.kr

성가 나눔터 2023.10.05

“니는 대답은 잘도 한다. | 전동기 유스티노 신부님(명지성당 주임)

“니는 대답은 잘도 한다. 전동기 유스티노 신부님(명지성당 주임)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니 는 대답은 잘도 한다.” 어릴 때 어머 니로부터 자주 듣던 말씀입니다. 대 답만 잘하지 실천이 없더라는 겁니 다. 어떻게 보면 별생각 없는, 어머 니에 대한 진정한 배려 없는, 나만 을 위한 마음 편한 무책임한 대답이 었습니다. 만일 부정적으로 대답하면, 이제 는 잔소리가(?) 길어지고, 결국 제 가 제압당하게 되겠죠. 그래서 순간 의 불편을 모면하기 위해서 바로 긍 정적으로 응답한 겁니다. 오늘 나오는 ‘두 아들의 비유’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제각기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고 일렀 습니다. 그런데 맏아들은 바로 싫다 고 합니다. 작은아들은 가겠다고만 하고 ..

사제의 공간 2023.10.01

누룩 | 고산 위에서 만난 목자

고산 위에서 만난 목자 얼마 전 키르기스스탄 여행 때의 일이다. 그날도 낡은 지프차를 타고 산속으로 구불구불한 비포장 도로 를 따라 해발 3,000m가량 되는 높 은 산을 넘어 이동 중이었다. 그러 다 인적이라고는 없는 길에 고장이 난 듯한 트럭과 나이 지긋한 남자 둘이 있었다. 현지인 가이드가 나를 향해 묻는다. “잠시 멈추고 무슨 일 인지 알아봐도 될까요? 이야기인즉, 두 남자는 두어 시간 거리에 있는 산 아랫마을 목동으로 가축들을 데리고 여름내 산에서 지 내고 있다. 그런데 밤이 되어도 몇 마리 양이 돌아오지를 않아 찾으러 산 위로 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 만 차가 고장이 나서 오도 가도 못 한 채 도움을 요청하고자 기다린 게 하루가 지났다. 주로 말을 타고 가 는데 그날은 날이 저물어 트럭을 탄..

세대간 소통 2023.09.30

한가위 차례 예식

한가위 차례 예식 천주교 가정 제례는 조상에 대한 효성과 추모의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그리스도교적으로 재해석한 예식입니다. 따라서 조상 숭배의 개념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신자 가정에서는 기일 등에는 가정의 제례보다 우선하여 위령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135조 1항 참조) 준 비 1. 마음과 몸의 준비 :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을 깨끗이 하며, 복장을 단정하게 갖춘다. 2. 상차림 : 음식을 차리지 않고 단순하게 추모 예절만을 위 한 상을 차릴 수도 있다. 상 위에는 십자가와 조상(고인) 의 사진이나 이름을 모시며,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운다. 음 식상을 차릴 때에는 형식을 갖추려 하지 말고 소박하게 평소에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차린다 ..

가톨릭 소식 2023.09.27

누룩 | 형제복지원 피해자

형제복지원 피해자 형제복지원 피해자 N의 정신과 진료를 담당하게 되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알코올의존으로 고 통받고 있는 N. 아동기를 악몽 같 은 그곳에서 보냈으니 수십 년이 지 난 지금도 그의 공포는 현재진행형 이며 술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부산 형제복지원은 부랑인 일시보 호 위탁시설로 지정받았으나 눈에 거슬리는 일반시민들까지 강제 수용 했던 곳으로, 1975년부터 십 년동안 아이, 노인, 장애인, 여성에 이르기 까지 삼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감금 되어 구타, 성폭행, 강제노역 등 가 혹행위를 당한 총체적 인권침해 사 건으로 공식 인정된 바 있다. N이 여섯 살 때 동네에서 놀고 있 는데 낯선 어른이 잠시만 차에 타라 고 하더니 형제복지원으로 데리고 갔단다. 그 길로 끊임없이 가혹행위 에 시달려야..

세대간 소통 2023.09.23

요한의 생활성가 선물 | 나는 천주교인이오_ 성 김성우 안토니오 유언 / 김태진 베난시오 신부님 곡 _김정훈 사도요한(금정성당)

요한의 생활성가 선물 | 나는 천주교인이오_ 성 김성우 안토니오 유언 / 김태진 베난시오 신부님 곡 _김정훈 사도요한(금정성당) (클릭):http://www.catholicbusan.or.kr/index.php?mid=board_johnsong&document_srl=2154447 지난 여름 저를 화두처럼 되뇌게 했던 고민은 ‘다음 세대를 향한 선교’였습니다. 코 로나의 규제가 풀리고 재개된 신앙 프로그램들에 봉사하면서 어린이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신앙의 불모지 가 되어버린 그들의 삶 안에 신앙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하 면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신앙의 열정을 체 험한 청장년들을 먼저 다시 깨워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어 졌고 같은 생각을 가지신 단체들과 청장년들을 위한 프로그 램들을 진행..

성가 나눔터 2023.09.23

예수님의 셈법과 세상의 셈법 | 전수홍 안드레아 신부님(토현성당 주임)

예수님의 셈법과 세상의 셈법 전수홍 안드레아 신부님(토현성당 주임)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셈법이 세 상의 셈법과는 사뭇 다름을 보여주 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논리에 익 숙한 우리에게 ‘정당한 노동에 대 한 정당한 대가’가 경제 정의의 기 초이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포 도원 일꾼과 품삯의 비유에서는, 주 인이 나중에 와서 적게 일한 일꾼과 먼저 와서 종일 일한 일꾼에게 똑 같이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주는데 이는 보편적 경제 정의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비유의 말씀은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은 우리의 공로에 비례해서 베풀지 않으신다는 말입니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께 봉사하는 시간이나 양을 기준으로 은총을 받거나 구원이 주 어진다면, 우리가 받을 상은 각자에 따라 크게 ..

사제의 공간 2023.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