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어서 잔치에 오시오.” | 김성규 안드레아 신부님(반송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3. 10. 14. 09:45

“어서 잔치에 오시오.”

 

                                                      김성규 안드레아 신부님(반송성당 주임)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단풍 나들 이와 함께 잔치가 많습니다. 혼인 잔 치도 빼놓을 수 없죠. 그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초대장을 받았을 때의 기분으로 마 음이 흐뭇해집니다. 그것은 그 기쁨 의 잔치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 리고 기억해 준다는 것입니다. 더군 다나 초대하는 사람, 특별한 잔치일 때는 그 기쁨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기쁨을 함 께 나누기 위해 우리를 초대하십니 다. 그러나 그분의 초대는 세상 기 준에서 볼 때 부담이 많습니다. 모 르고 사는 게 더 편할 때가 많다고 들 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사람들 도 편하고 욕망에 부합하는 생활, 계율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우상에 빠져 모세의 법을 외면한 이 야기가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 면 우리는 하느님의 초대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쁘게 응답하 고 있습니까? 주님께서 마련하신 찬 양, 말씀, 성찬의 식탁인 미사를 기 다려지기보다는 귀찮아하고 못 들 은 체하지는 않습니까?

 

오늘 복음 말씀을 다시 묵상해 봅 시다.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어서 잔치에 오시오.’ 그러나 초대받은 이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 서 다시 불렀으나 그들은 아랑곳하 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 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그래서 초 대받은 자들이 마땅하지 않아, ‘아 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 라.’ 하여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와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그러다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보고는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고 물으니 그는 아 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사실 부르 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 들은 적다.’”(마태 22,1-14 참조)

 

하느님 나라의 임금이신 하느님께 서 예언자들과 당신의 아들을 통하 여 마련하신 잔치에 묵시록 저자는 전합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하 느님께 영광을 드리자. 어린양의 혼 인날이 되어 그분의 신부는 몸단장 을 끝냈다. 그 신부는 빛나고 깨끗한 고운 아마포 옷을 입는 특권을 받았 다.” 고운 아마포 옷은 성도들의 의로 운 행위입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 에 초대받은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 록하여라.”(묵시 19,7-9) 예복을 갖추는 것은 ‘성도들의 의로운 행위’입니다. 잔치의 예복은 구원의 신비를 누리 는 것이며, 예복을 갖추는 것은 사 랑과 봉사와 나눔에 감사하는 것입 니다. 선택된 사람이 되는 쉬운 방법 은 주님께서 마련하신 잔치에 사랑 을 실천하며 기쁘게 참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