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하느님은 3등입니다! | 황규진 세례자 요한 신부님(어양동성당)

松竹/김철이 2023. 10. 11. 10:30

하느님은 3등입니다!

 

                                                   황규진 세례자 요한 신부님(어양동성당)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 니다. “1등은 … 내가 하고 싶은 일, 2등은 … 내가 해야 하는 일, 3등은 … 하느님 만나 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해야 할 일도 다 끝내고, 그 후에 여유 가 있으면 하느님을 만나 줍니다.

 

하느님은 3등입니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도 하느님은 3등입니다. 내 힘으로 한 번 해보고, 그 래도 안 되면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도와달라 고 하고, 그나마도 안 될 때 하느님을 부릅니다.

 

하느님은 3등입니다. 거리에서도 하느님은 3 등입니다. 내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나 자신, 다음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그다음에야 저 멀리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3등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나는 1 등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부르기만 하면 도와주십니다. 내가 괴로울 때는 만사를 제쳐 놓고 달려오십니다. 아무도 내 곁에 없다는 생각 이 들 때, 홀로 내 곁에 오셔서 나를 위로해 주 십니다.

 

하느님께 나는 언제나 1등입니다. 나도 하느님 을 1등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고비 때마다 손을 꼭 붙잡은 내게 1등으로 가까이 계 신 하느님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1등으로 생각하시는 하느님을 나도 1등 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사는 게 바쁘면, 사는 게 힘들면, 사는 게 너 무 재미있어서 이것저것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것, 성당에 가는 것은 뒷전이 됩니다. ‘바쁜 일이 끝나면 성당에 가야 지!’ 하지만 바쁜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이 힘든 일이 마무리되면 가서 성사도 보고 다시 기쁘게 살아야지!’ 하지만 힘든 일은 계속해서 밀려듭니 다. ‘이것만 하고 기도해야지!’ 하지만… 나를 하 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세상의 유혹은 여전 히 나를 반대 방향으로 끌고 갑니다.

 

우리는(자칭) 천재입니다. 이래저래 생각하고 재면서 나름대로 1등부터 순번을 매겨놓고 살아 갑니다. 그리고 그게 최고의 선택인 것처럼 자부 하며 살아가지요. 그런데 그 순번이 어그러져 내 삶이 실타래처럼 제대로 꼬인 후에야 그 선택의 순번을 고치기 시작합니다. 그럴 바에야(남들 보기 에) 바보처럼 하느님을 1등으로 해 놓으면 어떨까 요? 왜? 하느님에게는 만사를 제쳐놓고 내가 1등 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에게 하느님은 대체 몇 등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