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기쁨, 하느님만이 채워주시는 행복
박진호 사도요한 신부님_군종 교구(성무대 성당)
병복무 시절, 성당은 지친 영혼에 기쁨과 평화 와 행복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열정적인 군 종신부님과 따뜻했던 군 가족 신자들은 장병들을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챙겨주었고, 덕분에 신앙공 동체가 만들어지고 활성화되었습니다. 그렇게 성 당은 모든 이의 안식처가 되었고, 저희의 신앙과 열정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자 한 분이 제 손을 잡으시며 군종 사제로 꼭 다시 와줄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군종 사제를 희망해서 오시는 신부님이 계시지 않 는 것이 공동체에 큰 아픔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지 금 군종 신부님처럼 장병들과 신자들을 세심하게 보살펴주는 군종 신부님이 되어달라는 부탁이 ‘목 자 없는 양들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바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날부터 하느님 께 ‘부족한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군종 사제의 삶을 살아가며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기도드렸 습니다. 그리고 그 삶을 살아가게 되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군종 사제의 삶은 특별합니다. 성당에서 신자들 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 활동을 보장받 지 못하는 곳에서의 신자들을 위해 활동하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군종 사제는 사제의 역할뿐만 아니 라 장교로서 요청되는 각종 업무와 교육 그리고 부 대행사에 기쁘게 참여하며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활동합니다. 그래야만 장병들과 신자들을 위해 어떤 무언가를 부대에 요청했을 때 기꺼 이 허락해 주기 때문입니다. 사무장님도, 봉사자분 도 계시지 않아 그 모든 것을 혼자 관리하고 준비 하고 나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제로서 하느 님을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 는 기쁨이,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행복이 군종 사제에게 힘을 매어줍니다.
오늘 제1독서 포도밭의 노래와 복음 포도밭 소 작인의 비유는 하느님께서 주신 삶을 성실히 살아 가며 지속적인 선행으로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을, 그리고 제2독서는 그 여정에서 맛볼 평화를 전합 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 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성실하게 살아가 열매를 맺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 는 기쁨과 평화와 행복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아 갑시다.
특별히 군인 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나라를 지키 는 장병들과 그 장병들과 함께하는 군종 사제를 위 해 많은 기도와 후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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