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제안에 머물지 않게 하소서

松竹/김철이 2014. 4. 23. 13:15

제안에 머물지 않게 하소서
                                    

                          - 김철이/비안네 -


제안에 싹튼 작은 믿음이
제안에 머물지 않게 하소서.

울안에 갇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들의 큰 웃음보다
비록
돌보는 이 없이 숨어 숨어 피어났지만
걸음걸음마다 작고 소박한 미소를 전한다.

때가 오면 순례자 되어 불어오는 바람 타고
또 다른 세상에 작은 소박한 미소를 전하려
미련없이 떠나가는 민들레 홀씨처럼
그렇게 제안에 있는 작은 사랑이 제안에만 머물지 않게 하소서.

제안에 싹튼 작은 사랑이
제안에 머물지 않게 하소서.

강가에 잠시 피었다. 어느새 만인의 기억 속에서 지고 마는
물안개처럼 짧은 사랑이 아닌
저녁이면 어김없이 북녘 하늘에 피어나
나름대로 이 사랑을 전하는 꽃 노을처럼
그렇게 제안에 있는 작은 사랑이 제 안에만 머물지 않게 하소서.

제안에 싹튼 자유가
제안에 머물지 않게 하소서.

사계절 한곳에 둥지 틀고 눌러앉아
공자 왈 맹자 왈 지저귀는 그런 텃새에 삶처럼
한곳에 늘 머무는 자유가 아닌
진정한 자유를 찾아 높고 푸른 창공을 이불 삼아
넓고 광활한 대지를 요로 삼아 살아가는
철새들의 자유처럼
그렇게 제안에 있는 작은 자유가 제안에만 머물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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