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268

어머니|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어머니 松竹 김철이 모진 고뇌 흙에도 묻히지 못할 넋에 감춘 채 아픔을 곰삭혀 삶의 토양 삼으셨지 인생의 텃밭 인고와 감내의 씨앗밖에 심을 게 없어 시집살이 석 삼 년에 건질 건 생의 희로애락뿐 생의 터전에 한만 숱하게 쌓으셨다네 왜 굳이 더러운 시대만 골라 사셨을까, 골수에 한이 맺힌 그 이름 그 모습들 어디 두고 가셨는지 이승과 저승의 기로에서 인생사 맺은 끈을 놓지 못해 오열을 토하셨으니 천국 마당 무대 삼아 한풀이나 실컷 하고 사시구려

작품 발표작 2022.12.25

어머니|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어머니 松竹 김철이 모진 고뇌 흙에도 묻히지 못할 넋에 감춘 채 아픔을 곰삭혀 삶의 토양 삼으셨지 인생의 텃밭 인고와 감내의 씨앗밖에 심을 게 없어 시집살이 석 삼 년에 건질 건 생의 희로애락뿐 생의 터전에 한만 숱하게 쌓으셨다네 왜 굳이 더러운 시대만 골라 사셨을까, 골수에 한이 맺힌 그 이름 그 모습들 어디 두고 가셨는지 이승과 저승의 기로에서 인생사 맺은 끈을 놓지 못해 오열을 토하셨으니 천국 마당 무대 삼아 한풀이나 실컷 하고 사시구려

개인♡시집 2022.12.25

아버지|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아버지 松竹 김철이 동지섣달 새벽 댓바람 무색하게 대 망태기 둘러메고 놓쳐버린 세월을 낚으러 가셨네 시대를 잘못 타고 난 탓에 솟구치는 신명 주체할 수 없어 소리통 목에 걸고 국악과 양악을 두들겼으리라 명인의 손길도 돋보이게 당신 손길 닿으시면 망가진 우산 새 우산이 되고 구멍 난 밥솥 새 밥솥이 되더이 그 숱한 끼 못다 풀고 가셨으니 너른 하늘나라 놀이터 삼아 해묵은 살풀이 여념 없으시겠지

작품 발표작 2022.12.18

아버지|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아버지 松竹 김철이 동지섣달 새벽 댓바람 무색하게 대 망태기 둘러메고 놓쳐버린 세월을 낚으러 가셨네 시대를 잘못 타고 난 탓에 솟구치는 신명 주체할 수 없어 소리통 목에 걸고 국악과 양악을 두들겼으리라 명인의 손길도 돋보이게 당신 손길 닿으시면 망가진 우산 새 우산이 되고 구멍 난 밥솥 새 밥솥이 되더이 그 숱한 끼 못다 풀고 가셨으니 너른 하늘나라 놀이터 삼아 해묵은 살풀이 여념 없으시겠지

개인♡시집 2022.12.18

성찰(省察)|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성찰(省察) 松竹 김철이 귀는 둘이요 입은 하나인 것은 말은 줄이고 세상 소리 귀 기울이라는 뜻 누구 하나 지키는 이 없더라 인생사 정법만 법인가, 대자연 섭리 하늘의 법인걸 뚫린 입이라 사십오억 년을 하루같이 하기만 하고 듣질 않더군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 듯이 인간사 말로 얻은 마음의 병은 백약이 무효일세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고 했듯이 귓구멍이 좁은 뜻은 세상 쓸 말이 적어서인가, 하노라

작품 발표작 2022.12.11

성찰(省察)|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성찰(省察) 松竹 김철이 귀는 둘이요 입은 하나인 것은 말은 줄이고 세상 소리 귀 기울이라는 뜻 누구 하나 지키는 이 없더라 인생사 정법만 법인가, 대자연 섭리 하늘의 법인걸 뚫린 입이라 사십오억 년을 하루같이 하기만 하고 듣질 않더군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 듯이 인간사 말로 얻은 마음의 병은 백약이 무효일세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고 했듯이 귓구멍이 좁은 뜻은 세상 쓸 말이 적어서인가, 하노라

개인♡시집 2022.12.11

삶의 고해(告解)|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삶의 고해(告解) 松竹 김철이 아득한 불모지 눈에 들지 않는 유니콘 타고 고삐도 잡지 않은 채 코앞만 보고 달리는 인생아 네 가려는 곳 그 어디더냐 외롭고 허전한 세상사 험상궂고 사나운 고해(苦海)에 너 무엇 찾으려 하느냐 드넓은 들판에 웃는 저 꽃들과 드높은 창공에 우는 저 새들의 그 운명이 죄다 하나같구나 삶에 정신을 쏟아 슬픈 심정에 가련한 인생아 너는 험상궂은 인생사 외줄 위에 아스라이 광대 춤추는 꼭두각시로다

작품 발표작 2022.12.04

인생길|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인생길 松竹 김철이 누구 하나 등 떠민 이 없건만 무엇이 그리도 급해서 옷 한 벌 걸치지 못한 채 외마디 울음으로 달려든다. 세상 그 무엇보다 질긴 것이 인간사 인연이라 못 본 채 외면하려 다짐해 보건만 작심삼일이라 걷던 길 다시 걷는다. 무슨 원수 맺혀 만났던가 치를 떨며 헤어졌건만 한숨 자고 나니 참 벗이라 두 어깨 가지런히 동행한다. 돌아갈 길 코앞인데 정녕 맺지 못한 연은 태산이라 못내 아쉬운 심정에 주름진 손 허공을 휘감는다.

작품 발표작 2022.03.05

오장육부가 뒤틀려 못 살겠네…|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오장육부가 뒤틀려 못 살겠네… 松竹 김철이 보릿고개 석 삼 년에 도둑질하지 않는 놈 없다던데 지가 언제부터 호의호식했다고서 바로 코앞의 일조차 잊은 게야 그 누가 올려놓은 권좌이고 그 누가 물려준 명예인지 전상호(殿上虎) 사자(獅子) 부재중인 대궐에 호랑(狐狼)이 왕(王) 노릇을 하는구나. 발광한 코 큰 소가 온통 법석이고 병자호란 만적(蠻狄)이라도 된 양 중국산 의식주 창, 칼도 들지 않고 금수강산 백의민족 생존권을 위협하며 호령인데 나약한 호랑은 만백성의 신음 귀 밖으로 흘리다니 충효 사상 지극하고 삼강오륜 목숨처럼 지켜오신 조상님들 지하의 대성통곡 귓전을 때리니 참회하는 마음 간 곳 없고 원망하는 마음만이 태산일세 물과 세월은 되돌릴 수 없는 것 무심코 살아온 세월이 가슴을 치고 저승 가신 조상님들..

작품 발표작 2022.02.26

허상|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허상 松竹 김철이 작은 눈 속의 큰 세상이라 벅찬 가슴에 품은 욕망 한 해의 소망으로 빌어보련만 고개 돌려 외면하기 일쑤다. 근본이 야박한 게 인심이라 등 뒤에 감춘 속셈 헤아릴 길 없어 가진 본심 열어 한 걸음 다가서니 세상은 저만치 이별을 고한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에 속속들이 파고드는 외로움 씻을 길 없어 동창에 부는 바람 벗을 삼으려니 언 뺨을 세차게 후려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도 안 되는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했던가 몇 십 년 해묵은 부부의 연이 하루아침 철천지원수의 연으로 돌변한다.

작품 발표작 2022.02.19

고독|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고독 松竹 김철이 거친 갈까마귀 숨결마저 잠드는데 부엉이 울음의 득세는 온 산기슭 울리고 산안개 독백의 기원을 올린다. 뉘라서 거역하리오 당면한 이 순간을 꽃으로 피고 싶은 소망이든가 강둑 물보라 고요히 피어난다. 붉은 노을 서산에 지고 동창의 달은 밤하늘 한가로운데 소쩍새 외로운 울음을 운다. 내일을 향한 밤의 행보는 총총한 별인데 밤 기러기 나래 짓 쓸쓸한 줄을 잇는다.

작품 발표작 2022.02.12

아주까리 등불|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아주까리 등불 松竹 김철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골골대며 흐르던 시냇물 잠이 든 듯 부엉이 울음소리에 기가 죽고 초가삼간 추억 속에 졸고 있다. 길 잃은 나그네 등골에 한기가 솟고 하늘의 악동들 잔별의 장난기 늘어만 가는데 오막살이 찢어진 창호지 들락날락 서당 아이 글 읽는 소리 자장가 가사로 밤 창공에 수를 놓고 삽살개 짖는 소리 심통을 부리는데 겁먹은 등불은 심히 떨더라 밤의 터줏대감 소쩍새 호령은 산을 넘고 들을 건너는데 술 취한 취객인 양 여염집 안방을 깔고 앉아 권주가 삼매경

작품 발표작 2022.02.05

사는 게 뭔지|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사는 게 뭔지 松竹 김철이 누구 하나 등 떠밀지 않았건만 빈주먹 불끈 쥐고 굳세게 살리라 천 리도 더 되는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으나 반기는 이 없는 이 땅 인력(人力)으로 풀 수 없을 번뇌가 반겨주더라. 그저 손 놓고 구경만 하다 돌아설 수 없는 게 인생이라 옷 한 벌 걸치지 않고 성급히 뛰어든 세상이란 바다에 건질 것 하나 없는 허상(虛想)만 우글거리더라. 돌아갈 시간 코앞인데 할 일은 태산이라 조급한 심정 감출 길 없으나 세상만사 다 놓고 가라시는 지엄(至嚴)하신 천지 말씀 귓전을 맴돌더라. 돌이키고 싶으나 정녕 돌이킬 수 없을 인생이라 깊은 후회만이 가슴을 메우니 돌아갈 길 두렵기만 하고 내세(來世)에 질 짐은 무겁기만 하더라.

작품 발표작 2022.01.29

부모(父母)|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부모(父母) 松竹 김철이 품 안의 자식이라 검은 머리 파뿌리 되는 줄도 모르고 젊음을 담보로 일순간 유희(遊戱)를 즐긴다. 청춘은 흐르는 물결이라 세월(歲月)에 바람처럼 흩어지는 육신 거대한 세상에 올려놓고 피붙이 위한 한판 시름을 한다. 가야 할 길은 코앞인데 하늘 맺어주신 인연의 끈을 놓기 싫어 지팡이 하나 혼신(渾身)을 다해 의지한다. 저승 가는 길은 멀기만 한데 노잣돈 한 품 벌지 못한 탓에 주름진 얼굴에 심히 근심만 날개를 편다.

작품 발표작 2022.01.22

딱따구리|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딱따구리 松竹 김철이 백사장 모래알만큼이나 무수한 인간사 언어들 무기 하나 들지 않고 사랑하는 이 상처를 준다. 인두겁 썼다 하여 다 인간인가 구실을 다 못하면 금수만도 못하거늘 세 치 혀를 떠난 말들 부리조차 없을 한 마리 딱따구리로 생겨나 달리는 말도 없이 천 리를 간다. 육의 상처 세월 가면 절로 났지만 혼의 상처 천 년도 더 가기에 열일을 다 제쳐놓고 마음 가지런히 세 치 혀 다스려 주기를…

작품 발표작 2022.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