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묵상글

거짓이란

松竹/김철이 2023. 7. 4. 08:23

거짓이란

 

                                                     김철이 비안네

 

 

인성을 지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중의 대표적인 다섯 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째 회피형 거짓말, 자신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서 행하는 거짓말이다. 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정치인들이 이런 거짓말을 할 때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둘째 비난형 거짓말, 오로지 남을 괴롭히고, 망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행하는 거짓말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열등감을 지닌 사람들이 주로 이러한 거짓말을 많이 하고 빠르게 퍼트린다.

 

셋째 농담 형 거짓말, 자신의 유익이나, 남에게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장난으로 하는 거짓말이다. 유머 감각이 좋은 사람들이 자주 행하는 장난이지만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의도치 않게 상처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넷째 아부형 거짓말, 타인을 기쁘게 해 줄 목적으로 행하는 거짓말이다. 단점도 장점으로 만들어 주는 거짓말로 보통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부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다섯째 위장형 거짓말,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위해서 행하는 거짓말이다. 작은 것도 크게 부풀려 말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무시한다.

 

뉴욕의 부유층이 사는 구역에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값진 골동품을 수없이 수집했다. 어느 날 육 개월 동안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진귀한 골동품들을 누군가 훔쳐 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골동품을 지킬 대안으로 도난 방지기, 사나운 개를 준비했지만, 도무지 안심되질 않았다. 그는 화방에 들러 저렴한 가격의 그림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헐값으로 구매한 그림마다 십만 달러에서 삼십만 달러까지 비싼 가격표를 붙였다. 자신이 아끼는 값비싼 골동품들 사이마다 싸구려 그림들을 진열했다.

 

맥아더 장군이 육군사관학교 교장이었을 때의 실화이다. 어느 날 상원 국방위원들이 시찰을 왔다. 맥아더 장군은 보고를 마친 후 국방위원들을 자기 방으로 안내했다. 그 방에는 가구도 없고 쇠침대만 덜렁 놓여 있었다. 맥아더는

“이곳이 제가 생활하는 방입니다. 이곳에서 일주일 지내고 주일에만 집에 갑니다”

라고 말하며 자기가 고생하고 있음을 은근히 강조했다. 시찰이 끝나자, 만찬이 베풀어졌고 금으로 만들어진 접시에 요리들이 담겨 나왔다. 그들이 돌아간 뒤 맥아더는 금 접시 하나가 없어졌음을 알게 되었고 범인을 꼭 잡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국방위원들을 의심하던 맥아더는 그들에게 편지를 보내 금 접시의 행방을 물었다. 며칠 후 그는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만일 장군께서 그날 밤 야전용 침대에서 주무셨더라면 벌써 금 접시를 찾으셨을 것입니다. 제가 침대 모포 밑에 접시를 넣어두었거든요”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미국에서 국민회 중앙총회장의 직책으로 여러 지방을 순회하던 중 기차를 타려고 정거장에 나왔을 때였다. 한 간부가 말하기를

“이번 여행에 경비가 모자라 여기 어떤 한국 신부님의 신분증을 빌려왔다. 이것을 가지고 사제 행세를 하시면 철도운임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도산 선생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이것을 사용하다가 들키면 나의 신용도 떨어지고 또 신부님 신용도 떨어질 것이니 그럴 수 없는 일이오. 경비가 모자라면 다시 돌아가 며칠 있으면서 돈을 조금 더 장만해서 길을 떠나도록 합시다”

아마도 도산 선생은 마음속으로 자신과 신부님의 신용도 보다도 신용 본위 사회인 미국에서 한국인의 신용도가 떨어지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떠올렸을 것이다.

 

옛날 중국 주나라 12대 왕인 유왕(幽王)은 나랏일보다 여자들을 좋아하여 술 마시며 즐기기를 계속하였다. 그는 특히 “포사”라는 여자를 더욱 좋아하였는데 그 여인은 좀처럼 웃지를 않았다. 유왕은 포사를 웃기고 싶었지만 잘 웃지를 않으니, 마음이 답답했다. 유왕은 어떻게 하면 포사가 웃을까 생각한 끝에 어느 날 그는 봉화대에 횃불을 올리라고 신하에게 명령을 내렸다. 봉화대를 올리는 것은 군사를 모으는 신호였다. 봉화대를 올려 횃불이 타오르자, 각 지방 영주가 전쟁이 터진 줄 알고 군사들을 이끌고 죄다 몰려나왔다. 이 광경을 본 포사는

"호호호 아이 우스워라.“

하고 웃기 시작했다. 유왕은 대단히 마음이 흐뭇하게 여겨 그 후부터는 열흘이 멀다고 반복하였다. 영주들은 몇 번 속은 후에는 다음부터 나가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때 진짜 이번에는 서북쪽에서 견융(犬戎)의 군사(軍士)가 쳐들어왔다. 유왕은 당황하여 횃불을 올리게 하였으나 제후(諸侯)들은 임금의 장난인 줄 알고 군사들을 거느리고 오지 않았으므로 결국 나라는 망하고 유왕은 도망가다가 적군의 칼에 죽고 말았다.

 

모름지기 나의 일상을 뒤틀리게 만드는 원인 제공자는 타인이 아닌, 바로 ‘나’이므로 일생을 정직하게 살아가며 거짓을 멀리하는 아름다운 삶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