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240

내 뜻을 비운 자리_이윤벽 프란치스코 신부님(만덕성당 성사담당)

내 뜻을 비운 자리 이윤벽 프란치스코 신부님(만덕성당 성사담당) 오늘은 우리 부산교구 수호자이 신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느님 의 어머니로 불리는 이유는 단지 예 수님을 낳으셨기 때문만은 아닙니 다. 가브리엘 천사가 “하느님의 아 들을 잉태할 것이다.”라는 소식을 전하자 마리아께서는 “이 몸은 주 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 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응답하셨습니다. 이 말 때문에 인류 의 역사가 바뀌었고, 시골 처녀가 하느님의 모친이 되었으며 교회가 만들어지는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성모님의 이 말씀은 ‘주님의 종’ 이라는 주어와 ‘이루어지다.’라는 서술어가 중심이 됩니다. 먼저 ‘주님의 종’은 굴종이 아니 라 자발적 순명을 말합니다. 순명 과 굴종의 차이..

사제의 공간 2023.10.05

“니는 대답은 잘도 한다. | 전동기 유스티노 신부님(명지성당 주임)

“니는 대답은 잘도 한다. 전동기 유스티노 신부님(명지성당 주임)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니 는 대답은 잘도 한다.” 어릴 때 어머 니로부터 자주 듣던 말씀입니다. 대 답만 잘하지 실천이 없더라는 겁니 다. 어떻게 보면 별생각 없는, 어머 니에 대한 진정한 배려 없는, 나만 을 위한 마음 편한 무책임한 대답이 었습니다. 만일 부정적으로 대답하면, 이제 는 잔소리가(?) 길어지고, 결국 제 가 제압당하게 되겠죠. 그래서 순간 의 불편을 모면하기 위해서 바로 긍 정적으로 응답한 겁니다. 오늘 나오는 ‘두 아들의 비유’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제각기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고 일렀 습니다. 그런데 맏아들은 바로 싫다 고 합니다. 작은아들은 가겠다고만 하고 ..

사제의 공간 2023.10.01

주님의 부르심에 삶으로 응답하며 | 공현식 바오로 신부님(오룡동 성당)

주님의 부르심에 삶으로 응답하며 공현식 바오로 신부님(오룡동 성당)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서는 ‘두 아들의 비유’를 말씀 하십니다. 이 비유에서 자애 로운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마태21,28)라고 말 합니다. 그런데 작은 아들은 따른다고 해 놓고서 실제로는 모른 체합니다. 반대로 큰 아들은 처음 에는 아버지의 명령을 거절하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아버지의 뜻을 행합니다. 이 예수님의 비유처럼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 들을 당신의 포도밭으로 부르십니다. 그러나 우리 는 주님의 부르심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피하 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서 응하기도 합 니다. 또 때로는 작은 아들처럼 “예, 그렇게 하겠 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지만, 실제로는 충실히 그..

사제의 공간 2023.09.29

예수님의 셈법과 세상의 셈법 | 전수홍 안드레아 신부님(토현성당 주임)

예수님의 셈법과 세상의 셈법 전수홍 안드레아 신부님(토현성당 주임)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셈법이 세 상의 셈법과는 사뭇 다름을 보여주 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논리에 익 숙한 우리에게 ‘정당한 노동에 대 한 정당한 대가’가 경제 정의의 기 초이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포 도원 일꾼과 품삯의 비유에서는, 주 인이 나중에 와서 적게 일한 일꾼과 먼저 와서 종일 일한 일꾼에게 똑 같이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주는데 이는 보편적 경제 정의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비유의 말씀은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은 우리의 공로에 비례해서 베풀지 않으신다는 말입니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께 봉사하는 시간이나 양을 기준으로 은총을 받거나 구원이 주 어진다면, 우리가 받을 상은 각자에 따라 크게 ..

사제의 공간 2023.09.22

하느님의 밀알 | 유영일 아우구스티노 신부님(메리놀병원 원목)

하느님의 밀알 유영일 아우구스티노 신부님(메리놀병원 원목) 성직자, 수도자들은 아침, 저녁 기 도를 성무일도로 바칩니다. 성무일 도에는 독서 기도가 있는데 제1독서 는 성경 구절로, 제2독서는 주로 성 인들의 글이나 편지로 이루어져 있습 니다. 다음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안 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의 독서 기도 제2독서입니다. “나는 모든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여러 분이 방해만 하지 않으면 내가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죽으러 간다고 모두에게 알렸습니다. 나의 간청입니다. 불필요한 호의를 나에게 베풀지 마십시오. 나를 맹수의 먹이가 되게 버려두십시오. 나는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께 갈 수 있는 것 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알입니다. 나 는 맹수의 이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 끗한 빵이 될 것입..

사제의 공간 2023.09.16

구하고 살리는 길 | 임석수 바오로 신부님(부산가톨릭음악교육원장 겸 교구 성음악감독)

구하고 살리는 길 임석수 바오로 신부님(부산가톨릭음악교육원장 겸 교구 성음악감독) 오늘 복음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자들 간의 관계에 대해서 말해주 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잘못했을 때 단둘이 만나서 그를 타 이르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한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고, 그들의 말 도 듣지 않으면 교회에 알리고, 그 래도 안 들으면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고 하십니다. 형제 를 쉽게 내쳐 버릴 것이 아니라, 어 떻게 해서든지 다시 얻기 위해서 최 선을 다하라는 것이며, 형제에 대한 깊은 사랑의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 자체만 떼어 놓고 보면 오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마치 나는 아무 잘못도 없고 상대방만 잘 못한 것으로 몰아가는 듯합니다. 모 든 것이 그의 잘못이고, 그래서 ..

사제의 공간 2023.09.09

전삼용 요셉 신부님(수원교구 조원동 주교좌 성당 주임) | 주일복음 특강 | 죽음을 삶이 되지 않을 때, 삶이 죽음이 된다 I 연중 제22주일 강론 2023.9.3

[주일복음 특강] 죽음을 삶이 되지 않을 때, 삶이 죽음이 된다 I 연중 제22주일 강론 2023.9.3 I 전삼용 요셉 신부님(수원교구 조원동 주교좌 성당 주임) 천주교/가톨릭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8YZR1iwFwKM 연중 제22주일 - 죽음을 삶이 되지 않을 때, 삶이 죽음이 된다 세상 사람들이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크게 세 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은 죽지 않을 것처럼 죽음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경우입니다. 김범석 교수의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에 나온 사례 중에 어떤 사람이 죽기 직전 유일한 혈육인 동생이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을 때 숨넘어가는 소리로 “내 돈 2억 갚아, 임마!”하고 죽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

영적♡꿀샘 2023.09.03

주님을 따르는 진정한 길이란? |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님(성지성당 주임)

주님을 따르는 진정한 길이란?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님(성지성당 주임) 예레미야 예언자는 하느님 말씀 을 전하다가 온갖 고초를 겪습니다. 돌아오는 것은 욕설과 조롱뿐이었 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느님을 향해 온갖 불평을 터뜨리고 하느님의 꾐 에 빠졌다며 한탄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비 웃고 놀리고 박해합니다. 이것이 예 언자가 당하는 운명입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어 보지만, 뼛속에 깊이 새 겨져 있는 하느님의 말씀에서 도망 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말 씀을 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열 정이 그를 사로잡았기 때문이었습 니다. 그래서 또다시 입을 열어 죽 음을 무릅쓰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 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님을 따르는 길은 수난의 길이며 십자..

사제의 공간 2023.09.02

주어진 운명대로 | 임형락 이냐시오 신부님(망미성당 주임)

주어진 운명대로 임형락 이냐시오 신부님(망미성당 주임) 여러분들은 하느님의 교회에서 무엇을 청합니까? “신앙을 청합니 다.” 신앙이 여러분들에게 무엇을 줍니까?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우리 교회가 주고자 하는 믿음은 감히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믿 음이자,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 이 생명(인생)을 거저 받았으니 하느 님의 자녀로 살아가자는 믿음입니 다. 따라서 우리가 받은 세례는 하 느님의 자녀임을 믿고 살겠다는 결 단의 예식이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는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 느냐?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고 하느냐?”라고 묻습니다. 이 두 질문은 예수님이 누구냐 하는 질문 입니다. 그런데 처음 질문은 일반적 으로 “세상 사람들이 주로 나를 어 떻게 알고 말들을 하느냐?”..

사제의 공간 2023.08.29

믿음과 구원 | 김영규 안셀모 신부님(울산대리구장)

믿음과 구원 김영규 안셀모 신부님(울산대리구장)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 시오.”(마태 15,22) “주님, 저를 도와주 십시오.”(마태 15,25)하고 딸의 치유를 간절히 청하는 가나안 부인에게 이 렇게 말씀하십니다. “자녀들의 빵 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마태 15,26) 도대체 예수님께서 이교인인 가 나안 여인에게 비유다인을 비하하 는 ‘개들’이라는 비속어까지 쓰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설마 예수님께 서 유다인만 하느님께서 구원하시 리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님은 결코 그런 분 이 아니신데 말입니다. 당연히 예수님께서 가나안 부인 을 경멸하고자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도 적으로 여인의 믿음..

사제의 공간 2023.08.18

성당 가기 싫을 땐 어떻게 해요? -서용운 미카엘 신부님-

성당 가기 싫을 땐 어떻게 해요? -서용운 미카엘 신부님-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Tj_y0Y8h0xM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계획된 방법으로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지금 청소년 사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관성적으로 하는 것'을 멈추고 '청소년들이 요청하는 것'을 이성적으로 관찰하고 들으면서 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동심과 성경 2022.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