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치유받으려는 용기 | 조영선 베드로 신부님(안식년)

松竹/김철이 2024. 2. 9. 10:00

치유받으려는 용기

 

                                              조영선 베드로 신부님(안식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죽음과도 같은 절망 속에서도 간절한 믿음으로 예수님께 다가갔던 나병환자의 치유 이야기를 통해 당신께 다가온 사람을 온전히 치유 해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영적치유의 과 정을 보여 줍니다. 복음 속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이 의 태도와 이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을 통해 온전한 치유 의 과정이 어떠한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치유의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치유를 청하고자 예수님께 다가온 나병환자의 용기와 믿음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철저히 차단된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당시로서는 자 신의 목숨을 거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이 나병환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주님께 나아갔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깁니다. 그는 주님 앞에 무릎을 꿇 고서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 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라고 말합니다. 무릎을 꿇는 행위는 부족한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과 더불어 겸손한 자세로 예수님께 경의와 존중을 표현하고 있음을 의미 합니다.

 

나병환자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주님께서 이루어 주 시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 로 이루어질 것을 믿는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께 의탁하 고 있는 것이죠. 이는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기 위한 중 요한 자세입니다. 결국 주님께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나 병환자의 이 믿음이 버림받은 자신의 인생을 살리는 놀 라운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주님 앞에 간절한 마음으 로 무릎을 꿇어 청하는 나병환자의 모습은 예수님의 마 음에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불러일으켰고 예수님은 주 검과도 같은 그에게 손을 내밀어 그를 만지시고 치유해 주십니다.

 

오늘 나병환자는 죽음을 무릅쓰고 예수님께 자기 병 을 가지고 나아감으로써 치유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 게도 그런 용기와 믿음이 필요합니다. 사실 예수님은 우리가 당신 곁으로 다가오기를 바라십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의 부족함이나 잘못에 대해 늘 측은한 마음 을 갖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 게 되어라”(마르 1,41). 이것이 우리를 바라보시는 주님의 마음입니다. 소외나 차별 없이 누구나 다 함께 어울리 며 살기를 바라시는 자비로운 주님입니다. 그런 예수님 께 용기 있게 나아갑시다. 우리의 모든 상처와 아픔을 알고 계시는 그 분께서 우리를 치유해주시고 힘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