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松竹/김철이 2023. 6. 15. 14:23

 

                             松竹 김철이

 

 

캄캄한 밤하늘에

그 누가

저다지도 윤이 나는 쌀밥을 쏟아놓았을까

소쩍새 밤새 우느라 배고파

뜨덤뜨덤 쪼아 먹고 갈 테지

 

이루지 못한

견우직녀 참사랑이 안쓰러워

칠선녀 칠월칠석 밝혀줄 등불을

은실 꼬아 무수히 수놓더라

 

밤새 떡방아 찧는

옥토끼 새벽이 이르게 올까

급해진 마음 감출 수 없어

바빠진 절구질에

절구통 하나둘 탈출한 절편일 거야

 

밤하늘 야경꾼 달님

드넓은 하늘 홀로 도느라 두려웠을까

눈보다 소금보다 더 흰 빛알갱이

너른 허공 곳곳에 뿌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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