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春說)
松竹 김철이
계절의 군화에 밟힌 자국 지천이고
삼천리 금수강산이
지뢰가 터져 뒤집힌 듯,
시절의 흔적이 지나간 대지마다
폭음 없는 폭파로 온통 아수라장이다.
언 땅을 뚫고 솟아오른
여린 산천초목은 갖가지 표정으로
푸르고 붉은 기를 들고
자주독립을 선언한다.
국경 없는 전선엔
뽀얀 화약 연기 피어오르고
산과 들에 피는 아지랑이 수신호로
벙커에 은폐 중이던
개구리 도롱뇽 일제히 승전보를 전한다.
세월의 어뢰에 얻어맞은 강과 바다
포로로 억류했던 물을 풀고
물은 자유를 얻고
드넓고 드맑은 물의 세계를 찾아 아래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