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無效)
松竹 김철이
세상 천하
둘도 없는 인생길에
훼방꾼 포장되지 않은 길섶 돌멩이인데
걷어찰 발이 없으니
고삐에 끌려가는 소 신세와 같구나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단다
단감이 달다 하여
껍질째 먹지 마라
높은 당도 속 농도 깊은 극약 물질
손꼽아 널 기다릴 터
하룻밤 백만장자 꿈길에서
날 오라 손짓하던
부귀와 영화 몸짓을 뿌리칠 수 없어서
쫄랑쫄랑 따라갔더니
무쇠 팔 천하장사 날 안아 내치더군
아파라
세상살이 고된 매질에
피 흘린 내 인생이여
하늘의 뜻대로
내 인생 무를 수 있다면
천하에 고하노니
상처뿐인 내 인생 무효라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