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海霧)
松竹 김철이
세상은 여태 자는데
성급한 갈매기 떼
이른 새벽을 절로 깨우며
눈물 없을 울음을 게걸스럽게도 토해낸다.
죽지 못해 사는 삶이련가
해녀들 휘파람
한 많은 생의 무게
바닷속 저 멀리 잠재우러 들어간다.
동정하는 뱃고동 구슬픈 소리
철썩이는 파도를 벗을 삼아
주어진 하루를 죽이려
망망대해 거슬러 흘러간다.
누굴 위한 춤사위인가
흐느적거리는 무희의 춤은
흐린 날 하루살이 생의 끈을 풀어
너른 바다 좁은 듯이 번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