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松竹/김철이 2021. 6. 30. 01:20

                         松竹 김철이 

 

 

발도 없는

언어 몇 마디 천 리를 간다고 했지만

그 누가 허락했다고

남의 가슴에 왕소금을 뿌렸더냐

 

쓰레기이야 쏟으면

쓸어 담을 수도 있다지만

말 한마디 잘못 내뱉으면

다시는 쓸어 담지 못하거늘

입방정 그만 떨고 선산 묫자리나 찾기를

 

네 마음 아프면

내 마음 성하다더냐

말로 입힌 상처, 말로 씻으려 말고

네 살아있는 생명의 양심으로 기워 갚으렴

 

먼 훗날

네 죽어 저승 갈 적

세 치 혀로 내뱉은

몇 마디 네 말 올가미로

네 영혼마저 살릴 수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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