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문지방(門地枋)

松竹/김철이 2021. 6. 19. 01:10

문지방(門地枋) 

 

                       松竹 김철이   

 

 

한 걸음만 내디디면

세상은 반겨줄 텐데

고사리 같은 두 주먹 불끈 쥐고

조약돌 같은 두 발로 버티며

세상 문지방 넘기를 애써 우누나

 

상수 들고 환영하는 이

둘도 더 되건만

지고 갈 삶의 무게가 두려워서인지

핏대를 세워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니

저러다 엎어져 코 깨질까 무섭네

 

문지방 지어낼 적에

버티고 섰는

천하 대장군 지하 여장군 장승처럼

두 문설주 보듬어 안아주거늘

네 부모 네 태어날 적

무심히 지켜보지 않을 터

 

아이야! 울지 말아라

어차피

이 세상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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