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현실도피(現實逃避)

松竹/김철이 2021. 6. 5. 01:12

현실도피(現實逃避) 

 

                             松竹 김철이 

 

 

빈주먹 쥐고 왔다

두 손 털고 가는 것이 인생이라

옷 한 벌 걸쳐 입고

한 끼니 때웠으니

더 바랄 게 뭐 있겠나

 

마음심(心) 한 글자 간수 못 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듯

순항하는 인생 뱃길

술 취한 취객 마냥 어지럽게 살지 말고

대청에 배 깔고 하늘을 바라보는 천심을 닮아

내어주는 법이나 배워감세

현실을 내어주어야 미래가 찾아오는 법이니

 

가꾸지 않아도 돌보지 않아도

절로 피는 들꽃을 보라

탐욕스러운 시절 탐내지 아니하며

제자리 제 본분 다 지켜

짓밟는 자 코끝에도 진한 향기로 남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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