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방(門地枋)
松竹 김철이
한 걸음만 내디디면
세상은 반겨줄 텐데
고사리 같은 두 주먹 불끈 쥐고
조약돌 같은 두 발로 버티며
세상 문지방 넘기를 애써 우누나
상수 들고 환영하는 이
둘도 더 되건만
지고 갈 삶의 무게가 두려워서인지
핏대를 세워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니
저러다 엎어져 코 깨질까 무섭네
문지방 지어낼 적에
버티고 섰는
천하 대장군 지하 여장군 장승처럼
두 문설주 보듬어 안아주거늘
네 부모 네 태어날 적
무심히 지켜보지 않을 터
아이야! 울지 말아라
어차피
이 세상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