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松竹 김철이
입바르고 올 고른 선비들
오랏줄 한데 엮어
귀양살이 떠나는 그 눈물이 짜구나
옛 시절 자린고비
햇병아리 물 머금듯
밥 한술에 한 번 올려다보니
고문받는 죄인도 아닐 터
새끼줄에 매달려 도는 그 신세 가련하네
굶기를 밥 먹듯 하던
보릿고개 그 시절
한 토막 구워 밥상에 올려놓는 날이면
천하제일의 부자가 무색하고
눈치 없는 자식들 환호성 온 천지 진동하더라
세월도 흐르고
시대도 바뀌었지만
천하(天下) 일미(一味)
그 맛이야
어찌 쉬 변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