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무효(無效)

松竹/김철이 2021. 7. 17. 01:25

무효(無效)

 

                            松竹 김철이  

 

 

세상 천하

둘도 없는 인생길에

훼방꾼 포장되지 않은 길섶 돌멩이인데

걷어찰 발이 없으니

고삐에 끌려가는 소 신세와 같구나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단다

단감이 달다 하여

껍질째 먹지 마라

높은 당도 속 농도 깊은 극약 물질

손꼽아 널 기다릴 터

 

하룻밤 백만장자 꿈길에서

날 오라 손짓하던

부귀와 영화 몸짓을 뿌리칠 수 없어서

쫄랑쫄랑 따라갔더니

무쇠 팔 천하장사 날 안아 내치더군

 

아파라

세상살이 고된 매질에

피 흘린 내 인생이여

하늘의 뜻대로

내 인생 무를 수 있다면

천하에 고하노니

상처뿐인 내 인생 무효라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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